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 김의 영화 세상] 신의 이름으로 ( The Stoning of Soraya M. 20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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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김 영화 칼럼니스트

지난 7월,  런던의 19살 인도계 모슬렘 ‘셀린 두크란’은 아랍인 남자와 사귄다는 이유로 ‘명예살인’ 명분하에 강간당한 채 살해되었다. 분노와 절망을 느끼며 권하고 싶은 영화가 있다.

1986년 이란. 프랑스인 저널리스트 ‘사헵잠’은 여행도중 자동차가 고장나자 외딴 마을에 발이 묶인다. 마을의 정비공에게 차수리를 부탁하는데 어쩐지 표정이 이상하다. 마을의 시장과 모슬렘 지도자 ‘물라’가 나타나서 환영하는 뜻으로 차를 대접하겠다고 한다. 그때 한 여인이 사헵잠에게  다가와 당신이 꼭 들어야 될 얘기가 있다고 말한다. 물라는 미친 여자라고 몰아부치지만 그녀의 표정과 말투가 예사롭지 않다. 사헵잠은 여자의 집을 찾아가고  여주인 ‘자흐라’는 자신의 조카 ‘소라야’에게 벌어진 비극을 증언하며 세상에 알려줄 것을 부탁한다.

‘소라야’는 아이들 넷을 키우며 남편 ‘알리’의 폭행과 욕설을 참고 살아가는 평범한 여자이다. 교도소 간수인 알리는 사형수의 14살짜리 딸과 결혼하기 위해 소라야와 이혼을 원한다. 소라야는 아이들 때문에 이혼을 허락하지 않는다. 알리는 전과자였던 물라의 과거를 빌미로 물라를 협박해서 소라야를 설득시키지만 소용이 없다. 남편에게 얻어맞은 소라야는 어린 두 딸만 데리고 숙모인 자흐라 집으로 피신한다. 남편을 사별하고 홀로 살아가는 자흐라는 소라야의 유일한 피난처이다.

자동차 정비공인 ‘하솀’의 부인이 어린 아들을 놔두고 사망하자 마을 전체가 협동해서 장례를 치루고 알리는 음모를 꾸민다. 물라와 시장을 동원해서 소라야에게 하솀을 위해 요리와 집안 일을 해줄 것을 부탁한다. 소라야는 돈을 벌기위해 가정부일을 수락하고 매일 하솀의 집에 가서 성실하게 일한다. 알리는 소라야를 간통죄로 고소하려고 계획한다. 유죄가 성립되면 돌팔매형을 받고 소라야가 죽으면 위자료를 주지 않아도 된다.

알리는  불미스러운 소문을 퍼트리고 소라야를 길거리로 끌어내 소동을 일으킨다. 자흐라가 나서서 소라야를 감싸고 알리의 계략을 비난한다. 알리는 하솀을 협박해서

소라야에 대한 거짓 증언을 하게 만든다. 약점을 잡힌 물라와 비겁한 시장은 알리의

선동에 어쩔 수없이 따른다. 결국 남자들끼리 판결을 내리고 소라야는 간통죄를 뒤집어 쓴다. 사형 집행날 흰옷을 입은 소라야는 두팔이 묶인 채 허리까지 땅에 묻힌다.

상반신만 땅위로 나온 소라야에게 친정아버지부터 돌을 던져야 한다. 늙은 아버지의 돌이 딸을 비켜가자 알리가 돌맹이로 소라야의 머리를 맞춘다. 퍽 소리와 함께 붉은 피가 쏟아진다. 알리는 두 아들에게도 돌을 던지라고 시킨다. 어린 아들은 괴로움과 두려움으로 눈물을 흘리면서 엄마에게 돌을 던진다. 마을 남자들이 합세하고 소라야는 숨이 끊어질 때까지 돌세례를 받는다. 피가 튀고 살이 찢기는 광란의 현장에서 물라는 신의 뜻이라고 외친다. 소라야의 시체는 강가에 버려지고 들개의 밥이 된다. 고통속에 밤을 새운 자흐라는 다음날 새벽, 흩어진 뼈조각들을 모아 모래에 묻고 작은 무덤을 만든다.

실화를 바탕으로 쓴 ‘프리둔 사헵잠’의 베스트셀러를 영화로 만들었다. 정의라는 허울아래 폭발하는 잔인함과 옳지않은 것을 알면서도 침묵하는 집단의 비양심, 성직자와 무능한 지도자가 보여주는 타락과 악행의 극치가 적나라하게 펼쳐진다.

부당한 제도에 맞서 싸우는 자흐라의 용기와 죽기 직전 하늘을 바라보는 소라야의 피범벅된 얼굴이 오랫동안 남는다. 붉게 타는 석양, 먼지 날리는 거리와 투박한 건물, 챠도르를 두른 여인들, 애절한 음악까지 시종일관 긴장과 참담함으로 애를 끓게 만드는 놀랍고 아프고 강렬한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