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헌수의 경제읽기] 어른들이 말하는 인생의 세가지 불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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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 공인회계사

첫번째는 소년 급제다. 너무 어려서 성공하면 끝이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자신의 노력과 무관하게 그저 잘 태어났을 때, 조심해야 한다. 최근에 미국에서 자살한 부자이야기를 하나 해보자. 그는 열 여덟 살에 6억달러를 상속받았다.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7천 2백억원이다. 부동산 사업에 크게 성공한 할아버지가 그에게 남긴 재산이다. 소위 황금 수저를 물고 태어난 것이다. 그의 이름은 스티브 빙(Steve Bing) 이다. 살아있을 때 그의 직업은 영화 제작자였다. 그가 투자해서 성공한 영화가 하나 있다. 폴라 익스프레스(Polar Express) 란 애니메이션 영화다. 톰 행크스(Tom Hanks) 가 주인공 소년, 열차 기관장 등 다섯명의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스티브 빙은 이 영화 뒤에 투자해서 별로 성공한 작품이 없다. 그는 평생 많은 여자 배우들과 사귀었다. 샤론 스톤, 우마 서먼, 니콜 키드만, 나오미 캠벨 등이 그의 여자친구였다. 엘리자베스 헐리와는 결혼도 했었다. 하지만 그는 평생 외로움과 우울증에 시달렸다. 그러다가 지난 6월 22일, 55세를 일기로 자살을 했다. 27층 건물에서 떨어져 죽었다. 최근 재정적으로 조금 어려워지면서 아끼던 자가용 비행기를 팔고나서 우울증이 더욱 심해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두번째는 중년상처다. 중년에 배우자를 잃거나, 헤어지면 인생이 크게 흔들린다. 배우자가 오랜 기간 아파서 재산을 탕진하는 경우도 있다. 배우자와 헤어지면서 크게 싸우면 더 불행해질 가능성이 높다. 요즘은 행복한 재혼으로 남은 여생을 잘 사는 분들도 많다. 하지만 배우자를 잃는다는 것이 인생에서 겪을 수 있는 거의 가장 큰 스트레스임은 분명하다. 특히 재정적인 문제를 전담했던 배우자의 죽음은 남아있는 배우자에게 커다란 숙제를 안겨준다. 남은 재산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지, 경제문제를 전담했던 배우자의 죽음은 남은 배우자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뜻밖의 상황을 늘 준비해야 한다.

세번째는 노년 빈곤이다. 사실 이것이 최악이다. 나이가 들면 돈이 있어봐야 큰 소용이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나이가 들었는데 돈까지 없다면, 정말 큰 걱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노후를 걱정한다. 그 중에서 가장 큰 걱정거리 세가지가 있다. 첫째가 질병이다. 두번째가 외로움이다. 그리고 세번째가 빈곤이다. 인간은 아직 아무도 나이가 들어 병에 걸리는 것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외로움과 빈곤은 준비와 노력으로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다. 그 준비가 바로 돈이다. 젊어서는 무조건 열심히 일해야 한다. 현명하게 투자까지 하면 더 좋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노년에 실패하지 않는 것이다. 노년에 실패하면 다시는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자산의 가치는 두가지로 이루어진다. 본질가치와 시간가치다. 본질가치는 현재자산이다. 지금 당장 주머니 속에 가지고 있는 재산을 말한다. 스티브 빙처럼 태어나지 않는 한, 20대 청년들은 대부분 본질 가치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젊음이 있다. 앞으로 살아갈 많은 시간이 남아 있는 것이다. 시간가치가 있는 것이다. 대기업에 다닐 때 임원이었던 분이 이런 말을 했다. “지금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 뺏기고 젊음을 얻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 그때는 이해가 안됐다. ‘이 힘든 세상을 왜 또 다시 사시려고 저러실까?’ 몇 년 후 그분의 장례식장에 가서도 잘 이해가 가질 않았다. 하지만 요즘은 조금 이해가 된다. 내가 그분의 나이가 된 것이다.

노년에는 시간가치가 많이 남아 있지 않다. 그러므로 본질가치가 많아야 한다. 쉽게 말해서 나이 들어서는 살 날이 많이 남아있지 않으니 돈을 많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노년에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는 잘 모르는 위험한 투자를 피해야한다. 노년에 모아 놓은 본질 가치가 적다면 은퇴를 늦춰야 한다. 시간으로 때워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