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뇌와 교육-Part 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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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임(위스콘신대 교수/유아교육학 박사)

넷째는 인간은 끊임없이 배우고 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인지와 정서, 사회성 등의 지속적인 발달을 의미한다. 물론 아이는 3세가 될 때가지 뇌 성장과 발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기초 공사를 이룬다. 특히, 이 시기는 시각과 청각 기능의 발달에 매우 결정적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인간 발달에 관련하여 뇌의 대부분의 영역에서는 활발하게 지속적인 성장과 발달을 거듭한다. 인간이 배우고 변할 수 있는 ‘기회의 창(window of opportunity)’은 계속해서 열려 있는 것이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 즉, 기회의 창문을 열어 진취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영역이 무궁무진하게 널려 있다. 생물학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경험에 따라 변화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런데 이 능력이 나이를 먹을 수록 감소하는 반면에, 그 변화에 필요한 노력의 양은 점점 증가하게 된다. 그러니 하루라도 젊을 때 많은 경험들을 쌓고 배워야 함에는 틀림이 없다. 그래서 공부도 빨리해야 좋고, 악기도 어릴 때부터 익혀야 한다고 하지 않는가? 수영이나 자전거 타기도 마찬가지이다.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는 참 시간이 안 간다고 느꼈던 것 같다. 그런데 이제는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번개’같이 흘러가니 무척 속상하기까지 하다. 해마다 생일이 참 빨리도 다가오는 느낌이 든다! 사람은 신체의 노화에 따라서 뇌가 환경으로부터의 자극과 이미지들을 습득하는 속도와 기능이 점점 더 느려진다. 반면에 역설적이게도 아이들은 배우고 습득할 것들이 너무 많은 터라 오히려 시간이 더디 간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다행히도 희소식은, 비록 출생 후 3년 동안이 신체와 뇌의 발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성장 시기임에는 틀림없지만, 인간은 계속해서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인간의 뇌는 새로운 세포를 생성해 내며, 청년기를 거쳐 성인기, 심지어 노년기까지도 배우고 변화할 수 있는 에너지의 보고다. 이에 희망적인 ‘기회의 창’은 인간의 생애 전반에 걸쳐서 많은 가능성을 시사하는데, 기대수명의 증가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 2019년의 자료에 따르면, 여자의 평균수명이 86세, 남자의 평균수명이 80세로, 현대 인간의 기대수명을 83세 정도로 본다. 이렇게 늘어나는 노년 세대에게 기회의 창은 다음처럼 새로운 동기부여가 되어준다. “육십을 ‘새로운 육십’으로 거듭나는 삶을 살라.” 물론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성인이 새로운 기술이나 분야를 배우고 연마하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다. 슬픈 현실이지만 신체적으로는 둔해지고, 정서적 쾌락성도 감퇴해 간다. 그리고 아동보다 민첩성이나 기억력 등이 훨씬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더욱더 정신을 몇 배로 바짝 차려야 한다. 하지만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인생의 제2장, 3장을 펼쳐 나갈 수 있다. 두려움과 겁을 떨쳐 버리고, 지속적인 도전 의식으로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우며,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가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죽는 날까지 즐겁게 살 수 있다!

인간에게는 기회의 창이 열려 있다. 이는 “미래 지향적으로 인간의 지능이 변하고 발전한다”는 것으로서, 아동교육에 있어서 매우 유용한 개념으로 작용한다. 사실상 ‘고정적 지능(fixed intelligence)’의 입장은 아이의 지능을 타고났다고 보기 때문에, 교육적으로 별 효과가 없다. 아이가 자신은 원래부터 지능이 낮고 무능력하다고 믿으면, 도전이 닥쳐도 노력은커녕 미리 포기하고 말기 때문이다. 반면에 ‘변화적 지능(malleable intelligence)’은 뇌의 발전과 계발 가능성에 초점을 둔다. 이는 뇌의 적응성과 융통성을 강조하며, 뇌 과학의 진보에 따라 더욱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따라서 학부모나 교육자는 ‘지능은 변한다’는 관점을 견지하고, 행동의 모델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이 성인을 따라한다. 즉, 누구나 노력하면 충분히 지능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믿고, 어려운 과제가 주어져도 최선을 다해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캐롤 드웩(Carol Dweck)도 성장과 변화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녀는 사람의 정신자세를 ‘고정적 정신자세(fixed mindset)’와 ‘성장 지향적 정신자세(growth mindset)’로 구분하면서, 학습 결과에만 치중하지 말고, 학습 과정에 보다 의미를 부여할 필요성을 제안했다.

그러므로 아이들이 실수하거나 문제 행동을 보일 때, 무조건 지능을 탓하고, 무능력하다며 핀잔하지 않도록 한다. 부모가 아이를 실패자로 보는 것은 아이의 지능과 인성 발달에 있어서 가장 위험한 ‘적신호’이다. 아이가 잘못하면 모욕을 주지 말고, ‘긍정 마인드’, 즉 너도 할 수 있다는 ‘기’부터 살려주자. 예를 들어, 아이가 나눗셈이 틀렸을 때, 바로 꾸중하고 혼내기보다는 다음과 같이 공감과 격려의 말과 함께 대안을 제시한다. “정말로 열심히 공부하는 구나! 나눗셈이 원래 복잡한 거야, 다른 방식으로 풀어볼까?” 자녀의 성장 지향적 마음가짐이 무럭무럭 자라야, 스스로 배우고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왔을 때, 무기력하게 피하지 않고 기꺼이 갱신하고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