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 좋아야 심장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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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대 연구···유산균 음식 섭취 권고

미국인은 45세부터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기 시작해 60~79세의 이환율이 70%에 달하고 80세부턴 80%를 훨씬 초과한다고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건강했던 동맥이 뻣뻣해지고 원래 기능을 상실하는 이유는 잘 알지 못했다. 콜로라도대학 연구진이 노화가 진전되면서 혈관 건강이 나빠지고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지는 이유를 처음으로 밝혀냈다. 장(腸)내 미생물군이 생성하는 유해 대사물질이 문제였다.

20일 과학 전문매체 ‘사이언스데일리’에 따르면 이 대학의 ‘통합 노화 생리학 연구소’ 소장인 덕 실즈 교수가 이 연구를 주도했고, 보고서는 전미생리학협회 저널 ‘피지올러지’에 실렸다. 연구팀은 먼저 여러 마리의 어린 생쥐와 늙은 생쥐를 두 실험군으로 나눠 다양한 항생제를 투여했다. 장내 미생물군을 대폭 줄인 다음 혈관 내벽의 건강 상태와 이어지는 큰 동맥의 경직성 등을 관찰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감염성 화합물, 세포 조직을 손상하는 ‘유리기free-radicals), 산화 방지 물질, 산화질소(혈관 확장 물질) 등의 혈액 내 수치를 측정해 비교했다.

3~4주가 지나자 늙은 생쥐 군은, 혈관 건강에 관한 모든 측정값이 크게 개선됐으나 젊은 생쥐 군에선 전혀 변화가 없었다. 보고서의 수석저자인 실즈 교수는 “늙은 생쥐들의 장내 미생물군을 줄이자 혈관 건강이 어린 생쥐만큼 좋아졌다”면서 “혈관의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무언가가 (항생제 투여 이전의) 미생물군에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무언가’를 밝히기 위해 다른 한 무리의 생쥐들로 ‘대조군’을 구성하고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해, 기존의 두 실험군과 장내 미생물군을 비교했다. 그 결과 늙은 생쥐 군에선 전(前)염증성 세균인 디설포비브리오(Desulfovibrio)나, 식중독을 일으키는 살모넬라, 프로테오박테리아(Proteobacteria) 등 이미 질병 연관성이 알려진 세균이 훨씬 더 많았다.

실즈 교수는 “오래전부터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이 동맥 건강을 해친다는 건 알았으나 그 이유는 몰랐다”면서 “나이가 늘면서 장내 미생물군이 TMAO 같은 유독 물질을 만들기 시작하고, 이런 것들이 혈액으로 유입해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 조직 손상 등을 일으킨다는 걸 이제 알았다”고 설명했다. 실즈 교수와 동료들은 그러나 심혈관계의 젊음을 유지하려고 항생제를 복용하는 건 절대로 권장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일반인들이 널리 이용하기엔 항생제의 부작용이 너무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신 이로운 미생물이 많이 들어 있는 김치(사진 좌), 요구르트(우), 케피어(kefir)  등 유산균 식품과 신선한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권장했다. 이런 음식이 장내 미생물군의 건강 상태를 개선해 심장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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