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성경상식] 선지자는 신통방통 점쟁이가 아니다

483

유승원 목사(시카고언약장로교회 담임)

흔히들 성경의 선지자(先知者)에 대해 갖고 있는 오해가 있다. 하나님의 계시를 받아 앞으로 발생할 일들을 신통하게 미리 알려주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선입관이다. 선지자들이 그런 예견(豫見)의 일을 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선지자는 미래의 일들을 알고 싶어하는 궁금증이나 호기심을 풀어주는 신통방통 점쟁이들이 아니다. 선지자의 주된 사명은 자신이 부름을 입은 당대의 사람들을 하나님께로 돌이키고 믿음을 독려하는 설교자의 것이다. 즉 그가 목적하고 있는 것은 자기 시대 사람들의 삶이지 노스트라다무스 류의 구름 잡는 미래 프로그램 해독 놀이가 아니라는 뜻이다. 종종 미래의 일을 언급하지만 그것은 근본적으로 현재를 잘못된 길에서 돌이키기 위한 목적을 지니고 있었다.

하나님께서는 예레미야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어느 민족이나 국가를 뽑거나 부수거나 멸하려 할 때에 만일 내가 말한 그 민족이 그의 악에서 돌이키면 내가 그에게 내리기로 생각하였던 재앙에 대하여 뜻을 돌이키겠고 내가 어느 민족이나 국가를 건설하거나 심으려 할 때에 만일 그들이 나 보기에 악한 것을 행하여 내 목소리를 청종하지 아니하면 내가 그에게 유익하게 하리라고 한 복에 대하여 뜻을 돌이키리라”(렘 18:7-10). 하나님께서 선지자에게 시키신 예언의 초점은 고정된 미래가 아니고 미래를 좌우하는 현재의 결단이었던 것이다.

얼마 전 나눴던 이스라엘 선지자 요나는 이스라엘의 적성국 앗수르의 수도 니느웨로 파송을 받아 하나님께 받았던 메시지를 있는 그대로 전했다. 내용은 너무 간단하고 분명했다. “사십일이 지나면 니느웨가 무너지리라”(욘 3:4). 이것은 조건문도 아니었다. 그냥 니느웨가 망할 것이라는 포고였다. 시일까지 정해져 있었다. 요나가 그렇게 외치던 그날부터 40일 뒤였다. 그런데 니느웨는 망하지 않았다. 이유는? “하나님이 그들이 행한 것 곧 그 악한 길에서 돌이켜 떠난 것을 보시고 하나님이 뜻을 돌이키사 그들에게 내리리라고 말씀하신 재앙을 내리지 아니하시니라”(욘 3:10). 미래를 맞추지 못한 것 같이 보인다. 그래서 요나의 예언은 틀린 것이었나? 아니다. 성경의 예언은 애초부터 일련의 변경 불가 프로그램을 펼쳐 보여주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니느웨가 하나님의 자비하심 때문에 망하지 않을 수 있음을 알았기에 요나가 처음에는 그 예언을 하지 않으려고 다시스로 도망갔었다(욘 4:2). 이것이 성경의 예언이다.

그렇듯이 성경의 선지자들의 주요 사명은 미래 사건의 예보(豫報, foretelling)보다는 현재 삶을 위한 선포(宣布, forthtelling)에 놓여있다고 보아야 한다. 하나님을 대리하여 똑바로 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말씀을 선포하는 이들이 선지자들이었다. 신약시대 예언의 은사도 마찬가지다. 예언은 근본적으로 말씀 선포였다. 세상이 흉흉한 지금 같은 때, 신통한 점쟁이 흉내를 내는데 급급한 예언 은사 소지자가 있다면 부분적으로 작은 일을 맞추게 하면서 본질이 되는 큰 일을 혼잡하게 만드는 마귀의 장난이 작용하고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