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 김의 영화세상] 두 식당 이야기 (The Hundred-Foot Journey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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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 김(영화 칼럼니스트)

 

유명 셰프 ‘안소니 부르댕’의 자살 소식에 한동안 마음이 울적

했었다. 그의 요리 여행 프로 ” No Reservations” 과 “Parts Unknown”을 보면서, 세계 구석구석의 문화와 사람들과 음식을 발견하고 눈으로 즐겼다. 요리하기를 좋아하고 맛있는 음식을 사랑하는 사람은 절대 우울증에 걸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음식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하는데, 온갖 재료가 펼쳐지고, 다듬고 요리하고 맛보는 과정을 보면 저절로 행복해진다.

유쾌하고 따뜻하고 서정적인 풍광의 맛있는 영화를 소개한다.

‘하산’ 가족은 인도 ‘뭄바이’에서 식당을 운영했다. 셰프인 어머니는 요리에 재능이 있는 ‘하산’에게 자신의 모든 요리법을 전수한다. 잘나가던 식당은 선거날 밤, 시민들의 폭동으로 불에 타고 어머니가 죽는다. 아버지는 자식들을 데리고 유럽으로 망명한다. 식구들을 싣고 정착할 곳을 찾아 프랑스 시골 마을을 달리던 밴이 엔진 고장을 일으킨다. 그때 지나가던 프랑스 여자 ‘마르게리트’가 친절하게 도와준다. 마르게리트는 식구들을 자신의 아파트로 불러서 직접 만든 샌드위치와 과일, 야채를 대접한다. 식재료의 품질과 다양함에 반한 아버지는, 마을의 문닫은 식당을 사들여서 인도 식당 ‘메종 뭄바이’를 개업한다.  길을 사이로 마주 보는, 100 피트 떨어진 곳에 유서깊은 프랑스 식당 ‘르 쏠 쁠뢰르(수양버들)’가

있다.  미슐렝 별 한개인 콧대높은 주인 ‘마담 말로리’는  촌스러운 인도 식당이 못마땅하다.  말로리는 메종 뭄바이의 개업 메뉴를

입수하고 시장에 나가 필요한 식재료를 모두 사들인다. 당일 재료를 못구한  식구들은, 바다로 들로 나가 물고기와 버섯들을 직접  채취해서 겨우 문을 연다. 100피트를 사이에 둔 두 식당은 소리없는 전쟁에 돌입한다.  그 와중에  르 쏠 쁠뢰르의 수셰프인 마르게리트와 하산의 로맨스가 시작된다. 메종 뭄바이가 번창하자, 르 쏠 쁠뢰르의 셰프가 한 밤중에 메종 뭄바이의 벽을 훼손하고 화염병을 투척한다. 불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하산은 두손에 화상을 입는다. 나중에 사실을 알게 된 말로리는 셰프를 해고하고, 메종 뭄바이의 벽을 청소한다. 하산은 인도식 레시피가 가미된 오믈렛을 말로리에게 맛보이고 정식으로 그녀의 식당에서 일하게 된다.

일년 후, 르 쏠 쁠뢰르는 두번째 미슐렝 별을 받고, 하산은 파리의 유명 식당에 스카웃된다. 파리에서 스타 셰프가 된 하산은 명성을 뒤로하고 다시 시골로 내려온다. 말로리는 식당의 새 파트너로 하산을 영입한다. 재회한 하산과 마르게리트가 만든 요리로 메종 뭄바이에서 두 식당 사람들이 파티를 연다.

웃기고 맛있고 재미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두 나라의 요리가 자존심 대결을 하다가, 서로 인정하고 조화와 협업을 이루어 간다. 70대인 말로리(헬렌 미렌)와 가부장적 아버지(옴 푸리)가 우아하고 당당하게 맞서고, 하산과 마르게리트는 젊고 신선하다. 양쪽 음식들은 감탄이 절로 나온다.  촬영, 음악, 의상도 아름답고  활기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