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 김의 영화 세상] 우리가 함께 산다면 ( All Together 2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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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김

영화 칼럼니스트/시카고

프랑스. 70 중반의 ‘아니’와 ‘쟝’부부는 넓은 정원을 가진 커다란 집에서 산다. 남편 쟝은 평생 열렬한 사회 운동가로 살았다.

요즘도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시위에 참가하지만 진압대조차 늙은 노인에게 무관심하다. 아니는 손주들이 보고 싶은데 자식들이 자주 집에 들르지 않아 속상하다.

‘알베르’와 ‘쟌느’부부는 유복하고 평탄한 결혼 생활을 해왔다.

쟌느는 자신이 암때문에 얼마 살지 못한다는 사실을 남편에게 숨긴다. 아내를 지극히 사랑하는 알베르에게 서서히 치매 증상이 나타난다. 홀아비 ‘클로드’는 아니와 쟝, 알베르와 쟌느의 40년지기 친구이다. 클로드는 아직도 돈을 주고 여자를 사서 즐기는 바람둥이다.

80을 바라보는 다섯 친구들이 클로드의 생일을 축하하러 모인다. 그들 중 가장 쌩쌩한 쟝이 전부 한집에서 살면서 서로 돌보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한다. 아니는 반대하고 클로드는 기대를 하고 쟌느는 홀로 남겨질 남편을 생각해서 찬성한다.

알베르가 개를 산책시키다 방향을 못잡고 쓰러져 병원에 실려간다. 자꾸 기억을 잃어가는 알베르때문에 쟌느는 개를 산책시킬 사람을 고용한다. 인종학을 공부하는 대학원생 ‘더크’가 지원한다. 더크의 학위 논문 주제가 “노년의 공동 거주”에 관한 것임을 듣고, 쟌느는 자신과 친구들의 삶을 연구하라고 격려한다. 더크는 다섯 노인들의 믿음직한 동지가 된다.  클로드가 심장 발작을 일으키자 아들이 널싱홈에 입원시킨다. 병문안을 간 친구들은 직원들 몰래 클로드를 탈출시켜 쟝 부부의 집으로 데리고 간다. 이 사건을 계기로 알베르와 쟌느도 쟝의 집으로 들어간다. 한 지붕 아래 다섯 노인들이 모였다. 당번을 정해 식사를 준비하고 와인을 마시며 카드 게임도 한다. 알베르의 치매기가 점차 심해지고 시간이 흐르면서 갈등, 불편함, 오랜 비밀등이 드러난다. 친구들은 대놓고 싸우기도 하지만 우정과 의리로 서로를 돌본다.

쟌느의 장례식날, 그녀의 유언대로 화사한 핑크색 관과 샴페인이 준비된다. 친구들은 늘 긍정적이었던 쟌느의 삶에 축배를 든다. 장례식 후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알베르가 아내를 찾아 밖으로 나간다. 친구들도 알베르와 걸으며 함께 죽은 쟌느의 이름을 불러준다.

영화를 보고 사람사는 것은 어디나 똑같구나 생각했다. 나이먹고 늙어가는 것에 프랑스건 한국이건 미국이건 다를 바가 없다. 젊음, 사랑, 건강과 지성도 나이와 함께 퇴색되고 스러져간다. 70대 배우들의 연기는 그들의 실제 삶을 보여주는 것 처럼 자연스럽고 공감이 간다. ‘비아그라’를 먹고 여자와 즐기다가 심장 마비를 일으킨 클로드나 괜히 짜증부리는 남편에게 잠자리를 해주고 달래는 아니를 통해 노년의 성도 솔직하게 드러낸다. 늙는 것과 죽음에 대해 미화하지 않고, 널싱홈 대신 마음맞는 친구들과 함께 사는 것에 대해서 정말로 생각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