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칼럼] 오렌지 비트 샐러드

523

서정아 요리연구가

어릴 적 작고 동그란 밥상에 올라온 하얀 접시 하나, 그리고 접시 위에 조각조각 담겨져 있던 강렬했던 붉은빛 채소를 기억한다. 엄마는 ‘비트 즙 한 방울이 피 한 방울이다’ 라고 말씀하셨다. 강렬했던 색 때문이었을까 생소했던 맛 때문이었을까. 혈관 건강에 참 좋다는 비트는 나와 동생들에게는 그다지 환영 받지 못했다. 괜스레 무섭게 느껴져 쉽게 손이 가지 않았던 비트. 시간이 흐르고 제법 어른이 된 지금 비트는 우리 집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아름다운 색과 풍성한 단맛을 가진 사랑받는 채소가 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면역력, 디톡스, 건강한 음식, 약이 되는 식재료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요즈음 꼭 챙겨서 먹어야 할 채소를 한가지 꼽는다면 땅속의 붉은 보석 비트일 것이다. 비트는 암을 비롯해 질병에 걸리게 하는 유전인자를 꽁꽁 묶어두는 대표적인 식재료이다. 이번 호에서는 고마운 비트로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음식, 무언가 특별한 날에도 어울릴 맛있는 샐러드를 소개한다.

비트는 생으로 먹을 때 안토시아닌이 파괴되지 않아 영양성분을 오롯이 먹을 수 있지만 면역력이나 소화력이 약한 경우에는 굽거나 쪄서 사용한다. 비트를 껍질째 찜 솥에 올려 크기에 따라 1시간 전 후로 찌거나 오븐에 넣어 1시간 전 후로 구운 후 껍질을 까고 사용한다. 고구마를 찌듯 찌거나 굽고 포크로 찔러 보면 익은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비트를 구우면 바삭바삭한 식감의 비트가 비단처럼 부드럽게 변하고 당도가 높아져 먹기에 더욱 좋다.

잘 익은 비트는 동그란 모양을 살려 썰고, 오렌지도 동그란 모양으로 썬다. 적당한 그릇에 비트 하나, 오렌지 하나, 비트 하나, 오렌지 하나. 둥그렇게 둘러 담고 미리 만들어 냉장고에 차게 넣어둔 오렌지 드레싱을 촉촉하게 뿌려 내면 그만이다. 여기에 향미를 더하기 위해 깨끗하게 씻은 오렌지나 레몬의 껍질을 잘게 썰어 올려도 좋고, 루꼴라 잎이나 햄프씨가 있다면 뿌려 주어도 좋다.

땅속에서 자란 채소가 어쩜 이렇게 고운 색을 가졌는지. 어쩜 이렇게 달고 시원한 맛을 내는지. 아름답고 유익한 채소를 주신 분께 감사한 마음도 가득  담아보자. 달콤하고 부드러운 비트와 촉촉하고 향긋한 오렌지를 보기 좋게 어울려 내면 아무 날도 아닌 오늘이 특별한 날이 된다.

재료

비트 2~3 개, 오렌지 3~4 개, 드레싱: 오렌지 1/2개 즙, 레몬즙 2 큰술, 올리브오일 2 큰술, 꿀 또는 메이플시럽 1/2 큰술, 소금, 루꼴라, 햄프씨

만들기

  1. 비트를 찜솥에 찌거나 종이 호일로 싸 400도에서 1 시간 정도 굽는다.
  2. 분량의 재료를 넣고 드레싱을 만들어 차게 둔다.
  3. 오렌지와 비트는 껍질을 까고 동그랗게 썬다.
  4. 적당한 그릇에 보기 좋게 담고 오렌지 또는 레몬 제스트, 루꼴라, 햄프씨를 얹고 드레싱을 뿌려 낸다.

유튜브(Youtube) 채널 서정아의 건강밥상에서 “오렌지 비트 샐러드”를 영상으로 만나 보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U-KMqzjyDKQ&t=11s

건강요리연구가 서정아
시카고 한국일보 건강요리칼럼니스트
시카고 한국일보 ‘서정아의 건강밥상’ 건강요리교실 운영
유튜브 ‘서정아의 건강밥상’채널 운영
클래스101 ‘글로벌 비건집밥’ 쿠킹클래스 운영
“서정아의 건강밥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