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내 인생의 킹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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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규 목사(한마음재림교회/시카고)

13~14세기경 독일에서는 케글링(kegling)이라는 종교적인 의식이 성행했다고 합니다. 케글링은 악마의 상징인 케겔(kegle)이라는 막대기를 세워 놓고 일정한 거리에서 둥근 돌을 굴려서 넘어뜨리는 의식으로서 케겔을 잘 넘어뜨리면 신앙심이 두터운 증거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종교개혁의 선구자였던 마틴 루터(Martin Luther)도 열렬한 케글러로서 그때까지 제각기 달랐던 핀의 수를 9개(9핀 볼링의 효시)로 정하고 다이아몬드 형태로 세우도록 하는 등 기본적인 경기규칙을 체계화 시킨 볼링의 선구자이기도 합니다. 후에  볼링은 종교적인 의식에서 벗어나 오락적인 성향이 강해지면서 자연스럽게 교회 밖으로 나오게 됩니다. 미국에서는 1840년 맨하탄에 실내볼링 레인이 처음으로 설치되면서 실내 사교활동으로 꽃을 피우게 됩니다. 그런데 실내 볼링장 내에서의 음주와 내기를 거는 도박행위로 행태가 변하여 사회적 폐단이 생겨나게 됩니다. 그러자 미국 전 지역에서 9핀 경기가 전면적으로 금지되게 됩니다. 그런데 ‘9핀 볼링을 금함’이라는 금지령이 9핀에 제한된다는 점을 착안한 누군가가 핀을 하나 더 추가하여 10핀 볼링을 만들었고 세트의 방법을 다이아몬드형에서 삼각형으로 바꾸어 교묘하게 법률망을 피했고, 이에 볼링게임은 오늘날의 10핀의 형태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볼링에서 가장 신나고 흥분되는 순간은 아무래도 한번에 10개의 핀을 다 쓰러뜨리는 스트라익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스트라익을 하기 위한 요령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반드시 맨 앞의 1번 핀을 넘어뜨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1번 핀을 치지 않고는 결코 스트라익을 낼 수 없습니다. 그래서 1번 핀을 ‘킹핀’이라고 합니다. 볼링의 초보들은 10개의 핀을 다 쳐다보고 볼을 굴리지만 고수는 킹핀의 한 점을 향해 볼을 굴리는 것입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교묘한 수를 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시쳇말로 잔머리를 굴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담담하고 진중하게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얕고 가벼운 방법으로 이렇게 저렇게 수를 부리며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하십니까? 인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인간의 얕고 가벼운 수들을 동원하십니까? 아니면 그 문제를 단번에 스트라익으로 날려 버릴 수 있는 하나의 단수, 킹핀에 집중하십니까? 삶의 문제 앞에서 그리스도인이 가져야 할 그 하나의 단수, 곧 인생의 킹핀은 무엇일까요?

“히스기야가 사자의 손에서 편지를 받아보고 여호와의 성전에 올라가서 히스기야가 그 편지를 여호와 앞에 펴 놓고 그 앞에서 히스기야가 기도하여 이르되 그룹들 위에 계신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여 주는 천하 만국에 홀로 하나님이시라 주께서 천지를 만드셨나이다.” (왕하 19:14-15) 기원전 722년 북방 이스라엘은 앗수르에 의해 완전히 멸망당합니다. 이 기세를 몰아 앗수르는 남방 유다를 침공했고 당시 왕이었던 히스기야는 나라의 존폐가 달린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히스기야는 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왕의 창고를 탈탈 털고 심지어 성전기둥에 있는 금까지 벗겨내어 조공을 바칩니다. 그와 함께 성벽을 보수하고 망대를 만들었으며 성이 포위 당할 것을 대비하여 실로암 연못을 파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그의 이런 저런 수들은 강력한 앗수르의 무력 앞에 무용지물이었습니다. 그의 모든 수들이 허지로 돌아간 그 순간, 히스기야는 이 모든 수들이 문제를 해결 할 수 없다는 것을 절감하게 됩니다. 드디어 그는 단 하나의 수, 이 문제를 단번에 스트라익으로 날려버릴 킹핀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기도였습니다. 그는 이 문제를 가지고 성전으로 나아가 하나님 앞에서 기도합니다. 그 기도의 응답이 어떻게 이루어졌습니까? 하나님께서 산헤립을 치자 하루 밤 사이에 18만 5천의 군대가 몰살을 당합니다. 유다의 승리였습니다. 하나님의 승리였고 이는 히스기야가 드린 기도의 응답이었습니다.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백 수천의 방법들이 있을 것입니다. 내 인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최선을 다해서 시도하는 것은 중요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1번 핀, 킹핀 없이는 결코 스트라익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에 기도 없이는 결코 스트라익이 나올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