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헌수의 경제읽기] 상황을 통제할 수없으면 불행하다 -학습된 무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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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 <공인회계사/변호사/Taxon대표/시카고>

 

직원들이나 자녀에게 무기력을 학습시키는 고용주나 부모는 최악이다.

1967년에 펜실베니아 대학교 박사과정에 있던 마틴 셀리그먼(Martin Seligman)과 스티브 마이어(Steve Maier)가 함께 진행한 실험이다. 원래 이 실험은 우울증의 원인을 알아보려고 시작된 실험이다.

먼저 개들을 세그룹으로 나눈다. 1번 그룹의 개들에게는 일정한 시간동안 행동을 제약하는 도구를 몸에 부착시켰다가 그냥 풀어줬다. 2번과 3번 그룹의 개들에게도 역시 비슷하게 행동을 제약하는 장구를 몸에 부착시킨다. 그리고 2번 그룹에 속한 개 한마리와 3번 그룹에 속한 개 한마리를 각각 서로 다른 우리 안에 하나씩 집어 넣는다. 그리고 두마리의 개에게 동시에 전기 충격을 준다. 전기 충격은 5초간 지속된다.  하지만 2번과 3번 그룹의 개에게는 크나큰 차이가 있었다. 2번 그룹의 개는 자신이 전기를 통제할 수있도록 했다. 2번 그룹의 개는 자신의 앞에 놓인 레버를 누르면 더이상 전기가 흐르지 않게 된다. 하지만 3번 그룹에 속한 개는 전기를 통제할 능력이 없었다. 3번 그룹의 개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2번 그룹의 개가 레버를 눌러야만 전기가 끊겼던 것이다. 그런데  3번 그룹에 속한 개는 2번 그룹의 개가 전기를 끊을 수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 그렇기때문에 3번 그룹의 개는 상황을 통제할 수도 없었고, 상황을 피할 수도 없었다. 이런식으로 세 그룹으로 나누어 24마리의 개들에게 한번에 64번동안 전기를 통하게 하고나서 원래의 우리로 돌려 보냈다.

하루가 지나서 모든 그룹에 속한 개들에게 이번에는 또다른 조건을 주고 어떻게 하는지 지켜 보았다. 이번에는 모든 개들을 ‘셔틀박스’라고 이름붙인 우리 속에 한마리씩 넣는다. 이 셔틀박스라는 우리는 한가운데에 나즈막한 칸막이가 하나 있었다. 이 칸막이는 개들이 마음만 먹으면 넘어갈 수있도록 아주 낮게 설계되었다. 칸막이를 중심으로 셔틀박스는 두군데로 나누어지게 된다. 고음의 신호가 울리면 개들이 처음에 자리한 쪽 바닥에는 전기가 통한다. 그런데 셔틀박스 한가운데 놓인 나즈막한 칸막이만 넘어가면 그 너머에는 전기가 흐르지 않았다.

전날 실험에서 1번 그룹과 2번 그룹에 속했던 개들은 자신이 있는 곳에 전기가 통하자, 거의 대부분이 가운데 칸막이를 뛰어 넘어서 전기가 통하지 않는 안전한 곳으로 몸을 피했다. 하지만 전날 상황을 통제할 수없었던 3번 그룹에 속한 개들은 대부분 나즈막한 칸막이를 넘어갈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자기 자리에서 웅크리고 앉아 전기가 멈추기를 고통스럽게 기다리고 있거나 낑낑대며 괴로워 할 뿐이었다. 3번 그룹에 속한 개들중에 포기하지 않고 칸막이 넘어로 뛰어서 건너간 개들은 오직 전체의 3분의 1밖에 안 된 숫자였다.

이 실험은 무력감이나 포기하는 마음이 고통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상황을 통제할 수없다’는 사실을 ‘경험하기’때문에 생긴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처음으로 알려주었다.

훗날 인간을 가지고도 이런 실험을 한적이 있다. 아주 시끄러운 소음속에서 정신을 집중해야 하는 일을 사람에게 시켜본다. 이때 스위치 하나로 소음을 멈출 수있는 권한을 받은 사람은 시끄러운 소음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이 소음을 멈출 수없는 사람은 소음의 영향을 훨씬 더 크게 받았다. 단순히 자신이 상황을 통제 할 수있다는 지식이나 믿음이 이토록 우리의 마음가짐이나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개를 가지고 한 실험이 있은지 45년후인 2012년에 스티브 마이어는 쥐를 가지고 또다른 실험을 한다. 이번 실험은 생후 5주인 쥐들에게 먼저 했다. 이때가 쥐들에게는 청소년기다. 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전기를 통하게 했다. 그런데 한 무리의 쥐들에게는 앞에 있는 핸들을 돌리면 전기자극이 멈추게 했다. 다른 무리의 쥐들은 전기를 통제 할 수없었다. 그리고 나서 5주가 지난 뒤에 이 두 그룹의 쥐들이 다 자란 뒤에 또 다시 전기 충격을 주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어떤 쥐도 전기를 멈출 수없었다. 그랬더니 청소년기에 전기충격을 통제했던 경험이 있는 쥐들은 더 모험심이 강하고 상황을 계속 궁리하는 쥐가 되었다. 반면에 청소년기에 무력감을 경험한 쥐들은 겁먹은 모습으로 그저 당하고만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