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기도의 숄을 덮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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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한마음재림교회 서상규 목사

밤중에 그 사람이 놀라 몸을 돌이켜 본즉 한 여인이 자기 발치에 누웠는지라 가로되 네가 누구뇨 대답하되 나는 당신의 시녀 룻이오니 당신의 옷자락으로 시녀를 덮으소서 당신은 우리 기업을 무를 자가 됨이니이다”(룻기 3:8-9)

구약에 기록된 신데렐라 이야기, 바로 룻과 보아스의 사랑이야기입니다. 가난한 과부 거기다가 멸시받는 이방인이었던 룻, 그녀의 삶은 매일 남의 밭에서 이삭을 주어야 하는 고달픈 나날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녀의 어여쁜 마음을 알아보고 사랑해주는 남자가 나타났으니 그는 베들레헴에서 잘 나가는 능력남 보아스였습니다.

룻기 3장 8-9절은 이 사랑 이야기의 절정에 해당하는 ‘타작 마당 한 이불 사건’입니다. 서로에 대한 호감과 마음을 주고 받던 중 드디어 룻은 어머니의 코치를 받아 아름답게 단장을 한 후 타작마당에 있던 보아스의 발치에 몰래 눕습니다. 한밤 중 발치에 누워있는 룻을 보고 깜짝 놀란 보아스. 그때 룻이 보아스에게 말합니다. “당신의 옷자락으로 시녀를 덮으소서” 나를 당신의 옷으로 덮어 달라고 고백할 때 룻의 마음은 얼마나 떨렸을까요. 그 상황에서 거절이라도 당한다면 한 여자로서 당할 부끄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것입니다. 그런데 다행히 보아스는 룻을 받아들였고 그의 옷자락으로 그녀를 덮어줍니다.

여기서 ‘옷자락으로 덮는다’는 것은 ‘겉옷으로 덮는 것’을 말하는데, 이것은 이스라엘 사람들의 겉옷과 관련된 독특한 표현입니다. 남자의 펼쳐진 겉옷 속으로 여인이 들어간다는 것은 그 남자의 보호 아래 들어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남자는 그의 겉옷 아래 들어온 여자를  책임져야 했습니다.

현대 이스라엘의 회당 예배에서도 겉옷을 펼쳐서 가족들을 보호하는 의미를 갖는 특별한 예식을 볼 수 있습니다. 예배 도중에 ‘하잔’이라고 불리는 ‘찬양 인도자’가 민수기6장 24-26절에 나오는 제사장의 축복을 웅장하게 낭송합니다. “여호와는 네게 복을 주시고 너를 지키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 얼굴로 네게 비취사 은혜 베푸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 얼굴을 네게로 향하여 드사 평강 주시기를 원하노라 할지니라 하라”(민6:24-26)

이때 집안의 가장들은 그들의 어깨에 걸치고 있던 겉옷을 펼칩니다. 이 겉옷은 성서시대의 겉옷이 가지고 있던 의미가 현대화된 의상입니다. 제사장의 축복문과 함께 남편은 겉옷을 펼치고 아내는 그 겉옷 속으로 들어가 가장의 보호 안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그때 남편이 아내에게 덮어주는 숄이 ‘탈릿’(Tallit)이라고 불리는 ‘기도숄’(prayer shawl)입니다. 너무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사랑하는 아내를 기도의 숄로 덮어주는 남편의 모습. 축복과 위안의 기도로 아내의 상한 마음을 덮어준다면 얼마나 평안하고 따뜻하겠습니까. 그래서 이 ‘기도숄’을 ‘위로의 숄(comfort shawl)’ 혹은 ‘평안의 숄(peace shawl)’이라고 합니다.

저는 종종 침대에 누워 아내를 위한 축복의 기도를 합니다. 침대에 누운체로 한 손으로는 팔배게를 해 주고 다른 한 손으로는 머리에 손을 얹고 아내를 위한 기도를 드립니다. 그 시간이 얼마나 평화롭고 따스한지 종종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이렇게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함께하면 이내 마음이 평안해지고 행복해지는 것을 경험합니다. 남편과 아내가 서로에게 기도의 숄을 덮어준다면 그 가정은 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평화로운 안식처가 될 것입니다.(sda409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