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개혁주의 신앙: 하나님의 섭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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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국 목사(트리니티 신학대학원 논문심사위원)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은 당신이 창조한 것을 보존하고 완전히 통치하신다. 하나님이 우주 만물을 통치하실 때는, 일부분만 하지 않는다. 통치가 미치지 못한 곳이 없다. 완전히 그리고 온전히 하신다. 어떤 사람들은 하나님이 세상의 큼직한 일만을 주관하고 사소한 일은 인간에게 맡기고 통치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큰 사건은 수많은 작은 사건과의 인과관계 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작은 사건을 배제한 큰 사건은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큰 사건뿐만 아니라 작은 사건까지도 모두 통치한다고 해야 옳다. 이것을 가리켜 하나님의 섭리라고 한다.

그런데 다른 교리와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섭리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반론이 제기되었다. 첫째, 만일 하나님이 모든 것을 통치한다면, 인간은 자신이 행한 것에 대한 책임이 없지 않은가? 이 반론에는 하나님은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상관하지 않고 강제로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게 한다는 어리석은 가정이 있다. 만일 하나님이 강제로 인간이 죄를 짓게 한다면 인간은 죄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성경은 하나님이 강제로 사람이 죄를 짓게 하지 않고, 인간 스스로 원해서 죄를 짓는다고 가르친다. 하나님은 인간이 죄를 범하기를 원할 때, 그것을 허락하신다. 인간의 죄는 하나님의 예정 가운데에 있고, 하나님이 작정하신 것이지만, 하나님이 죄의 조성자는 아니다. 요셉과 그의 형제와의 대화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요셉의 형제들이 요셉을 애굽에 팔았다. 나중에 요셉이 형제들을 만나서 이렇게 해석한다. “당신들은 나를 해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 오늘과 같이 많은 백성의 생명을 구원하게 하시려 하셨나니” (창 5:20). 여기에 보면 죄의 조성자는 요셉의 형제들이다. 악을 행한 것은 요셉의 형제들이지 하나님이 아니다. 하나님은 이 행위에 대한 작정자이지 조성자는 아니다. 하나님은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예정하시고, 이들의 악을 선하게 쓰는 모든 계획을 작정하신다.

둘째, 하나님이 모든 것을 통치한다면 자신이 무엇을 행하든지 결국은 똑같게 될 것이라는 반론이다. 이 주장은 그 자체에 모순, 이율배반이 있다.일의 결과는 하나님의 통치 아래에 두면서 일의 과정은 하나님의 통치에서 벗어난 순수 확률에 두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가 하나의 사건인 것처럼 과정도 역시 동등한 하나의 사건이다. 다른 과정은 반드시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그렇기에 하나님의 예정은 오히려 인간의 자유의지를 더욱 중요하게 만든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더욱 힘써 너희 부르심과 택하심을 굳게 하라 너희가 이것을 행한즉 언제든지 실족하지 아니하리라” (벧후1:10). 만약 하나님이 우리를 선택하신다면 우리가 무슨 짓을 하든지 상관없이 구원받게 될 것이라는 생각은 이율배반이다. 오히려 하나님이 선택한 사람들에게 행하라고 말씀하신 것을 더욱 힘써 행할 때 그들은 구원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