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인근서 총격···트럼프, 생중계 브리핑 중 피신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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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브리핑 도중 비밀 경호국 요원의 호위를 받으며 퇴장하고 있다.[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에서 몇 블록 떨어지지 않은 17번가와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주변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한 10일 현장 주변에서 무장 경찰들이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긴급 피신했다 돌아와 브리핑 재개
비밀경호국, 총격 시늉 용의자 사격
시카고선 “경찰이 총 쏴” 헛소문에
폭동 사태·고급 상점 약탈로 번져
포틀랜드 시위도 다시 과격 양상
11월 대선 앞두고 사회 불안 계속

미국 전역에서 사회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일리노이주(州) 시카고에선 대규모 폭동과 약탈에 총격전까지 벌어졌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선 시위대가 경찰서 본부에 불을 질렀다. 급기야 백악관 코앞에서도 총격 사건이 발생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브리핑 도중 대피해야 했다. 11월 대선이 다가올수록 미국 내 폭력 양상이 위험수위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카고 도심 곳곳에선 10일(현지시간) 자정 무렵부터 새벽 5시 사이 수백 명의 젊은이들이 고급 매장의 유리창을 깨고 상품을 약탈했다. 이들은 진압 경찰을 향해 돌과 병 등을 던졌고, 일부는 자동차를 타고 가면서 경찰을 향해 총격을 가해 경찰이 대응 사격을 하기도 했다. 경찰당국은 “2명이 총에 맞았고 100여명이 체포됐으며 경찰관 13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번 폭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경찰이 비무장 흑인에게 총을 쏴 숨지게 했다는 잘못된 정보가 퍼지면서 발생했다고 경찰 측은 설명했다.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대규모 시위와 과잉진압으로 몸살을 앓아 온 포틀랜드에선 8일 밤 또다시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경찰서 본부 앞 시위 도중 일부가 불붙은 합판과 나무 등으로 경찰서에 불을 지르자 경찰은 즉각 폭동으로 규정하며 강경 진압에 나섰다. 연방요원들의 과잉진압이 과격시위를 불렀다가 연방요원 철수 후 시위도 잠잠해지는 듯했던 포틀랜드에선 최근 SNS에 경찰의 과잉 진압 영상이 퍼지면서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10일 오후엔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브리핑 도중 인근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비밀경호국(SS)의 호위를 받으며 퇴장했다가 10분쯤 뒤 돌아와 브리핑을 재개하면서 “총격이 있었고 누군가 병원에 실려 갔다”고 말했다. 그는 총격에 당황했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내가 그래 보이느냐”는 반문으로 급박한 위기 상황에서도 자신이 침착하게 대응했음을 부각시키려 애썼다.

총격은 백악관 경내 바로 바깥인 17번가와 펜실베이니아 애비뉴가가 만나는 모퉁이에서 발생했다. 비밀경호국은 “51세 남성이 비밀경호요원에게 공격적으로 달려와 자신이 총을 가지고 있다면서 옷에서 뭔가를 꺼내 총 쏘는 자세를 취하자 요원이 총을 발사했다”고 설명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은 용의자가 무장한 상태인 것으로 알고 있다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사실 백악관 앞 총격과 트럼프 대통령의 대피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와 무관한 해프닝에 가깝다. 하지만 최근 시위가 과격해지고 총기 폭력이 급증하는 등 갈수록 불안해지는 미국 사회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날만 해도 워싱턴에서 총기 난사 사건으로 21명의 사상자가 나오는 등 코로나19 사태와 반인종차별 시위 와중에 미 전역에서 총기 폭력 사건이 급증하는 추세다. 뉴욕에선 7월 말 현재 777건의 총격 사건이 발생해 이미 지난해 수치를 넘었고, 필라델피아와 로스앤젤레스에서도 강력 사건이 지난해보다 각각 30%와 14% 증가했다.

이 같은 사회 불안과 동요가 결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분열과 갈등을 심화시킨 결과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통제 불능인 포틀랜드에 주방위군을 투입해야 한다”는 트윗글로 강경진압을 거듭 촉구했다. 하지만 주정부는 “대통령의 요구는 시민의 안전보다 정치적 이해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다시 과잉 진압으로 과격 시위를 촉발시켜 백인 중산층의 불안심리를 부추기려 한다는 것이다.<워싱턴=송용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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