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헌수의 경제읽기] 빨간 풍선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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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 <공인회계사/변호사/Taxon 대표/시카고>

2009년 12월 5일 토요일 오전 10시, 미국 국방부 홈페이지에는 광고 하나가 올라온다. 이 광고는 미국 전역에 흩어져 있는 빨간 풍선 열개를 찾으라는 것이었다.

미국방부는 미국 각 지역에 빨간 풍선 10개를 띄워 놓고 이 풍선 10개가 위치한 위도와 경도를 정확하게  모두 찾는 사람에게 4만불을 상금으로 주겠다는 광고를 게재한 것이다. 이 빨간 풍선들은 일부러 숨겨 놓지 않고, 차도에서 잘 보이는 곳에 단단히 고정해서 묶어두었다. 풍선의 크기는 지름이 2미터가 넘는 꽤 큰 크기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풍선을  보고도 그냥 지나쳤다. 흔한 기상관측 기구라고 생각했기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풍선찾기 대회 자체를 몰랐고, 이 내용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미국 전역에 흩어져 있는 10개의 풍선 위치를 한사람이 모두 찾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미국방부에는 세계최초로 인터넷을 개발했다고 알려져 있는 DARPA(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라는 부서가 있다. 우리말로 하면 ‘국방계획고급연구팀’ 정도가 될 것이다. 어떤 사람은 ‘방위고등연구계획국’이라고 번역해서 부르고 있다. 이 부서에서는 인터넷개발 40주년을 기념하면서 이 프로젝트를 준비한다. 인터넷이나 소셜 미디어를 이용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서 얼마나 신속하게 올바른 정보를 얻어낼 수있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다. 이 부서는 일부러 이 계획을 발표하고 난 뒤, 단 한달후에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에 참가해서 경쟁하는 팀들이 너무 오랜 시간을 미리 전략을 세우는데 쓰지 않게 하기 위해서 그런 것이다.

광고가 올라오고 풍선찾기 대회가 시작되자, 미국내의 많은 팀들이 참가해서 경쟁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이 이용할 수있는 모든 수단을 이용해서 속도 싸움을 시작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를 주최한 DARPA의 관계자들은 10개의 풍선을 모두 찾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니 풍선 10개를 전부 못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미국 동부의 명문대학인 MIT팀은 불과 8시간 52분 11초 만에 풍선 10개의 위치를 정확히 모두 찾아 낸다.

1등을 차지한 MIT팀의 전략은 인간의 욕심을 자극한 것이었다. 그들이 사용한 방법은 다단계 회사의 전략과 상당히 비슷했다. MIT팀은 풍선을 찾을 사람들을 모집한다. 풍선의 정확한 위치를 찾아서 사진을 찍어 보내주는 최초의 제보자에게 풍선 하나당 2,000불을 주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끝이 아니다. 만일 2,000불을 받은 최초의 제보자가 누군가의 소개를 통해서 MIT팀에 협조를 하게 되었다면, 최초의 제보자에게 MIT팀을 소개시켜준 사람에게는 1,000불을 준다. 그리고 이 1,000불을 받은 사람도 누군가의 소개로 MIT 팀에 협조하게 된 것이라면 이 누군가에게는 500불을 주는 식이다. 이 사람도 누군가의 소개를 받았다면 이사람을 소개시켜 준사람에게는 250불을 상금으로 준다.

다시한번 정리 해보자. A라는 사람이 풍선 한개를 발견해서 이것을 MIT팀에 처음으로 제보를 했다고 치자. 만일 A같은 사람 열명의 도움을 얻어서 MIT팀이 우승을 한다면 MIT팀은 4만불을 번다. 그러면 그 돈으로 A와 같은 최초의 제보자들 열명에게 상금으로 2,000불씩을 준다. 그런데 A가 이렇게 MIT팀에 제보를 할 수있도록 A를 소개시켜준 사람이 B라면, MIT팀은 B에게는 1,000불을 주겠다고 약속을 한다. 이런식으로 풍선 한개를 찾는데, 100명이 연결된다고 해도 MIT팀은 풍선 한개당 쓰는 돈이 4,000불을 넘지 않는다. 만일 A를 소개시켜 준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MIT팀은 A에게 2,000불을 주고, 남은 2,000불은 전부 기부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MIT팀은 처음부터 상금 4만불에는 한푼도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하자 MIT팀은 처음에 4명으로 시작한 협력자가 마지막에는 5,000명까지 늘어났고 5천명중에는 미국에 살지 않는 사람도 꽤 있었다.

2등을 차지한 조지아 테크 대학에서 출전한 팀은 광고가 올라오기 3주전부터 미리 사이트를 만들고 준비를 했다. 그들의 기본적인 전략은 MIT팀과 같았다. 제보자들의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상금을 받으면 나눠주지 않고 전부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3주전부터 준비 했지만 이 팀에 참여한 사람은 1,400명에 그쳤고 그들은 9개의 풍선을 찾는데 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