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개혁주의 신앙: 율법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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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국 목사(횃불트리니티 총장 어시스턴트/횃불재단 DMIN 스태프)

구약의 율법은 그 내용 면에서 총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의식법, 시민법, 그리고 도덕법이다. 의식법은 대체로 모형을 통하여 주어졌다. 대표적으로 레위기의 제사법이 있다. 성막에서 지켜야 할 규정이 있다. 유월절 규정, 할례 의식, 나실인에 관한 법, 식생활 법, 아이를 낳은 여인에 대한 규례, 나병환자나 피부병 환자에 대한 정결 예식, 집에 곰팡이가 생겼을 때 행하는 정결 의식, 유출병 환자에 대한 정결 의식, 대 속죄일 규례, 의류 법 등이 있다. 이런 법은 오실 메시아를 예표 한다. 그리스도와 그를 통해서 베풀어질 은혜, 그가 행하실 일, 그가 받을 고난, 그리고 그의 공로로 주어질 유익을 예표 한다. 또한 도덕적 의무에 대한 여러 가지 교훈이 제시되어 있다. 그런데 이 모든 의식법이 지금 신약 시대에는 폐기되었다. 왜냐하면 이것들은 실체에 대한 그림자의 역할을 하는데, 실체인 예수님이 오셨기 때문에 더 지킬 필요가 없다. 구약의 신자는 이 의식법을 통하여 구주의 사역을 청동 거울을 통해서 보듯이 희미하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그리스도가 오심으로 인해서 우리들은 성경을 통하여 그리스도를 뚜렷이 볼 수 있기 때문에, 더 이런 의식법이 필요치 않다.

다음으로 시민법이 있다. 시민법은 정치적 집단인 이스라엘에 준 여러 가지 재판에 관한 율법이다. 또한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살게 될 이스라엘 백성에게 할당된 임무나 국가의 기관들에 관한 법을 가리킨다. 이 법도 이스라엘 국가가 멸망함으로 그 시효가 끝났고, 지금은 아무에게도 구속력이 없다. 다만 그것의 일반 형평의 원리, 말하자면 정의, 공의는 사용될 수 있다.

다음으로 도덕법이 있다. 도덕법이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법이다. 시간에 상관없이, 즉 과거, 현재, 미래에 상관없이, 공간에 상관없이, 즉 이스라엘이건, 한국이건, 미국이건, 아프리카이건 상관없이, 어느 시대, 모든 사람이 다 지켜야 하는 법을 뜻한다. 이 법은 영원토록 구속력이 있다. 도덕법의 대표는 십계명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지금까지의 설명을 들어보면, 의식법, 시민법, 도덕법이, 세 가지 다른 법처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세 가지는 서로 다른 법이 아니라, 서로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예를 들어, 도덕법이라고 불리는 십계명 중에서 제4계명은, “안식일을 거룩히 지키라” 이다. 이 계명은 도덕법에 속하지만 동시에 의식법에 속하기도 한다. 또한 안식일을 지키지 않았던 자들을 처벌하라는 규정이 있는 것으로 봐선, 시민법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의식법, 시민법, 도덕법은 서로 다른 법이 아니라 한가지 법에 대한 세 가지 측면이고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마치 하나의 생명체처럼 말이다. 이는 마차 달걀과 비슷하다. 달걀은 껍데기, 흰자, 노른자로 나눌 수 있다.

세 가지 법 중에서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것이 의식법과 시민법이다. 그보다 안쪽에, 즉 흰자에 해당하는 것이 도덕법이다. 그리고 도덕법의 중앙에 위치한 것, 즉 노른자의 위치에 있는 것이 하나님의 성품을 뜻하는, 사랑과 공의이다. 그래서 시민법과 의식법은 도덕법을 해석해서 적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도덕법이 교과서라면 시민법과 의식법은 일종의 참고서이다. 도덕법은 하나님의 성품을 해석해서 적용한 것이다. 그러니까 안쪽으로 갈수록, 법의 원리와 본질을 설명한 것이고, 바깥쪽으로 갈수록 법의 적용을 말한다. 안쪽으로 갈수록 절대적 및 보편적이고, 바깥쪽으로 갈수록 상대적 및 시대적이다. 안쪽으로 갈수록 불변하고, 바깥쪽으로 갈수록 시대와 상황에 따라서 변할 수 있다. 따라서 시민법과 의식법은 오늘날 문자 그대로 지킬 필요는 없다. 단지 그 원리를 지키면 된다. 그 원리가 어디에 있는가? 도덕법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