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기적 속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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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

에베소에서 전심으로 복음을 전하고 있는 바울을 하나님께서 특별한 방법으로 도와주셨습니다. 바울의 몸에서 손수건이나 앞치마를 가져다가 병든 사람에게 얹으면 병이 낫고 귀신이 쫓겨나가는 특별한 기적을 행하신 겁니다. 하나님과 바울의 동역은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낳았고, 그 결과 에베소의 많은 사람들이 회개하고 돌아와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되었습니다. 새로 주님의 제자들이 된 사람들은 과거 의지하던 마술책들을 몽땅 가지고 나와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불태워버렸습니다. 그렇게 태워버린 책의 가치가 은 5만, 즉 5만명의 하루 일당을 다 합친 금액과 같았다고 하니, 에베소에 정말 대단한 영적 부흥이 일어난 겁니다.

하나님의 기적은 3가지 요소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첫째 과학적으로 절대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어야 합니다. 둘째 행위의 주체가 하나님이어야 합니다. 세째 하나님께선 당신의 뜻과 목적을 이루어가는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순간에 기적을 행하신다는 겁니다. 하나님의 기적은 과거 종결형이 아니라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진행형입니다. 하나님은 영존하시고 그분의 성품은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믿음의 성도들은 하나님의 기적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아야 할까요? 시편 103편 7절 말씀이 우리를 바른 길로 인도합니다.

“그의 행위를 모세에게, 그의 행사를 이스라엘 자손에게 알리셨도다.”는 말씀 속 ‘행위’와 ‘행사’는 같은 뜻을 지닌 단어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원문을 보면 확연히 다릅니다. 원문대로 해석하면,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보여주신 것은 길이었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보여주신 것은 행하신 일들, 즉 기적의 현상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기적을 행하셨을 때, 백성들은 그 현상을 오감으로 체험하는 수준에서 그쳤지만, 모세는 그 기적 속에서 하나님의 길을 보았다는 뜻입니다. 모세는 기적을 통해 하나님의 뜻과 목적 그리고 하나님의 성품들을 발견함으로 하나님께 더 가까이 다가가는 길을 열어간 겁니다. 모세와 백성이 보여준 차이가 어떤 결과를 낳았을까요?

이스라엘 백성들은 출애굽부터 40년의 광야 생활 그리고 가나안을 정복하는 과정에서 수없이 많은 기적을 체험했지만, 어렵고 힘든 상황만 만나면 불평했고 달콤한 유혹 앞에서는 여지없이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기적에 대한 감정적 반응은 아무리 뜨거워도 시간이 지나면 금방 식고 잊혀지기 때문입니다. 좋은 예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선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건져내기 위해 10가지 기적을 행하셨습니다. 그렇게 많은 기적을 체험했지만 홍해 앞에서 애굽 군대를 만나자 모세와 하나님을 원망합니다. 하나님께서 홍해를 갈라 백성들은 건너게 하시고 애굽 군대는 수장시키셨을 때 백성들은 하나님을 찬양했습니다. 그러나 사흘 동안 물 구경도 못하다가 물을 발견했지만, 그 물이 너무 써서 먹을 수 없자 다시 모세를 원망합니다. 모세를 리더로 세우신 하나님을 원망한 겁니다. 이런 모습이 기적을 오감으로만 체험하는 사람들의 영적 특징인 겁니다. 그러나 모세는 달랐습니다. 모세는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잃지 않았고, 그래서 늘 하나님 앞에 겸손하게 엎드려 기도드렸습니다. 기적 속에서 발견한 하나님의 뜻과 하나님의 성품 때문에, 어떤 시험과 유혹을 만나도 하나님만 믿고 의지할 수 있었던 겁니다.

기적을 보는 것으로 만족한 백성들의 신앙과 그 기적 안에서 하나님의 길을 발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모세의 신앙은 이처럼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는 겁니다.

하나님을 믿는 성도들은 모두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기적을 체험하며 살아갑니다. 자신의 삶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고, 아니면 성경 또는 다른 성도들의 간증을 통해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겁니다. 우리 모두 모세처럼 기적을 통해 하나님의 길을 발견하려고 노력하고, 그 결과 하나님과의 관계가 더 깊어지고 강해지는 복된 삶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