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감사는 준비하는 자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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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용 목사(시카고 기쁨의 교회)

 

마가복음 4장 21-23절에 보면, 예수의 등경 비유가 나온다. 등경을 가져와 놓고는 말(곡물을 재는 도량형 기구) 아래나 평상(침대) 밑에 두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말로 가리지 않고 침상 위에 자리 잡게 해서, 감추인 것을 환히 드러내게 해야 하고 숨겨진 것이 가려지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교훈한다. 그런데 여기서 말은 시간을 상징하고 침상 아래는 공간을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해서 본다면, 그 가운데 감사의 신앙을 묵상해 볼 수 있다. 치수를 재고 양을 계산하는 도구인 말이 시간을 상징하는 이유는 예수 시대에는 말로 적당한 때에 맞춰 불을 끄거나 가리곤 했는데, 바로 그 말이 소등의 때를 상징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침상 아래가 잘못된 공간의 상징인 이유는 침대 밑에 불을 놓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이유에 따라서 예수는 등불이 바른 때와 위치에 놓여지는 것이 중요한 신앙임을 깨닫게 해 준다. 감사절을 앞둔 시점에 등불의 비유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감사의 삶을 살아야 할지 살펴 보고자 한다.

먼저 감사는 시간을 준비하는 자에게 주어진다는 것이다. 말은 시간을 상징한다. 그런데 그 말이 등불을 끄지 말아야 할 때 불을 끄게 된다면, 우리는 중요한 때와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때를 준비해야 한다. 준비되지 않은 말로 인해서 무의미한 시간과 잘못된 타이밍에 등불이 꺼지지 않도록 우리는 시간을 준비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 시각과 청각의 중복 장애를 가지고 있었던 헬렌켈러는 “사흘만 볼 수 있다면”(Three Days to See)이라는 그의 에세이에서 자신에게 3일만이라도 눈을 뜨고 세상을 볼 수 있다면, 어떻게 3일을 보낼 것인지를 자세히 설명한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내일이면 귀가 안 들릴 사람처럼 새들의 지저귐을 들어 보아라. 내일이면 냄새를 맡을 수 없는 사람처럼 꽃향기를 맡아 보아라.
내일이면 더 이상 볼 수 없는 사람처럼 세상을 보아라.”

헬렌켈러가 중복의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장애인에게 높은 장벽을 만들어 놓은 세상 속에서 당당히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 “3일”을 늘 준비하면서 살았기 때문이다. ‘그 날이 온다면 …’ 어떻게 살지를 항상 준비했던 헬렌켈러는 현실에서는 그 날이 오지는 않았지만, 항상 그 날을 꿈꾸며 예비하고 살았기 때문에 감사가 채워진 위대한 삶을 살았던 것이다.

감사가 없다고 불평하지 말라. 곧 올 감사의 때와 시간을 준비하고 예비하라. 그 때 참된 감사가 채워지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감사는 바른 장소를 준비하는 자에게 주어진다는 것이다. 여기서 장소는 곧 우리가 앉게 될 지위나 머물게 될 삶의 자리를 말한다. 어떤 자리나 직위, 직분을 갖게 될지라도 준비하고 예비하는 자가 될 때 우리는 감사를 깨닫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바울은 “내가 맡은 일을 감당할 수 있도록 힘을 주신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께 나는 감사합니다. 주께서 나를 성실한 사람으로 인정하셔서 당신을 섬기는 직분을 나에게 맡겨주신 것입니다”(딤전 1:12)라고 말했다. 우리는 분명히 어떤 자리에 앉게 될 것이다. 그 자리가 세상 속의 직위이든 교회의 직분이든 그곳이 감사의 장소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자리와 직분을 위해 항상 먼저 준비하고 예비하고 있는 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축구 선수 가운데 스트라이커라는 골을 넣는 포지션이 있다. 그들은 골을 넣는 실질적인 연습을 하는 것만큼, 항상 머리 속으로 어떤 자리에서 어떤 자세로 슛을 쏘아서 골을 넣을 것인지 이미지트레이닝을 한다고 한다. 그것은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우리도 지금 눈에 보이는 것으로 감사를 충분히 느낄 수 없다. 매일 매순간 다음 자리로 가게 될 그 날을 생각하며, 인생의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야 한다. ‘그곳에 가면 어떤 말을 하고 어떻게 사람을 대하며 무엇을 새롭게 할까?’ 가게 될 그 자리와 위치, 직분과 역할을 위해 끊임없이 준비하는 자가 될 때, 진정한 감사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준비하는 자는 감사가 채워질 것이다. 시간과 공간의 삶 속에서 준비와 예비함으로 감사를 허락받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