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헌수의 경제읽기]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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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 공인회계사/변호사/Taxon대표

 

다니던 직장을 두번 그만두었다. 한번은 한국에서, 또한번은 미국에서 였다. 오래전 일이지만 두번 다시 그때 일을 기억하고 싶지 않다. 그때 생각을 하면 아직도 긴장이 되고 걱정이 되고 등에서 진땀도 난다. 매일같이 보던 직장 동료들과의 인간관계가 단절이 된다. 인간이 가장 두려워 한다는 ‘사회적 고립’이 시작되는 것이다. 안정적이던 수입도 없어진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경제적인 불안이 펼쳐지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와서 돌이켜 보면 두번의 직장을 그만둔 경험은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로 기억이 된다. 흔히 우리는 ‘위험을 선호하는 사람’이 성공한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가 잘못알고 있는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위험을 선호하거나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 이 아니었다. 그들은 ‘위험을 잘 관리하는 사람들’이었다. 위스콘신 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과정을 공부하던 조세프 라피(Joseph Raffiee)와 지에 펭(Jie Feng) 은 흥미로운 연구를 진행한다. 이들은 1994년부터 2008년까지 14년동안 기업가 5,000명을 추적 조사했다. 이들이 연구한 기업가들은 2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였다. 이들 중에는 창업해서 성공한 사람들도 있었고 실패한 사람들도 있었다. 사실 이들이 연구한 주제는 “현재 하고있는 풀타임 잡(Full Time Job)을 버리고 창업을 할 것인가?” 라는 내용이었다. 이들의 관점에서 보면 창업하는 사람들은 두가지 종류로 나누어 진다. 어떤 사람들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에 올인한다. 이 사람들은 소위 ‘위험 감수자(Risk Taker)’ 들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현재 직장을 다니면서 창업을 준비한다. 이 사람들은 ‘위험 기피자(Risk Averter)’ 들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들중에 어떤 사람들이 더 성공할 확률이 높을까? 두사람의 연구결과, 창업을 위해 직장을 바로 그만 둔 사람보다 현재 직장을 다니면서 창업을 꾸준히 준비한 사람들의 성공확률이 더 높았다. 또한 현재 직장을 유지하면서 창업을 준비한 사람들이 창업에 실패할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33%나 더 낮았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에 올인하는 사람보다 현재 직장을 유지하면서 창업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사람들이 성공할 확률은 더 높고 실패할 확률은 더 낮았다는 것이다. 위험 감수자들보다 위험 기피자들이 더 성공할 확률이 높았다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사실과 정반대가 아닌가? 이말은 사실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위험을 신중하게 관리하는 사람들이 더 성공하더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우리는 마이크로 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트가 하버드 대학을 중퇴하고 자기사업에 올인했다고 알고 있다. 사업을 위해 세계 최고의 대학을 중도에 포기할 만큼 ‘위험을 기꺼이 무릅쓰는 사람’이라고 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하버드 대학을 완전히 그만두기 전에 장기 휴학을 선택했었다. 휴학도 사업을 시작한 지 1년이 지난 후에 신청했다. 또한 그는 휴학하기 전에 부모와 학교로부터 허락도 이미 받았었다. 그는 창업을 위해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돌진한 것이 아니라, 학교와 사업을 둘다 아주 신중하게 ‘관리’했던 것이다.

위에 언급한 연구를 통해서 조세프 라피(Joseph Raffiee)와 지에 펭(Jie Feng), 두사람은 또다른 몇가지 흥미로운 결과들도 얻게 된다.  우선, 창업을 결정한 어떤 사람이 ‘현재 다니는 직장을 그만둘 지’ 아니면 ‘계속 다니면서 창업을 준비할 지’를 결정하는데 있어서 자신이 창업하기 직전의 ‘재정적인 상황’ 이나, ‘현재 직장에서 받는 연봉’이 높든지 낮든지에는 큰 상관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흔히, 집안에 돈이 많으면 직장을 쉽게 그만두고 창업을 할 수있으리라고 생각할 수있다. 또한 현재 받는 연봉이 많으면 지금 직장을 쉽게 그만둘 수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가 쉽다. 하지만 창업을 결정한 사람들이 현재 직장을 그만둘 것인가 말것인가를 결정하는데 최소한 이 두가지 요소는 큰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결정은 재정적인 면보다, 그들이 위험을 관리하는 성향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말할 수있는 대목이다.누군가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모습은 참 아름답다. 특히 젊은이들이 새로운 창업의 길을 개척하는 모습은 더 아름답다. 하지만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에는 위험관리를 잘하면서 신중하게 새로운 일에 도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