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이 여기 있다. 가까이 오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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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콜로라도주 오로라의 인종차별 반대 시위현장에서 노란색 옷을 입은 여성들이 '엄마들의 벽'을 만들며 행진하고 있다.[로이터=연합]

시위 현장에 등장한 엄마들의 ‘인간사슬 벽’ 미전역으로 확산

“연방요원들은 가까이 오지 마라! 엄마들이 여기 있다!”

지난 주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인종차별 반대 시위 현장. 서로의 팔짱을 끼며 인간 사슬을 만든 엄마들이 경찰과 시위대 사이 ‘엄마들의 벽'(Wall of Moms)을 만들며 이렇게 외쳤다. 이들은 자장가도 불렀고, 지난 5월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무릎에 목이 짓눌리며 숨이 멎는 동안 마지막으로 외쳤던 단어 “엄마”(Mama)를 끊임없이 연호했다. 미국내 인종차별 반대 시위 현장에서 시위대와 연방 요원 간 물리적 충돌이 이어지자 결국 엄마들이 나섰다. 연방요원들의 과잉 진압에 항의하며 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포틀랜드에서 처음 등장한 이들 ‘엄마들의 벽’이 이제 미전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 보도했다.

이런 ‘엄마들의 벽’은 포틀랜드에 사는 두 아이의 엄마 베벌리 바넘(35)이 주창해 만들어졌다. 자기 전 소셜미디어를 들여다보다 연방요원들이 시위자들을 위장 순찰차에 태우는 영상을 본 바넘은 페이스북을 통해 10여명의 엄마들을 모아 지난 18일 밤 시위 현장에 처음으로 나갔다. 그날 이후 ‘엄마들의 벽’은 밤마다 포틀랜드에 세워졌다. 노란색 옷을 차려입은 수백명의 여성들이 시위대의 맨 앞줄에 서서 연방 요원과 시위대의 충돌을 저지하고 있다. 일부는 인공호흡기, 방독면, 헬멧으로 무장했고, 일부는 현장에서 해바라기 꽃을 나눠줬다. ‘아빠들의 벽’도 합류하기 시작했는데, 많은 이들이 나뭇잎 송풍기를 들고나왔다. 연방요원들이 최루탄을 발사하면 이를 ‘반사’시키기 위해서다.

지난 25일에는 워싱턴주 시애틀에서도 50명이 참여한 ‘엄마들의 부대’가 나타났고,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와 콜로라도주 오로라에서도 ‘엄마들의 벽’이 세워졌다. 이밖에 미주리주, 노스 캐롤라이나주, 앨라배마주, 텍사스주, 일리노이주, 메릴랜드주에서도 ‘엄마들의 벽’이 결성됐다.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 사는 지아 길크(45)는 지난주 페이스북을 통해 ‘엄마들의 벽’ 참여자를 모집한 결과 24시간 만에 3천명 가까운 엄마들이 사인했다고 밝혔다. 30~40명 정도가 모일 것이라 예상했다는 길크는 “이전까지는 이런 일을 해본 적이 없다”며 “난 그저 우리가 마침내 일어나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엄마들의 벽’ 회원들은 자신들이 시위대를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말한다. 이들의 공식 온라인 계정에 따르면 이들은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등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지원해야 하며, 시위 현장에서 질문을 받지 않는 한 발언을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엄마들의 벽’ 회원은 대부분은 백인 여성이고 난생처음 시위에 나선 이들이다. 그로 인해 흑인 엄마들이 나섰을 때는 받지 못했던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엄마들의 벽’ 회원들은 “흑인 엄마들이 우리를 이끌고 있다. 흑인 엄마들은 항상 거기에 있었다”면서 백인 엄마를 향한 특별한 관심에 선을 그었다. 시민 활동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인종차별과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한 불만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퍼져있는지 보여준다고 말한다. NYT는 미국 시민활동에서 엄마들이 오래전부터 중요한 역할을 했고 특히 최근 몇 년 더 도드라진 활동을 했다고 평했다.

2013년 경찰의 만행으로 아들을 잃은 후 시위에 나섰던 콜레트 플래내건은 “자식을 잃었든 아니든, 엄마이기 때문에 다른 엄마들의 고통을 흡수할 수 있는 것”이라며 “그것은 매우 강력한 저항의 사슬이 된다”고 말했다. 엄마들은 시위에 나서기 위해서도 연대해야 한다. 자신들의 아이들을 할머니 등 다른 ‘엄마’들이 맡아줘야 하기 때문이다. 인간 사슬을 결성하고 있기 때문에 옆에 선 엄마가 최루탄을 맞아 토하면 그 토사물을 여럿이 뒤집어쓰기도 한다. 지난 주말 포틀랜드 시위에 참여했던 사바나 테일러(28)는 “우리는 모두의 아이들을 마치 우리 자신의 아이처럼 보호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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