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감사는 신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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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목사 (선한 이웃 교회 담임/ 미 육군 군목)  

몇 해전까지만 해도 “어머니”라는 말만 들어도 저도 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리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자식들을 위해 한 평생을 희생하며 사시다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면 누구나 예외없이 불효자의 심정을 경험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해 봅니다. 지난 추석엔 이곳 한인타운에서 멀지 않은 가까운 세미터리에 들렸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부모님의 묘지앞에 트럼펫을 연주하며 어머님 산소에 성묘하는 사람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나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를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자리 마른 자리 갈아 뉘시며, 손 발이 다 닳토록 고생하셨네, 하늘 아래 그 무엇이 넓다하리요, 어머님의 희생은 가이없어라…” 어머니 노래를 담은 트럼펫 연주를 따라 저도 모르게 노래 가사를 생각하며 어머님에 대한 그리움에 목이 메여 왔습니다. 뒤늦게 철들어 부모의 은혜를 깨닫게 되고, 감사를 표하기위해 찾아간 부모는 이미 이 세상에 계시질 않습니다. 아마도 이같은 안타까운 경험은 저만의 일이 아니리라 생각됩니다. 오늘 추수 감사절을 보내면서 다시금 깨닫게 되는 것은 “감사” (感謝)라는 것은 받은 은혜를 잊지않고 언제나 그 은혜를 기억할 때 찾아 오는 것임을 알게 됩니다. 성경에 ‘감사’라는 헬라어는 ‘유카리스토’입니다. 그것은 전치사인 ‘유’와 은혜라는 뜻의 ‘카리스’가 합성된 단어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말로 직역하면 “귀한 은혜” (Good Grace)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바로 감사와 은혜와의 깊은 상관관계를 단어속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그럼으로 하나님의 귀한 은혜를 깨닫고 기억할 때, 그 인생은 감사함이 가득한 삶이 되어진다는 사실입니다.

 

이같은 감사와 은혜와의 관계를 잘 설명해 주는 성경말씀이 신약의 골로새서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예수님의 사도였던 바울은 성도들로 하여금 그들이 감사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리로 하여금 빛 가운데서 성도의 기업의 부분을 얻기에 합당하게 하신 아버지께 감사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그가 우리를 흑암의 권세에서 건져내사 그의 사랑의 아들의 나라로 옮기셨으니, 그 아들 안에서 우리가 속량 곧 죄 사함을 얻었도다.” (골1:12-14) 바로 하나님이 베풀어 주신 은혜는 먼저, 우리를 그의 자녀로 삼아주셨다는 사실입니다 (Qualified).  뿐만아니라 어두움의 세력에서 우리를 건져내셨고 (Delivered), 우리를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 백성으로 이끌어 주셨습니다 (Transferred). 또한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구원하셨다는 것입니다 (Redeemed). 이같은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할 때, 믿음의 성도된 우리는 어떤 환경과 조건속에서도 감사할 수 있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그것은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더 좋은 것을 갖게될 때 감사하게 된다는 세속적이고 조건적인 감사와는 너무나 다른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감사는 신앙인 것입니다.

크리스챤의 감사는 은혜를 베푸신 하나님과 맺은 인격적 관계안에서의 감사요, 외부적 조건에 의한 감사가 아닌 영혼깊은 곳으로 부터 체험되는 내면적인 감사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물질적인 풍요와 안락한 환경이 찾아올 때에도 오히려 하나님의 은혜를 더욱 기억하여 감사하는 삶을 살아갑니다.

 

이스라엘의 지도자였던 모세는 일찌기 그의 백성들이 장차 가나안 땅에서 누릴 풍요로운 삶으로 인해 겪게될 신앙과 정신의 타락에 대해 엄하게 경계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는 물질주의와 우상숭배에 빠지지 않도록 그의 민족앞에서 마지막 설교를 통해 간곡히 명령하고 있습니다: “네 소와 양이 번성하며 네 은금이 증식되며 네 소유가 다 풍부하게 될 때에

네 마음이 교만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잊어버릴까 염려하노라…네가 마음에 이르기를 내 능력과 내 손의 힘으로 내가 이 재물을 얻었다 말할 것이라.” (신8:11-18)  물질의 풍요로 인하여 오히려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지도 기억하지도 못하게 한다면 그것은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 될 것입니다.  은혜를 기억하지 못하는 곳엔 어떠한 감사의 삶도 찾아 볼 수 없게 됩니다. 감사란 소유하는 것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은혜를 잊지않고 기억하는 존재가 되어질 때 우리안에 찾아오는 감동입니다. 이같은 감사의 계절에 사랑하는 가족들이 우리곁에 있음으로 인해, 변하지 않는 우정을 간직한 친구들로 인하여, 형제보다 끈끈한 신앙의 가족들로 인해, 그리고 무엇보다 영원하신 하나님의 은혜로 인해 두손 모아 무한한 감사의 기도를 주께 드리게 됩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