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헌수의 경제읽기] 이웃효과와 비교성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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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 공인회계사/변호사/Taxon대표/시카고

동서보다 잘 살아야 부자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미국의 저널리스트인 헨리 루이스 멘켄이 한 말로 알려져 있다. 사람은 절대적으로 얼마를 가져야 부자라고 느끼기보다는 주변 사람에 대해 느끼는 상대적인 만족감에 따라서 자신이 부자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성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실제로 미국의 한 조사에 의하면 자기 여동생이나 언니의 남편, 즉 동서보다 자기 남편의 수입이 적은 여성들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약 20% 더 여자가 일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이렇게 자기 이웃과 비교하는 것을 가만히 보면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일단 사람들은 “자신과 비교할만한 대상” 과 비교를 한다. 예를 들어 직장이 없는 취업준비생은 지금 은퇴를 앞둔 병원장이나 대법원 판사와 자신을 비교하지는 않는다. 대신에 오히려 자기가 살고 있는 고시원 바로 옆방에서 살다가 취직이 되어 직장을 잡은 이웃사촌에게 질투심을 느낀다는 것이다. “꿀벌의 우화”로 유명한 버나드 맨더빌이라는 철학자는 비교와 관련해서 이런 말을 했다. “마차가 없어서 걸어가는 사람이 여섯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를 타고 가는 사람을 부러워하는 정도보다, 오히려 네 마리 말이 끄는 마차를 탄 사람이 여섯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를 타고 가는 사람을 부러워하는 정도가 훨씬 더 크다”

 

영국의 철학자인 버트란드 러셀도 이와 비슷한 말을 했다. “거지는 자신보다 더 많은 수입을 올린 다른 거지들을 시기할망정 백만장자를 시기하지는 않는다”사람들이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다른 사람들과 비교를 한다는 사실은 이런 말 이외에도 여러가지 사실들로 증명이 된다. 예를 들어 서울의 아파트를 예를 들어 보자. 요즘에는 작은 평수가 더 인기가 있는지 모르겠으나, 얼마 전까지 만해도 같은 단지 내에 19평에 사는 사람은 바로 옆에 24평에 사는 사람을 부러워한다. 마찬가지로 24평에 사는 사람은 역시 같은 단지 내에 바로 옆 33평에 사는 사람을 부러워하는 식이다. 이 사람들은 사실 조금 동네를 옮기면 훨씬 더 큰 평수로 이사를 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곳에서 죽어라하고 경쟁들을 하고 비교를 하고, 마치 그곳이 세상의 전부인양 인식하기 때문에 많은 불행들이 싹튼다.

 

사람들이 이렇게 남들과 비교를 하면서 스스로가 부자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데 있어 또 다른 특징 하나는 “부자들은 자신들보다 더 큰 부자들과 자신들을 늘 비교하는데 반해서 가난한 사람들은 자신들보다 더 가난한 사람들과 비교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2006년도에 한국종합사회조사에서 소득에 따라 개인들이 느끼는 체감적인 계층인식을 연구한 적이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월 소득이 500만원인 사람 중에는 27%가 자신은 하위계층이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그보다 소득이 낮은 월 소득이 400만원인 사람들 중에는 오직 5%만이 자신이 하위계층이라고 대답했다. 게다가 월 소득이 100만원인 사람들 중에는 반이 넘는 61%의 사람들이 스스로를 중산층이라고 평가를 했다. 그리고 월 소득 100만원 미만인 사람들 중에 37%만이 자신들이 하위층이라고 대답을 했다.

 

비교의 또 다른 특징 하나는, 사람들이 밀집되어 있는 환경일수록 사람들은 더 남들과 비교를 한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이 시골에서 사는 사람들보다 더 이웃의 소비에 신경을 쓰고 산다. 미국에는 ‘존스네 따라하기’라는 표현이 있다. 이것을 영어로는 ‘Keeping up with the Joneses’라고 말한다. 이 말은 이웃집이 살아가는 수준정도를 맞추기 위해서 자신의 소비에 허세를 부린다는 말이다. 이 말은 1913년부터 1940년까지 ’뉴욕월드‘를 비롯해서 여러종류의 신문들에 연재가 되었던 네 토막짜리 풍자만화의 제목에서 유래가 되었다. 아마도 켄터키같은 시골에서는 아직도 이 말을 이해하기가 힘들 것이다.

 

어느 정도 이웃과의 비교는 자신의 성취를 위해서도 도움이 되겠지만 지나치면 부작용을 나을 수가 있다. 이웃과의 비교 때문에 괴로운 사람들은 위에 나열한 비교의 특징들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우선 자기보다 나은 사람들보다는 못한 사람들을 보면서 위로를 얻고, 지금 처한 곳이 너무 밀집되어 숨이 막힐 것같으면 판을 깨고 다른 곳으로 무대를 옮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