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달력, 공급대란으로 제때 받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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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항만의 물류난으로 내년도 달력을 확보하지 못한 한인 은행권과 마켓업계는 다음달 배포 시점마저 정하지 못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한 한인 마켓에서 달력을 증정하고 있는 모습. [박상혁 기자]

대부분의 컨테이너선들 바다에 떠 있어
은행, 마켓 달력 확보 경쟁 치열해질 듯

12월이면 으레껏 한 두개 내년도 공짜 달력을 손에 쥐는 것이 일종의 ‘연례 행사’였지만 올해는 이마저 쉽지 않을 전망이다.

LA항만의 물류 정체 현상으로 하역 작업이 지체되어 내년 달력 확보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다음달 배포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는 데다 달력 제작을 아예 포기한 곳도 있어 내년 공짜 달력 인심이 예전만 못해지면서 각박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새해 공짜 달력의 최대 공급처 역할을 해오고 있는 한인 은행권과 마켓업계는 한국에서 주문 제작한 새해 달력 물량을 23일 현재까지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예년 같으면 이미 내년도 달력을 확보하고 배포 시기를 놓고 경쟁사와 눈치 싸움을 치열하게 벌였지만 올해는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LA항만의 컨테이너 선 처리 정체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새해 달력들을 실은 컨테이너 선들이 하역 작업을 하지 못한 채 바다 위에 떠 있기 때문이다. 달력에 관한 한 한인들에게 최대 인기를 얻고 있는 은행권은 내년도 달력 확보에 차질이 예상되자 다음달로 예정된 새해 달력 배포 시점을 넘길지도 모른다는 우려로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 한인 은행 관계자는 “내년도 달력을 실은 컨테이너 선이 LA 앞 바다에 떠 있는 상황”이라며 “다음달 초순에서 중순 사이에 배포할 예정이지만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뱅크오브호프와 한미은행을 비롯한 주요 한인 은행들은 올해 예년에 비해 2개월 정도 앞당겨 선적 작업을 했지만 LA항만의 물류난 파고를 넘지 못한 셈이다.

배포 시기가 지연되는 것과 함께 신년 달력 주문 수량도 지난해에 비해 줄어들었다.

지난해 새해 달력 제작 규모가 많았던 곳이 15만부였지만 올해는 13만부로 감소했다. 여기에 올해부터 새해 공짜 달력 제작을 포기한 은행도 있어 한인 은행의 공짜 달력 수는 크게 감소했다. 달력 제작을 포기한 것은 제작비용 부담뿐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일정을 관리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는 데 따른 것이다.

새해 달력 제작을 포기한 은행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용 증가에 따른 무료 달력 배포의 효용성 저하에 비용 절감을 위한 경영 판단이 고려됐다”며 “달력을 받던 고객들의 불만 해소에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인 마켓들도 새해 달력을 제때 확보하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H마트를 비롯해 시온마켓과 한남체인 등 주요 한인 마켓들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수량으로 새해 달력을 제작한 상태다. 문제는 하역 작업 일정의 가변성에 따라 배포 시점이 불투명하다는 데 있다.

한 한인 마켓 매니저는 “12월 초로 애초 달력 배포 시점을 계획했지만 지금의 하역 작업 속도로는 이미 물 건너 간 일”이라며 “달력 문의가 늘고 있지만 딱히 설명할 말이 없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하역 작업 순서에 따라 마켓별로 달력 배포 시점이 달라져 하역 작업이 달력 마케팅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는 게 마켓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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