감염자 500만명인데···미국서 ‘백신 무용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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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약회사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mRNA-1273) 임상실험에 자원한 여성이 5일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첫 접종을 하고 있다.[연합]

파우치 “효능 50%에 그칠수도”
미국인 35% “무료여도 접종 안 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대 발병국이자 백신 개발에서도 선두권인 미국에서 백신 효능을 보장할 수 없다는 비관적인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누적 감염자가 500만명을 넘어서 방역 강화 노력이 절실하지만, 미국인 3명 중 1명은 백신 접종 의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감염병 최고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ㆍ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7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돼도 효능이 50%에 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브라운대 온라인 세미나에서 “효능이 98% 이상 보장된 백신을 만들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과학자들은 평균적으로 감염 위험을 75% 이상 감소시킬 수 있는 백신을 기대하지만 50~60% 효과의 백신도 허용될 것”이라며 “백신을 팬데믹(대유행) 완전 종식이 아닌 통제 도구로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신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경계한 파우치 소장의 발언은 최근 백신 허가 기준을 밝힌 식품의약국(FDA)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스티븐 한 FDA 국장은 지난달 말 “코로나19 백신이 안전하고 효능이 50%를 넘는 한 이를 허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신 전문가인 피터 호테즈 베일러의과대학 교수도 전날 감염병 전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효과적인 백신 개발과 광범위한 흡수를 통해 면역력을 얻는 것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파우치 소장과 마찬가지로 백신이 완벽한 방역 대책이 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적잖은 미국인들이 FDA의 승인을 받고 비용이 들지 않더라도 백신을 접종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업체 갤럽이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성인남녀 7,63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백신 무료 접종을 받지 않겠다는 응답이 35%였다. 특히 정치 성향에 따라 응답률이 크게 엇갈려 민주당 지지층에선 접종 의사가 81%에 달했지만 공화당 지지층은 47%에 그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0월 깜짝쇼’로 백신 승인을 검토 중이란 얘기까지 나오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신중론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의 누적 확진자는 500만명을 넘어섰다. 뉴욕타임스(NYT) 자체 집계 결과 지난달에만 유럽ㆍ캐나다ㆍ일본ㆍ한국ㆍ호주의 신규 확진자를 모두 합친 것보다 5배나 많은 190만명이 늘었다. 누적 사망자는 16만명을 넘어섰다. NYT는 “미국은 코로나19에 있어선 훨씬 가난한 브라질ㆍ페루ㆍ남아프리카공화국, 이주 인구 비중이 높은 바레인ㆍ오만과 닮았다”고 날을 세웠다.<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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