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공관 난맥상 2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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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예산 사적 용도로 ‘펑펑’

전 세계 재외공관 소속 외교관들의 외교역량 강화를 위해 책정된 ‘외교 네트웍 구축비’ 예산이 정해진 목적과는 달리 공관장의 사적 용도 등으로 부적절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비롯해 일부 재외공관의 외교 네트웍 구축비를 열람한 결과, 부적절 사용 사례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한 공관의 영사 A씨는 지난 한해 골프회원권을 이용해 12차례 골프를 쳤다. 이중 5번은 외교 목적이 아닌 한인과 골프 회동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국내 모 자동차 기업의 전무와도 골프를 쳤다. 나머지 4회 이상은 국제기구에 파견된 내국인과 골프를 쳤다.

중국의 한 공관에서는 국적기의 중국 내 지점장과 식사를 하거나 국내 경제관련 단체 관계자와 만찬을 하기도 했다. 명백하게 외교 네트웍 구축비가 부적절하게 집행된 사례다.

동남아의 한 공관은 보안유지 필요가 없는 일회성 행사인 새마을사업에 현지 관계자를 초청해 만찬을 개최하며 네트웍 구축비로 집행했다. 아프리카 공관의 한 대사는 13년부터 15년간 550만원 상당의 골프회원권을 외교 네트웍 구축비를 허위로 집행해 구매하기도 했다.

이석현 의원은 “최근 재외공관 골프회원권을 없애기로 했지만 이러한 시스템에서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외교 네트웍 구축비가 공관 만능지갑으로 전락한 것은 상시 감시체계가 없기 때문이므로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외교네트웍 구축비는 공관 규모에 따라 약 4,500만원에서 3억원까지 분배된다.

총영사관 긴급연락처, 절반이 ‘불통’

한국인 여행객이나 재외국민들이 사건사고 발생시 응급조력을 받기 위해 이용하는 관할지역 총영사관의 긴급연락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 재외공관의 비상신고 체계가 믿지 못할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실이 전 세계 재외공관 긴급연락처 운영 실태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외교부의 173개 재외공관 가운데 49%에 달하는 85개소가 전화를 받지 않거나 불통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피랍사건이 발생한 리비아를 비롯해 캐나다와 러시아, 중국, 일본 등 한국인 여행객이 많은 지역을 관할하는 재외공관도 긴급연락처에 있는 전화번호가 제대로 연결이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외교부 재외국민 보호 매뉴얼에 따르면 해외여행안전 어플리케이션에 등록된 긴급연락처는 업무시간 내외를 불문하고 ‘24시간’ 응대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이인영 의원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단 1%, 그 이하의 가능성이 있어도 끝까지 국가가 책임지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며 “불가피하게 전화를 받지 못하는 경우는 반드시 리턴콜 제도를 의무화해서 해당 케이스를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LA 총영사관을 비롯한 미국내 대부분의 재외공관은 공관 홈페이지 오른쪽 상단에 긴급연락망 전화번호를 게재하고 있으며, 긴급 연락망 수신은 모두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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