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성경상식] 바울에게는 심각한 스캔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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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원 목사(시카고언약장로교회 담임)

앞에 ‘세인트’라는 성호가 붙어 다니는 사도 바울에게 사실은 심각한 스캔들이 있었다! 일생을 독신으로 살며 순결하기로 정평 나 있던 사도에게 그런 흉측한 일이?

스캔들… 유쾌한 단어가 아니다. 미리엄-웹스터 사전은 스캔들(scandal)을, “수치스러운 행위나 상황,” “잘못이나 비행으로 발생된 위반 행위,” “평판에의 손상이나 공적인 불명예,” “불명예를 가져오는 이야기나 악의에 찬 험담” 등으로 정의한다. 그러니까, 스캔들은 당사자에게는 불명예이고, 그것을 입에서 입으로 회자시키는 전달자들에게는 험담(險談)의 재료가 된다. 점잖은 사람이라면 스캔들에 귀를 기울이지도 말고 스캔들을 전하지도 말아야 한다는 것이 세간(世間)의 생각이다. 그런데 2천년 전 바울에게는 입 열어 공표하고 다니는 스캔들이 있었다.

그는 고린도 교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유대인은 표적을 구하고 헬라인은 지혜를 찾으나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전하니 유대인에게는 거리끼는 것이요 이방인에게는 미련한 것”이라고 적었다(고전 1:22-23). 여기서 ‘거리끼는 것’으로 번역된 그리스어가 ‘스칸달론’(σκάνδαλον)이다. 영어 ‘스캔들’(scandal)이란 단어는 바로 이것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다. 대부분의 영어 성경이 이를 ‘걸려 넘어지게 하는 돌덩이’(stumbling block), 즉 ‘장애물’(障碍物)로 번역하고 있고, 그러한 뜻은 오늘날 ‘추문’(醜聞)과 동의어가 되어버린 ‘스캔들’이란 말에 그대로 함축되어 있다. 무력하게 십자가에서 정치범으로 달려 비참하게 죽은 사람이 어떻게 ‘메시아'(그리스도)가 될 수 있단 말인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러니 그 십자가 복음의 종이 되어 그것을 외치고 다녔던 바울에게 ‘십자가에 달린 그리스도’라는 개념은 스캔들이었다.

다메섹 도상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부활 예수를 만나기 전의 유대인 바울은 이런 사도(邪道)를 전하는 사람들이 정신 나간 이단아들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하여 잔혹하게 예수 믿는 사람들을 박해했다. 그러나 자신이 그렇게 혐오하던 그 십자가 사건이 자신을 구원하기 위한 하나님의 ‘죄 용서’의 비밀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뒤에는 오히려 그 ‘스캔들’을 자랑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바울은 복음을 수치나 부끄러움과 연관시켜 회상한다. “내가 (스캔들의)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 이 (스캔들의)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이라”(롬 1:16). 스캔들이 복음이 된 자신의 체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복음은 오늘날도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 스캔들로 다가온다. 거의 2천년 전에 로마의 정치범으로 처형을 받은 한 유대인 남자가 21세기에 미국에 사는 나의 구원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말인가? 그러나 이 스캔들의 복음이 믿는 자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다. 그래서 바울은 이것을 비밀스러운 하나님의 지혜라고 확신한다(고전 1:24). 지금도 이 스캔들이 당신을 구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