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아의 건강밥상] 바나나 피칸 브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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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아 요리연구가

 

결혼 후 첫 명절이었던가.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로 집안이 왁자지껄하다. 둥그렇게 둘러 앉아 그간 못 다 전했던 소식을 반갑게 나누는 동안 주방은 명절음식 준비로 분주하다. 쟁반만하게 부쳐 놓은 커다란 메밀전도 담고 콩 삶아 넣고 주먹으로 꾹 눌러 만든 콩송편도 담고 어머님이 미리 만들어 두신 감주도 잣 알갱이 서너알 동동 띄워 낸다. 어머님 손길이 닿은 음식마다 얼마나 맛있었던지.

 

멀리서 오신 가족들이 하나 둘 돌아가고 시끌벅적했던 명절 분위기도 가라앉은 오후였다. 다같이 각자 방에 들어가 꿀맛같은 낮잠을 청했다. 깜빡 졸았나본데 일어나보니 창 밖이 어둑어둑하다. 죄송한 마음에 방문을 빼꼼히 열었는데 거실 공기가 달콤하다. 아버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일어났니? 나와서 빵 먹어라.” 아버님이 만드신 빵 이름은 핫케이크였다. 밀가루와 달걀, 베이킹파우더, 설탕으로만 만든 노르스름하고 도톰한 빵. 아주 오랜만에 만들어 본건데 맛이 썩 괜찮다며 권하신다. 한 잠 자고 일어나 아버님이 만드신 빵을 먹고 있노라니 얼마나 감사했던지 달달하고 고소하고 폭신했던 아버님의 빵 냄새가 아직도 코끝에 남아 맴돈다.

 

고유의 명절인 추석이 있는 9월은 뜨거웠던 여름도 한 풀 꺽이고 맛있는 빵 구어 아침을 시작하기 좋은 계절이다. 오늘 만드는 바나나 피칸 브레드는 노버터, 노설탕, 노달걀, 노우유 통밀빵이다. 버터 대신 올리브오일을 넣고 설탕 대신 꿀을, 달걀 대신 아마씨달걀을, 우유 대신 두유를 넣는다.

 

빵을 만들 때 달걀 대신 사용하는 아마씨달걀은 아마씨가루 1큰술과 물2.5큰술을 섞어 만든다. 잘 섞어 냉장고에 차게 두고 잠깐 기다리면 달걀의 질감과 같이 끈적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마씨가루 1큰술에 물 2.5큰술이면 달걀 한 개를 대신해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아마씨달걀은 일반 달걀과 완벽하게 같은 효과는 볼 수 없지만 아마씨의 풍부한 영양성분을 먹을 수 있는데다 팬케잌, 브라우니, 머핀, 쿠키 등에 다양하게 사용 가능해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잘 익은 달콤한 바나나를 포크로 으깨고 올리브 오일과 꿀, 아마씨달걀, 두유를 넣고 잘 섞는다. 여기에 드라이이스트와 시나몬가루, 통밀가루, 피칸을 넣고는 휘리릭 섞는다. 1파운드 로프팬에 담고 한시간 정도 구우면 바나나 피칸 브레드 완성이다.

 

따뜻한 시나몬 향이 주방을 통해 살며시 퍼지면 아침 방문을 여는 가족들의 얼굴에도 옅은 미소가 살며시 퍼진다. 달콤한 바나나와 고소한 피칸이 입안에서 춤을 춘다.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가족과 반짝이는 새로운 아침에 감사한 아침이다.

 

 

필요한 재료들

바나나 2개

올리브오일 1/3컵

꿀 1/3 컵

아마씨달걀 2개

두유 ¼,컵

드라이이스트 1 작은술

시나몬가루 반 작은술

소금 반 작은술

통밀가루 1¾ 컵

피칸 반 컵

 

아마씨달걀 1개

아마씨가루 1큰술

물 2.5큰술

 

 

만들기

  1. 오븐은 325도 예열한다.
  2. 으깬 바나나와 올리브오일, 꿀, 아마씨달걀, 두유를 하나씩 넣어가며 잘 섞는다.
  3. 이스트, 시나몬가루, 소금, 통밀가루를 넣고 섞는다.
  4. 다진 피칸을 넣고 살짝 섞는다.
  5. 반죽을 로프팬에 넣고 바나나 조각을 얹고 시나몬가루를 뿌린다.
  6. 55-60분 정도 굽고 10분-20분 정도 식힌 후 썬다.

 

 

서정아의 힐링건강요리교실

문의 ssyj20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