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태양광 늘리자 중국 석탄화력 증가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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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발전 패널<로이터>

서구권, 태양광 패널은 중국에 전적으로 의존
서방에서 저탄소 패널 장려 움직임···변환점 될까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이 태양광 시설을 늘리고 있지만 부품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 결국 온실가스 배출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 역설적인 상황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 세계 태양광 패널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이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해 석탄화력발전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결국 중국 공장에서 늘어나는 수요를 맞추기 위해 태양광 패널 생산을 확대할 경우 온실가스 배출이 크게 증가해 태양광 산업이 지금까지 이뤄낸 배출감소가 다시 원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넬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과 펑치유 교수는 “특히 프랑스나 노르웨이처럼 기존에 전기 생산에서 화석연료에 크게 의존하지 않았던 국가들한테는 중국산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것이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세계 태양광 산업을 이끄는 중국…저비용 탄소배출로 맞바꾼 경쟁력

태양광 패널은 기초소재 폴리실리콘을 웨이퍼로 만들고, 웨이퍼를 가공한 셀(태양전지)을 이어 붙여 패널로 조립하는 과정으로 완성된다.

중국의 태양광 패널 제조공장은 현지의 저비용 석탄화력발전을 원동력 삼아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했다.

업계분석가 요하네스 베른로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폴리실리콘의 전세계 물량 4분의 3을 공급하고 있다.

문제는 폴리실리콘 공장에서 실리콘 금속을 정제하는 공정에서 대량의 전기가 사용된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신장이나 네이멍구처럼 인구가 적은 지역에 석탄화력발전소를 대거 세워 폴리실리콘 공장이 비용적인 이점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국제기후연구센터 선임연구원 로비 앤드루는 “만약 중국이 석탄 접근성이 떨어졌다면 현재 태양광 에너지는 저렴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태양광 산업으로 번진 미중 태양광 패권 전쟁

이처럼 중국이 태양광 산업에서 갖춘 높은 경쟁력과 시장 점유율로 인해 서방국들이 추격하기 좀처럼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 폴리실리콘 생산공장들은 중국 공장들보다 더 낮은 탄소를 배출하지만, 비용 경쟁력에 밀려 일부가 문을 닫기도 했다.

서구권에서 가장 큰 폴리실리콘 생산업체 바커헤미의 독일 공장은 중국 신장에 있는 공장보다 4배에 이르는 전력 비용을 감당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한 에너지 회사는 태양광 패널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지만 여전히 중국에서 오는 실리콘 웨이퍼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기 싸움은 태양광 산업에도 적용됐다.

미국은 중국산 태양광 패널과 전지에 관세를 부과했지만, 중국은 다른 국가들에 공장을 설립해 대응에 나섰다. 플로리다에 있는 한 중국 패널 조립공장은 중국에서 웨이퍼와 폴리실리콘을 공급받고 있다.

◇ 프랑스의 저탄소 패널 규제 선례될까

일부 서방 국가 및 기업들은 태양광 산업에서 석탄을 멀리하고자 여러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환경보호청에 따르면 미국은 저탄소 패널 구매를 장려하는 정책을 준비 중이다.

유럽연합(EU)도 27개 회원국에서 판매되는 태양광 패널의 탄소 함유량을 규제할지 여부에 대해 검토 중이다.

중국에서도 서방국들의 저탄소 패널 수요를 맞추기 위한 공장이 있기는 하지만 보편적이지 않다.

세계 최대 폴리실리콘 생산기업 퉁웨이그룹은 수력 발전으로 가동되는 공장들을 보유 중이지만, 경쟁사인 다초뉴에너지 등은 석탄에 압도적으로 의존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일부 규제의 움직임이 중국의 행동 변화로 이어지기도 했다.

프랑스의 경우 태양광 패널 함유량을 규제하는 몇 안 되는 국가로 대규모 태양광 프로젝트에서 저탄소 패널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에 일부 중국 패널 제조사들은 프랑스 시장 공략을 위해 일부 공정에서 재생에너지를 적용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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