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갈릴리, 회복의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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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시카고)

 

마가복음 마지막 장은 원래 8절에서 끝납니다. 그런데 8절까지의 내용이 미완성처럼 보였는지, 오랜 후 어떤 필사자가 다른 복음서를 참조해 9절부터 20절까지의 내용을 보충한 겁니다. 그래서 한글 성경은 첨가된 내용을 괄호 처리해 두었습니다. 그런데 8절까지의 내용만 읽고 묵상하면 마가복음 마지막 장을 통해 강조하고자 하신 하나님의 원래 마음이 보입니다.

물론 첫번째 강조점은 주님의 부활입니다. 지극히 당연합니다. 그렇다면 또 다른 강조점들은 뭘까…궁금해집니다.

다음으로 눈에 띄는 내용은 주님께서 제자들을 다시 부르시는 겁니다. 제자들은 모두 실패자들이었습니다. 주님께서 잡히시던 밤 모두 도망쳐버렸고, 수제자처럼 행동하던 베드로는 주님 앞에서 주님을 3번이나 부인하고 말았습니다. ‘주를 따라가는 자’란 뜻의 ‘제자’ 타이틀에 어울리는 제자들은 하나도 없는 겁니다. 그런데 부활하신 주님은 “그때 너희들이 한 행동을 다 이해한다. 이미 용서했으니 갈릴리에서 다시 만나자꾸나.” 하시며 그들을 다시 부르신 겁니다. 주님 말씀이 우리들에게도 큰 힘과 위로가 됩니다. 우리도 완벽한 제자는 못되기 때문입니다. 신앙의 길을 가는 동안 말씀대로 살지 못하고 주님 주신 소명을 거부하거나 소흘히 할 때도 있는 겁니다. 하지만 이 말씀 때문에 우린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우리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는 주님께서 우리를 사랑의 눈으로 지켜보시며 손짓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또 눈에 들어오는 내용이 있습니다.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오라고 하신 장소가 갈릴리라는 겁니다. 사도행전을 보면 제자들의 사역이 활발하게 일어난 첫번째 장소는 예루살렘이었습니다. 제자들에게 성령님 임하신 곳이 예루살렘이었습니다. 성령 충만해진 제자들은 유대인들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그곳에서 열심히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 결과 예루살렘에 첫번째 교회가 세워집니다. 그러니 예수님께서 유대인들을 다 예루살렘 성전으로 불러모아 부활을 선포하셨다면, 제자들이 복음을 전하는데 아주 큰 힘이 되었을 겁니다. 주님은 왜 제자들을 갈릴리로 부르셨을까요?

갈릴리는 주님과 제자들에게 아주 특별한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갈릴리는 주님께서 그 열 한 사람을 택해 부르시고 제자로 세우신 곳이었습니다. 이때 주님께선 그들을 제자로 세우는 목적을 분명하게 가르쳐주셨습니다. “자기와 함께 있게 하시고 또 보내사 전도도 하며 귀신을 내어쫓는 권세도 있게 하려 하심이라.” 예배자의 삶을 살고, 하나님 말씀을 통해 주님 닮아가는 삶을 살며, 서로 사랑함으로 평화의 공동체를 세우, 복음을 전하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삶을 살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주님은 실패한 제자들을 처음 calling하셨던 곳으로 불러 모으신 겁니다. 이유는 클리어 합니다. 제자의 소명을 다시 기억하라시는 겁니다. 그래서 주님의 뒤를 이어 그 소명을 감당하라시는 겁니다. 제자들의 회복을 위해서 갈릴리로 부르신 겁니다.

우리 또한 제자의 길을 걷다보면 시험에 걸려 넘어지고 유혹을 만나 딴 길로 갈 때가 있습니다. 이때 우리가 돌아갈 곳은 주님께서 제자들을 부르시고 소명을 주신 바로 그 말씀입니다. 마가복음 3장 13절에서 15절 말씀, 이곳이 우리가 돌아갈 영적 갈릴리인 겁니다. 이 말씀을 깊이 묵상하는 동안 우리는 회복되어 다시 제자의 길을 걸을 수 있게 될 겁니다.

포기하지 않고 우리를 일으켜세워 손에 나침반을 쥐어주시는 주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