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행복호르몬 세로토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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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임(위스콘신대 교수/유아교육학 박사)

요즈음 라디오나 TV에서 부쩍 자주 듣는 말이 있다. 예를 들면,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자” 또는 “일상 속에서 기쁨을 찾고 작은 일에 웃고 남에게 보다 더 관대하도록 노력하자” 등이다.

어제 일요일 오후에 딸과 전화 통화를 했다. 그런데 대화를 시작하자마자 딸이 내게 말했다. “우리 엄마 목소리는 너무나 예뻐요! 우리 엄마 목소리를 들으면 행복이 느껴져요!” 물론 자주 듣는 말이지만 그래도 무척 행복했다. 어느덧 몇 년 후면 정신과 의사가 될 다 큰 딸이 그런 말을 해 줄 때마다 매우 흐뭇하고 즐겁다. 이제까지 헛되게 살지는 않았다는 증거다!

이제 우리는 백세시대에 살고 있다. 인간 수명이 점점 길어지더니 현대인 누구나 감히(!) 100세까지 살겠다는 포부를 마음껏 말하게 되었다. 하지만 장수의 길이 그리 쉬운 것만은 아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문제가 마음의 병이다. 얼마전 정신과 전문의로 유명한 이시형(1934-) 박사가TV에 나온 것을 보았다. 여전히 건강한 모습인 그는 ‘걸을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자고 했다. 숨쉬고 잠도 잘 자고 손과 발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것처럼 아주 중요하지만 잊기 쉬운 작은 것 하나하나에도 고마움을 느끼며 살자는 말이다.

걷기는 말하기와 함께 사람을 동물과 구분 짓는 아주 근본적인 차이점이다. 걸으면 발바닥의 신경을 자극시켜 혈액 순환을 돕고, ‘세로토닌(serotonin)’이라는 행복호르몬도 잘 분비된다. 게다가 걷는 운동은 장의 건강도 증진시켜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제2의 뇌인 장에서 세로토닌의 95%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공원에서 맑고 신선한 공기를 맡으며, 재잘재잘 새소리와 나무들 사이로 흐르는 가벼운 바람소리를 듣고, 향긋한 꽃과 풀냄새와 흙냄새를 즐기면서 걸으면, 정신이 차분히 안정되고 걱정과 근심이 사라지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때 바로 ‘신경 전달 물질(neurotransmitter)’ 중 행복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로토닌이 뇌와 장으로부터 신경을 통해서 온몸에 구석구석 스며드는 것이다.

인간의 몸 속에는 50여 종의 신경 전달 물질이 존재한다. 그런데 이 중 세로토닌은 나이가 들수록, 갖가지 스트레스에 대처하고 우울증을 극복하는 데에 반드시 필요하다. 즉, ‘마음을 비우려면 걷는 것이 좋다!’  하지만 걷기만으로는 부족하다. 긍정적인 마음과 자세가 더욱 중요한 요인이다. 불안하고 속상하고 화난 감정은 세로토닌의 생성과 원활한 흐름을 방해한다. 따라서 꾸준히 감사하고 용서하는 자세를 지니자. 가끔 자신에게 상을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꽃을 사랑하는 사람은 꽃내음만으로도 행복해질 수 있다. 감사일기 또한 아주 많이 알려진 방법이다. 날마다 자신이 잘한 일이나 남에게 들은 칭찬 등을 두세 가지 기록하면서 스스로를 낙관적으로 바라보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웃는 것 역시 건강에 아주 유익하다. 뇌는 가짜 웃음에도 좋은 호르몬을 분비시킨다. 어색하더라도 웃고 또 웃자! 그리고 유머를 생활화하자.

미국의 유명한 작가인 마크 트웨인(Mark Twain, 1835-1910)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유머는 위대하고 은혜로운 것이다. 유머가 있으면, 이내 우리의 모든 짜증과 분노가 사라지고 대신 명랑한 기운이 생겨난다(Humor is the great thing, the saving thing. The minute it crops up, all our irritations and resentments slip away and a sunny spirit takes their place).” 행복해지기 위한 가장 강력한 치료법은 긍정적인 인생관에 있고, 유머와 웃음은 자신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행복 전도사’의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