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언 변호사 (January 31, 2016 / 법무법인 미래 [email protected])

 

취임한지 열흘이 된 트럼프가 이민법이라는 뜨거운 감자를 아예 칼로 베고 있습니다. 멕시코국경에 담을 쌓고 그 비용을 멕시코에 전가한다는 선거공약을 설마 시행할까 했는데, 국경세 20%를 부과하여 수개월안에 바로 시작한다고 선포하였습니다. 테러방지를 위해 이슬람이 우세한 주요 7개국 국민의 미국입국을 일시 중단하겠다는 행정명령은 국내외의 적지않은 반발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이미 예고된 이민정책이라 할지라도 선거전략으로만 활용하고 실제 대통령이 되면 적당히 타협할지 모른다는 일부의 예측은 완전히 빗나간 듯 합니다. America First 라는 새 대통령의 구호와 실천에는 일관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무슬림국민 입국금지에 반발하는 실리콘밸리 주요회사의 인터뷰가 갑자기 늘어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다음 타겟이 전문직취업비자 H-1B 이기 때문이고 실리콘밸리가 이 비자를 가장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올초 취업비자와 관련해 두가지 소문이 돌고 있었습니다. 연봉이 10만불 넘는 포지션에만 취업비자를 줄 것이라는 것과 미국대학에서 취득한 이른바 STEM 전공자, 쉽게 말해 이공계열에게 우선순위를 주도록 바뀔 것이라는 것이었지요.

원래 취업비자는 1년에 총 8만5천개의 신규쿼터를 가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해마다 신청자가 20만명을 넘어서 3대1 확률의 추첨을 통해 받는 어려운 비자입니다. 그런데 이 대부분의 신청자가 미국의 제조업체가 아니라 주로 인도출신의 이공계열 전공자들을 아웃소싱하는 인력조달업체를 통해서였던 것은 이미 십여년이 넘은 일입니다. 대졸 STEM 학위자들에게 초봉으로 10만불 정도를 주는 주요기업과 달리 인도출신들은 절반정도의 연봉에 비슷한 인력을 제공하였기에 많이 이용되었던 것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 입안자들이 바로 이 부분에 관심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미국인에게 갈 일자리가 외국인 노동자에게 가는 것이 아니냐. 그러니 H-1B 의 심사기준으로 미국내 대학을 졸업한 학위를 우선으로 하고, 업계에서 일반적으로 주는 10만불 정도의 연봉을 주는 회사에게 우선권을 주면 자연스레 정리가 될 것 아니겠는가 하는 것이지요.

원래 이민법은 원칙적으로 의회가 법으로 만들어서 진행되는 것입니다. 연방정부의 새회계년도가 10월에 시작하므로 적어도 올 4월에 시작하는 취업비자 운용은 지난 정부시절의 정책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예측도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임기시작과 동시에 행정명령을 통해 선거공약을 밀어부치는 대통령의 의지를 고려하면 당장에 이번 취업비자 준비부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소문대로 진행된다면 일반적인 한국계 유학생들에게는 유불리가 공존합니다. 아마도 추첨을 하지 않거나 당첨확률이 높아질 것입니다. 다만 미국학위여야 하고, 인문계학위는 큰 차별을 받을 확률이 높습니다. 앞으로 며칠은 취업비자쪽에 어떤 정책이 따로 발표될지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