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 김의 영화 세상] 베이비 드라이버(Baby Driver,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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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김 영화칼럼니스트/시카고

애틀랜타, 조지아.

‘베이비’는  선글래스를 끼고 늘 귀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는다.  말이 없는 그는 은행 강도들이 거사를 치루고 나올 때까지  밖에서 기다렸다가 그들을 태우고 놀라운 솜씨로 경찰차를 피해 도주한다. 베이비는 어렸을 때 끔찍한 사고로 부모를 잃었는데,  트라우마 후유증으로 귀에서   소리가 난다.  항상 음악을 들어야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그에게 음악은 생존의 수단이자 유일한 즐거움이다.

베이비는 주변의 모든 소리를 구식 녹음기로 녹음을 한 다음 자신만의 비트로  리믹싱을 해서 멋진 음악으로 바꾼다. 베이비는 한때 실수로  은행 강도의 대가 ‘닥’에게 손해를 입혔는데,  베이비의 뛰어난 재능을 간파한 닥은 그 빚을 갚는 조건으로 자신의 범죄에 도주차 운전사로 베이비를 이용해 왔다.

닥은 치밀하게 은행 강도를 계획하고 전문가들을 고용 한다. 그는 매번 다른 사람들과 일을 하고 결과는 항상 완벽한 성공이다.  고독하고  수줍은 베이비는 자신을 키워 준 나이 든 귀머거리 흑인 ‘조셉’을  돌보며 산다.  닥의 약속대로 마지막 일을 마친 베이비는 빚을 갚고 자유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동네 식당의 아름다운 웨이트리스 ‘데보라’를 만나  사랑도 키워간다. 베이비는 과거를 청산하고 피자 배달을 하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진다. 하지만 닥의 협박으로 다시 범죄차를 운전하게 된다.

이번 거사에는 전에 한 번 일했던  세명의 베테랑이 다시 모였다. 성질 급하고 잔인한 ‘뱃츠’,  노련하고 위협적인 ‘버디’, 그의 애인 ‘달링’.  늘 자신의 음악을 들으며 사건 현장의  위험과 긴박함 속을 잘 빠져나가던 베이비는 멤버들의 무차별 살인으로  일이 걷잡을 수 없게 커지자 일부러 차를 박는다.  데보라의 식당으로 피신한  베이비는 그를 기다리던 버디와  맞닥뜨린다.  경찰과의 총격전에서 애인을 잃은 버디는 이 모든 게 베이비 때문이라며  복수하려 한다. 도망친 베이비는 닥에게 도움을  청하고  닥은 갑자기 들이닥친 다른 범죄단과의 총격전에서 베이비를 구하고 죽는다.  버디도 죽고 데보라와 차를 몰고 도주하던 베이비는 경찰이 막아서자  스스로 자수한다.  감옥에서 5년의 형을 살고 가석방으로  나오는 날, 데보라가  베이비를 기다리고 있다.

영화는 마치 뮤직 비디오를 보는 것처럼 시작부터 끝까지 음악이 함께 한다. 귀에 익은 올드 팝부터 경쾌한 비트의 록까지 물흐르는 듯한 음악이 강렬하고 환상적이다. 초반부터  미친듯이 달려대는 자동차 도주 장면들은  신경줄을 팽팽하게 만들며  잠시도 한눈을 팔지 못하게 한다. 베이비와 데보라의  순수한 로맨스,  냉정하고 불길한 세 악당들, 무표정한 얼굴로 범죄를  지휘하는 닥, 모든 등장인물의 연기 조화가 웃기고 진지하다. 강도 현장의 잔혹함도 음악이 함께 한다.  영화가 주는 재미와  즐거움을 흠뻑 느낄 수 있는 올 여름 최고의 히트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