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헌수의 경제읽기] 최저임금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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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 공인회계사/변호사/Taxon대표

 

1894년 뉴질랜드에서 세계 최초로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보장하는 법이 마련된 이후 세계 노동시장에서 최저임금의 역사는 100년 이상 지속되어 왔다. 하지만 아직도 최저임금 인상을 놓고 찬성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 사이에 의견차이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미국은 100년전만해도 최저임금이 과연 필요한가를 놓고 다퉜다. 하지만 결국 1938년에 연방정부가 최저임금을 법으로 정한다. 루즈벨트 대통령의 노력이 이룬 결과였다. 최초로 정한 당시 최저임금은 시간당 25센트였다.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은 시장에서 가격이 정해진다. 시장은 상품을 사려는 사람과 팔려고 하는 사람이 만나는 곳이다. 물건을 파는 사람의 수는 그대로인데, 사려고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가격이 올라간다. 사려는 사람들이 높은 가격이라도 기꺼이 지불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사려는 사람의 수는 그대로인데, 팔려고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가격은 떨어진다. 파는 쪽에서 싸게라도 팔려고 하기 때문이다. 노동의 가격을 임금이라고 부른다. 임금은 노동시장에서 결정된다. 노동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 많으면 임금은 올라간다. 반면에, 노동자의 수가 많으면 임금은 내려간다. 그런데 이렇게 임금을 노동 시장에 맡겨두다보니, 문제가 생겼다. 경제성장이 더디거나 인력이 남아도는 경우에 정말 터무니 없는 임금을 받고 일을 하는 노동자들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이런 현상을 시장 실패라고 부른다. 노동시장의 자동적인 가격 조정 시스템이 실패한 것이다. 이런 경우에 가장 큰 피해는 가장 힘없는 저소득 노동자들이 받게 된다. 이러한 부작용을 막기위해서 정부가 최소한의 임금을 하한선으로 정했다. 이렇게 정부가 법으로 가장 낮은 임금을 정하는 것을 최저임금제도라고 부르는 것이다.

2018년 7월 현재 연방정부가 정한 미국의 최저임금은 7불 25센트이다. 이 금액은 2009년 7월부터 적용되어 왔다. 무려 9년동안 미국의 최저임금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유의해야 할 것이있다. 미국은 연방정부뿐만 아니라 주정부를 비롯한 지방정부에서 최저임금을 따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지방정부에서는 연방정부가 정해 놓은 최저임금보다 높은 금액을 최저임금으로 정해 놓았다. 이렇게 연방정부가 정해놓은 최저임금과 지방정부가 정해놓은 최저임금이 다를 경우에 회사는 둘중에 더 높은 금액을 최저임금 기준으로 봐야만 한다. 높은 금액을 기준으로 보고 최소한 그 금액 이상을 직원에게 지불해야만 모든 법을 어기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2018년 7월 현재 일리노이주의 최저임금은 8불 25센트다. 이 금액은 연방정부 기준보다 1불이 더 높다. 그러므로 일리노이주에 있는 회사는 직원에게 시간당 최소 8불 25센트 이상을 주어야만 한다. 그런데 여기까지가 전부가 아니다. 회사가 위치한 카운티나 시티에도 최저임금법이 있는 경우가 있기때문이다. 일리노이주에 위치해 있으면서 쿡카운티에 있는 기업들은 쿡카운티 법을 지켜야 한다. 게다가 쿡카운티 안에서도 시카고에 위치한 회사는 시카고가 정한 최저임금법을 지켜야만 한다. 2018년 7월 기준으로 쿡카운티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11불이다. 쿡카운티 중에서도 시카고는 최저임금이 12불이다. 결과적으로 시카고에 위치한 회사가 적용받는 최저임금은 가장 높은 시간당 12불인 것이다.

최저임금은 저소득 노동자에게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해주려고 생겼다. 하지만 최저임금제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최저임금을 올리게 되면 기업의 생산비부담이 늘어나므로 기업가들은 물건의 가격을 올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물가가 올라가게 되면 어차피 최저임금이 올라봐야 노동자가 살 수 있는 물건의 양이 줄어들어 임금인상 전이나 후나 별차이가 없이 물가만 올리게 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 규모가 작은 영세업자들의 경우에 최저임금을 올리면 생산비 부담때문에 회사문을 닫거나 직원을 해고시켜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일자리를 잃는 노동자가 생겨서 실업률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결국 저소득층 노동자를 돕겠다고 올린 최저임금 인상이 저소득층 노동자의 일자리를 뺏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저임금제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논의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정확하게 어떤 효과가 더 사회전체적으로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답은 나와있지 않다. 정확하게 그 효과를 가늠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나라마다 차이가 있고 사회마다 우선시하는 가치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최저임금제를 법으로 정해 놓고 물가수준을 반영하여 최저임금을 조금씩 상승시키는 제도를 택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