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다 못갚고 인생 마감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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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을 지고 있는 미국인의 25%가 빚 청산을 못하고 사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P]

■ 미국인 1,000명 대상 설문조사

25% 채무자… 소득 낮을수록 “빚 빨리 청산”

이런저런 이유로 빚을 지고 사는 것이 우리네 삶의 모습이지만 진 빚을 죽을 때까지 갚지 못한다면?

이 같은 가정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빚을 지고 있는 미국인 중 25%가 빚을 갚지 못하고 생을 마감할 수도 있다고 응답한 조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신용카드 정보업체 ‘크레딧카드 닷컴’(CreditCards.com)의 조사 결과, 빚을 지고 있는 미국인 중 65%가 채무청산 시점은 물론 빚 청산 여부조차 알 수 없다고 답했다고 9일 CBS 뉴스 머니워치가 보도했다. 특히 25%에 달하는 채무자들은 빚을 갚지 못한 채 죽을 수도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에는 68%의 채무자들이 빚 청산 시점을 모른다고 답했으며 30% 정도가 빚을 안고 죽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올해 수치가 그나마 소폭 하락한 것이 위안 거리지만 여전히 빚의 무게를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그대로인 셈이다.

미국인들이 빚을 안게 된 이유 중 가장 많은 것이 주택담보대출인 모기지 때문이다. 채무 사유에서 모기지가 54%를 차지하고 있어 빚을 진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모기지 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신용카드로 인한 빚이 53%를 차지하고 있어 모기지와 함께 미국인 채무 원인의 ‘원투 펀치’를 이루고 있다.

그외 자동차담보대출이 47%, 학비대출 21%, 의료비 대출 13% 순으로 채무 원인 ‘톱5’에 이름이 올랐다. 다양한 이유로 빚을 지고 있는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삶은 빚을 갚기 위해 사는 것’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채무가 있는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43세가 되어서야 빚을 청산할 수 있다고 답한 반면에 1960년대 중반에서 1980년대 초반까지의 X세대는 54세, 베이비부머 세대는 66세가 되어야 빚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소득이 낮을수록 더 빨리 빚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 답한 것이다. 

연소득 5만달러 이하의 채무자인 경우 조만간 빚을 갚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평균 47세 때 빚청산이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이에 비해 5만달러 이상인 경우 50대 중반이 되어서야 빚 청산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렇다고 암울한 상황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인 중 34% 정도는 어떤 채무도 없는 그야말로 ‘채무 제로’ 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5년 전인 2014년 14%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미국인의 채무 세계에도 극단적인 이원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쪽에선 채무 제로 상태인 미국인의 삶이 있다면 다른 한쪽에선 빚이 줄지 않아 무덤까지 빚을 안고 갈지도 모른다는 정반대의 삶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크레딧카드 닷컴 조사는 지난해 12월7~9일 미국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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