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내 안의 자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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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웅(자유기고가/글렌뷰)

세상은 많이 달라지고 있으며, 달라졌다. 불과 몇달 전과 비교해도 새로운 것들이 생겨나고 없어져서 전과는 다르다. 달라진 세상에 맞추어 삶의 방식 또한 달라져야 한다. 스스로 살아 가는 힘을 스스로가 충전해야 한다. 자신의 삶의 가치를 결정하는 자율성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이 시대에 스스로 살아 가는 힘의 원천인 것이다. 그렇다면 자율성(自律性)의 정의는 무엇일까.
무엇이던지 자기 스스로의 원칙에 따라 어떤 일을 하거나, 자기 스스로 자신을 통제하여 절제하는 특성이라고 말 한다. 그런데 이 자율성(autonomy)은 자신의 것인데, 이걸 타인에게 대입을 시켜서 남의 인생에 참견을 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일들은 부부간이거나, 형제자매 간에도 생기게 된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타인의 의견를 존중해주면, 나의 의사(意思)도 존중받을 수가 있지 않을까.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타인의 인생에 참견을 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취미를 가지고 있고 또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 흔히 말하기를 취미란 자기의 돈을 사용하면서 하는 것이고, 누구로 부터 돈을 받고 일 하는 것은 직업이다 라고들 한다. 각자가 갖고 있는 취미는 인간 본연의 자율성에서 부터 출발을 한다. 이러기에 취미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행복하다는 거다. 나이들어 가며 편하게 사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취미 없이 사는 사람은 취미 있는 사람보다는 덜 행복해 보인다. 주관적인 판단에서의 자율성을 갖고 시작한 취미의 바탕에는 철학적이고, 미학적인 즐거움이 있다.
은퇴 후에 갖게 되는 여행은 그 동안 살아오면서,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듣고 배운 것을 확인 차 떠나는 경우가 많다. 이런거구나, 아니면 이렇게 생겼구나에서 끝내고 만다. 허나 젊은이들의 여행은 경험을 얻으려 떠나는 것이다. 그들은 여행중에 배우는게 있다. 여행에 대한 투자는 나름대로 가치를 건져 낸다. 노년의 여행에서는 가치가 거의 없다. 그냥 벌어 놓은 돈을 쓰는 행위가 여행인 것이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 짐에 따라서 나이를 먹었어도 공부는 하는게 좋은 것이다. 물론 각자의 선택이다. 노년의 사람들은 젊었을 당시에 인문학적인 공부는 그리 많이들 못 했다. 지금에 와서 공부를 한다는 것은 자신의 행복만을 위해서도 꼭 해야 한다. 부담 없이 공부를 하는 것 같이 편한게 없다. 아무 공부나 하는 것이다. 누구로부터 평가를 받지 않는다. 자신이 만족하면 된다. 결과가 좋고 나쁨에 연연하지 않는다. 공부하다가 싫으면 그만 둬도 된다. 이게 노년에 갖게 된 특권이다.
이 특권을 잘 이용하는 노인은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중심 가치를 스스로 찾아 선택하고 결정하는 자율성이야 말로 이 시대에 필요한 노년들의 삶의 방식 되면 좋을 것 같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자율성을 깨우치는 것이 스스로 살아 가는 힘이 되는게 아닐까.
소크라테스는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그냥 사는게 아니라 “ 잘 “ 사는 것이다 라고 했다. 그렇다면 잘 사는 것은 무엇일까? 그는 인간이기에 쉬임없이 배움이라는 틀 속에 있는 거라 했다. 많이들 살아 왔기에 자신의 습관도 안다. 본인이 자신을 들여다 볼 줄 알기에 우울해 지는 감정도 안다. 많은 노인들은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것과 그에 대한 감사한 마음도 가지고 있다. 이러기에 나이든 사람은 성숙한 사람으로 인정 받는 거다. 그런데 간간히 보면 젊어서 뭔가를 이루었거나, 조금이라도 명예스러운 광장에 서 봤던 사람들이 늙어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그들이 젊어서 부터 많은 것들을 살기 위한 방편으로만 두뇌를 이용 했기에, 다른 것을 담아 둘 머리속 공간이 작아진 것이다. 윤리라든가, 봉사라든가,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거의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위한 자율성을 담아 둘 공간도 작지만, 타인을 위한 배려심을 담아 둘 공간은 거의 없어 보인다. 지금 시대에 인정 받는 노인이란 적응과 순응이 뭔가를 아는 노인들 일거라는 생각이 든다.([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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