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드노믹스, 적극재정으로 ‘중산층 살리기’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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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목 받는 바이드노믹스
부자 증세·서민 감세 ‘큰 정부’ 지향 10년간 세수 3.3조달러↑
대규모 재정 투입, 트럼프때보다 빠른 경제성장 전망 예상
기후변화 대처에 4년간 2조달러···석유산업 보조금 지원↓

조 바이든의 경제공약은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을 핵심 구호로 내세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나타난 경기침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미숙, 국제질서 혼란 가중 등을 비판하면서 ‘변화할 미국’을 집중 부각한다는 방침이다.‘더 강력하고 더 공정한 경제 건설’이라는 기치 아래 적극적으로 재정을 투입해 중산층을 재건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최저임금 인상 △500만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 △진보적 세제개편 △노동권 향상 △평등한 교육기회 보장 △건강보험제도 개혁 등을 구체적인 공약으로 제시했다.

공약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부의 재분배에 초점을 맞췄음을 알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부자증세 및 서민감세다. 민주당은 법인세율을 현재 21%에서 28%로 인상하고 개인소득세 최고구간의 세율도 39.6%로 올리는 등 큰 정부를 지향한다. 반면 저소득층과 중산층 가구의 세금은 감면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로 인해 해당 가구의 소비가 증가하면 기업이 더 많은 고용을 창출하고 생산을 늘리게 돼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경제성장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시각을 보인다. 펜실베이니아 와튼스쿨의 예산모델에 따르면 앞으로 10년간 3조3,754억달러의 세수증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은 지난달 15일 펜실베이니아 타운홀미팅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세금감면 공약은 중산층이 아닌 부유층만을 목표로 했다”면서 “특히 세금 감세액 2조달러 중 1조3,000억달러는 부유층 상위 10%만 혜택을 누린 부분”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바이든의 증세 정책과 관련해 경기회복에 부정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지만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에 적극 대응하면서 피해복구 대책 및 대규모 재정지출을 실시할 경우 경제성장 효과가 부정적 영향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민주당 경기부양책의 경제성장 효과가 세금 인상에 따른 부정적 영향보다 크다”고 분석했다. 앞서 무디스와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의 경제공약을 비교했을 때 바이든 것이 더 빠른 경제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최저임금 인상도 바이드노믹스의 주요 정책 중 하나다. 민주당은 현행 7.25달러인 시간당 최저임금도 15달러로 인상하려 한다. 이 역시 근로자들의 지출을 늘려 경제성장을 촉진하려는 방안 중 하나다. 미 의회예산국이 발간한 ‘최저임금이 가구소득과 고용률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최저임금을 올릴 경우 미국 내 90만가구가 빈곤층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와 함께 중산층 일자리를 우선적으로 늘리는 방안과 함께 500만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환경정책은 말 그대로 180도 뒤집힐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캠프는 기후변화 관련 대선 공약으로 4년간 2조달러(약 2,270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청정에너지 인프라 투자를 통해 10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2050년까지 100% 청정에너지 경제 구축(탄소 순배출량 ‘0’ 달성) △2035년까지 2조달러 투자해 저탄소·친환경사회 구축 △파리기후협약 재가입 △2025년까지 탄소세 법안 도입 등 세부 추진계획도 제시했다.

석유산업에 대한 지원은 대폭 줄인다. 바이든은 대선을 앞둔 지난달 22일 TV토론에서 “석유산업을 전환할 것”이라며 “시간이 흐르면서 재생에너지로 대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석유산업에 대한 연방정부의 보조금을 끊겠다는 것이 바이든 후보의 공약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업계에 유리하게 환경규제를 완화했던 것도 복원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차기 행정부는 연비 기준을 다시 강화하고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도입 확대를 위한 정책을 펼 것으로 관측된다.

통상 분야에서는 동맹국과의 공조를 통한 미국의 리더십을 강조하면서 국익을 중심으로 산업·경제·외교를 아우르는 ‘대전략(Grand Strategy)’를 구사할 방침이다. 다자간 무역협정을 통해 무역마찰을 해결하는 한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지식재산권, 노동 및 인권 사안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노희영·김기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