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떡을 물위에 던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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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규 목사(한마음재림교회/시카고)

 

“너는 네 떡을 물 위에 던져라 여러 날 후에 도로 찾으리라”(전도서 11:1) 나의 손에 떡이 한 덩이 있습니다. 그런데 전도서를 기록한 솔로몬은 그 떡을 물 위에 던지라고 합니다. 강물에 던져진 떡 한 덩이는 물에 젖어 흘러가 버립니다. 이제 나의 손에 남은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내가 그 떡 한 덩이 먹었으면 좋았을 것을 그것을 먹지 말고 물에 던지라고 합니다. 떡을 물 위에 던지는 것은 낭비처럼 보입니다. 물에 젖은 떡은 아무런 쓸모가 없습니다. 떡을 물에 던지라는 것은 다시 되찾을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시도해보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무슨 의미 일까요?

이 구절을 이해하기 위해 전도서가 쓰여질 당시 고대 근동 팔레스타인 지역에 내려오던 옛 속담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속담은 ‘빵을 물에 던져라 곧 선행을 베풀라. 그러면 당신에게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 라는 것입니다.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한 바그다드 왕자가 어느 날 강물에 빠져 실종되었는데 몇 주가 지나서 멀쩡히 살아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경위를 들으니 그가 강물에 떠내려 가다가 한 바위에 걸려있는데 수시로 빵이 들어있는 가죽 주머니가 강물 위로 떠내려 오기에 그것을 먹고 힘을 얻어 살아 돌아오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왕은 그 가죽 주머니 안에 써 있던 ‘베센하드’라는 사람을 찾아 빵을 강물에 떠내려 보낸 이유를 물어보니 그는 옛 속담이 정말 실현되는지 알고 싶어 빵을 주머니에 넣어 물에 던졌다는 것입니다. 그는 속담처럼 강물에 던진 빵 덕분에 큰 보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전도서는 오늘 우리에게 같은 말로 권면합니다. 떡을 물 위에 던져라. 특별히 전도서는 솔로몬의 인생 말년에 기록된 글입니다. 그래서 그의 지혜와 함께 인생의 경험과 연륜이 더해진 삶의 지혜가 담긴 명언들이 가득합니다. 솔로몬은 전도서에서 인생의 허무를 언급한 후 그의 글을 마무리하면서 사람의 사는 인생 동안 남을 위해 선한 일을 행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전도서 총 12장중 1-10장의 핵심 주제는 해 아래 있는 모든 것이 끝내는 허무하다는 말씀입니다. 이 세상에서 내가 얻기 위해 발버둥쳤던 명예, 물질, 쾌락, 지식같은 모든 것들이 아무것도 아니라 오히려 눈으로 아무리 보고, 귀로 아무리 들어도, 지식으로 채우면 채울수록 우리의 번뇌와 근심은 더욱 많아지고 물질을 모으면 모을 수록 우리는 더욱 수고만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솔로몬은 내가 손에 쥐고 있는 모든 것들을 강물에 던져라 던지지 않으면 모두 헛된 것이 된다고 말합니다. 얻고자 하는 자가 잃을 수 있고, 잃고자 하는 자가 얻을 수 있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입니다. 자신이 가진 것, 누리고 있는 것, 붙잡고 있는 것을 포기하면 꼭 죽을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을 내려놓음으로써 진정 살게 되고 복된 인생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주고 받는 것을 삶의 원리로 살아갑니다. 사람들은 당장 돌아올 것 같지 않은 곳에 삶을 투자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과 동행하는 사람들은 물 위에 떡을 던지는 듯한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조건 없는 기부, 아낌없는 긍휼, 더 주지 못해 미안해하는 마음 등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들은 하나님의 원리가 주고 또 주는 것임을 아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언젠가는 돌아온다는 것을 믿으면 사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입니다.

2018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무슬년 새해에는 떡 한 조각을 물에 띄워보면 어떨까요? 작은 친절 하나, 작은 도움 하나, 작은 배려하나 떡을 물위에 던지는 삶을 살아봅시다. 특별히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장 귀한 떡, “나는 생명의 떡”(요 6:48)이라고 말씀하신 예수 그리스도, 우리들의 삶에서 예수님을 나타내는 작은 떡들을 저 강물 위에 저 세상의 사람들을 향해 던져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