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김의 영화세상] 아이 엠 샘. ( I am Sam.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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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 김(영화 칼럼니스트)

 새 영화들의 개봉을 기다리는 동안 넷플릭스에 올라온 한국 드라마 중에서 몇 개를 골라 보았다. 쟝르에 따라 스토리가 탄탄하고 배우들의 연기와 촬영이 뛰어난 작품들이 많다. 과연 K드라마가 세계적으로 인기와 명성을 얻을 만하다. 특히 88올림픽이 있던 해, 서울 쌍문동의 한골목에 사는 다섯 가족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응답하라 1988”을 재미있게 보았다. 당시의 사회상을 생생하게 묘사하면서 부모와 자식 관계, 우정, 풋풋한 첫사랑등이 조화를 이룬 웰메이드 작품이다. 드라마를 보면서 부모님이 생각나서 자주 울컥했다. 세상에 안계신 부모님이 갈수록 그립다. 부모와 자식에 관한 영화는 결말이 뻔해도 언제나 위로가 된다.

지적 장애인 ‘샘 도슨’은 스타벅스에서 일한다. 어쩌다가 홈리스 여자와 하룻밤을 보냈는데 그녀는 딸을 출산하자 샘에게 맡기고 사라졌다. 샘은 딸 ‘루시’를 정성을 다해 키운다. 이웃집에 사는 은퇴한  피아니스트 ‘애니’는 광장 공포증으로 집밖을 못나가는데 샘이 일을 할 떄마다 루시를 돌보아 준다. 샘의 착한 장애인 친구들도 샘을 돕는다. 손님들의 이름과 그들이 좋아하는 커피를 줄줄 외우는 샘은 스타벅스의 인기있는 직원이다.

이제 일곱살이 된 루시는 총명하고 조숙하다. 아빠가 더 이상 자기가 읽는 책을 읽을 수 없어도 이해하고 사랑한다. 루시의 지적 수준은 점점 발달하는데 샘은 7살 지능에 머물러 있다. 아이들은 샘을 멍청이라고 놀리고 루시는 아빠때문에 자주 당황하게 된다. 루시는 친구에게 자신이 입양되었다고 거짓말을 한다. 이 말이 화근이 되어 소셜 워커가 찾아오고 루시는 강제로 포스터 홈에 보내진다. 판사가 지적 장애를 가진 샘이 루시를 키울 수 없다고 하자 샘은 친구들의 조언대로 변호사를 고용한다. 유능한 변호사 ‘리타’는 일에 파묻혀 지내느라 가정은 파탄 직전이다. 남편은 외도를 일삼고 루시 또래의 아들은 엄마를 싫어한다.  그녀는 자신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 샘의 케이스를 무료로 맡고 샘과 공판을 준비한다. 지능은 낮지만 딸이 삶의 전부인 샘과 모자라는 아빠를 변함없이 사랑하는 루시를 보면서 허울뿐인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 샘은 공판중 판사 앞에서 울음을 터뜨리고 루시는 한밤중에 아빠를 보러 포스터 홈에서 몰래 도망치기도 한다. 루시를 입양하려던 포스터 부모는 샘의 자극한 딸 사랑에 입양을 포기하고 루시는 샘에게 돌아간다. 리타는 샘의 충고대로 남편과 헤어지고 아들과의 관계도 회복한다.

연기파 배우 ‘션 펜’은 샘역으로 오스카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실제 지적 장애를 가진 두 배우를 샘의 친구로 기용한 제작진의 결단도 훌륭하다. 당시 일곱살이었던 ‘다코타 패닝’은 루시역으로 단번에 헐리웃의 스타가 된다. 샘과 좌충우돌하며 진정한 부모로 거듭나는 리타역의 ‘미셸 파이퍼’도 조화롭다. 특히 영화 전반에 흐르는 비틀즈의 노래들이 가슴을 적신다. 현재 넷플릭스에서 방영중.  웃음과 눈물, 위로와 감동을 주는 따뜻한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