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백 주문했는데 요리책이 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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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중고거래 사기 또 극성

송금 앱 이용시 환불도 불가능

#서버브에 사는 한인 A씨는 최근 온라인 거래 사이트인 크레익스 리스트를 통해 구찌 가방을 구입했다가 낭패를 봤다. 가방대신 요리책 1권이 배달된 것. A씨는 “한두푼도 아니고 300달러를 넘게 주고 구입했는데 가방 무게를 맞추려고 책을 보낸 걸 보고 황당해서 웃음만 나왔다”며 “셀러도 연락이 안되고, 벤모로 돈을 보내 환불도 요원한 상태”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처럼 온라인 중고 거래 사기가 여전히 판을 치고 있지만, 송금 앱을 이용했을 경우 해결도 쉽지 않아 주의가 요구된다. 직접 만나서 돈과 물건을 주고받는 직거래가 아닌 온라인으로 제품을 보고, 우편으로 배송을 받기 때문에 광고와 전혀 다른 상태의 물건이 도착한다거나, 제품 대신 엉뚱한 물건을 받는 등 피해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특히 명품 중고 제품을 조금 싸게 사려고 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지만 송금 앱의 허점을 이용한 사기꾼들의 교묘한 수법으로 인해 피해 규모만 커지고 있다.

실제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중고 샤넬 백을 주문했더니 쌀 두 봉지가 배달됐다는 황당한 경험담이 올라오기도 했다. 송금액만 1천달러가 넘지만 셀러는 자신이 샤넬 가방을 보냈는데 중간에 배달 과정에서 가방만 사라진 것 같다는 등 환불은 커녕 핑계를 대며 뜸을 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유사 사례가 지속적으로 온라인에 올라오고 있는데도 여전히 상습범들이 같은 방식으로 법망을 피해 사기를 치고 다닌다는 것이다. 거래 아이템 대신 요리책이나 쌀, 모래, 밀가루 봉지 등을 보내 무게만 비슷하게 맞춘 다음, 포장이 완료된 제품과 배송 영수증의 사진을 찍어 보내 바이어를 안심시킨 다음 돈을 받고 잠수를 타는 것이 이들의 단골 수법이다.

이같은 사기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는 요인 중 하나로 바로 송금 수수료가 없는 앱의 등장이 꼽히고 있다. 벤모(Venmo)나 젤(Zelle)을 이용한 거래가 급증하고 있지만 간편한 대신, 거래에 문제가 생겼을시 이를 돌려받는 것이 만만치 않다. 벤모와 젤은 사용자가 가입시 ‘낯선 사람에게 송금을 하지 말 것을 추천한다’는 약관에 동의 하도록 돼 있을 뿐 아니라, 엉뚱한 사람에게 송금돼 환불을 받기를 원한다면 송금받은 사람에게 연락을 취할 것을 추천하는 등 거래 분쟁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측은 “이미 송금을 보낸다는 인증에 송금자가 동의를 했기 때문에, 거래 앱이 환불을 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사기꾼들은 이미 알고 있다”며 대부분의 송금 앱이 친구나 가족들에 대한 송금을 전제로 하므로 낯선 이들에게는 되도록 앱을 사용한 송금을 자제하고 경찰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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