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모사재인 성사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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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용 목사 시카고 기쁨의 교회

삼국지연의에 보면, 제갈공명이 북벌을 위해 사마의와 그의 두 아들을 처단하는 병법으로 화공의 책략을 펼치던 중, 가장 중요한 때에 소나기가 내리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한다.  그때 제갈공명이 하늘을 향해 안타까움을 표현하며 말한 것이 바로 “모사재인 성사재천”(謀事在人成事在天)이다. ‘일을 계획하는 것은 사람이 하지만, 그 일을 이루는 것은 하늘’이라는 뜻이다. 적벽대전에서 불을 통해 조조의 대군에 큰 승리했던 제갈공명도 하늘의 뜻은 꺾을 수 없음을 깨닫고, 탄식하며 외친 말이다.

요즘 이 제갈공명의 탄식을 외치는 사람들이 많다. 화성에 탐사선을 보내고, 그곳에 사람을 보내는 계획을 세우며, 손바닥만한 스마트폰을 통해 집안일과 회사일 모두를 할 수 있는 이성과 과학의 최첨단을 달리는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모사재인 성사재천”을 입에 달고 다닌다. 흑인 대통령을 세우며 동성혼을 인정하는 진보의 세상을 향해 가던 미국이 보수 우파에서도 비주류의 괴짜와 같은 도널드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맞이할 줄 누가 알았던가? 또한 대한민국도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 탄핵하고, 법으로 정해져 있는 12월 겨울 대선을 5월 벚꽃 대선으로 치르게 될지 누가 알았을까? 그러나 세상 일만 그런가, 우리의 작은 일상도 그럴 때가 많다.

여러 날 준비한 여행이 뜻하지 않은 날씨로 취소할 수 밖에 없을 때가 있다. 건강했던 몸이 단숨에 쇠약해져 병원 신세를 지고, 약으로 연명할 때가 있다. 새로운 사업이 승승장구하다가도 아주 작은 일 때문에 순식간에 꺾이고 무너질 때도 있다. 최선을 다했을 때, 좋은 결과가 나오면 얼마나 좋으랴! 착하고 선하게 살 때, 복을 받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가!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것이 세상의 이치일 때가 많다. 그럴 때에는 “진인사 대천명”(盡人事待天命: 최선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리다)이나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이 무색해진다. 도리어 “모사재인 성사재천”의 말이 떠오를 뿐이다.

그런데 더욱 안타까운 것은 그런 세상을 알면서도, 여전히 이성과 과학을 붙든다. 통계와 확률을 믿고, 미디어와 SNS 정보를 신뢰한다. 로마제국시대에는 로마가 영원히 이 세상을 지배할 줄 알았을 것이다. 그렇지 않았을 확률이 1%였다면, 역사는 바로 그 1% 때문에 세상이 뒤집어진 것이다. 유럽의 각 제국들이 세계 곳곳을 식민지화 하면서, 유럽은 곧 유토피아가 될 것이라 믿었었다. 그러나 누가 두 번의 세계 대전을 통해 천국이었던 유럽대륙이 지옥이 될 줄 알았는가? 그러나 뜻하고 계획한 일대로 되지 않는다. 인류의 역사가 그랬다. 당연히 인간의 각자 삶도 계획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하늘”을 보아야 하는 것이다.

기독교의 성경은 “하나님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면 세우는 자의 수고와 노력이 헛된 것이고, 하나님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이 성을 지키는 것도 헛되게 될 것”(시편 127편 1절)이라고 증거한다. 아무리 우리 인간이 계획하고 일을 진행시켜도 하늘이 돕지 않고, 하나님이 경영해 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헛된 결과를 낳을 것이고 좋은 길로 가지 않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물론 세상을 돌아보면, 하늘의 뜻과 상관없이 살아도 잘 되는 것처럼 보이는 일들이 많다. 그러나 그것은 지금 눈에 보이는 것뿐이다. 우리는 그 이면을 볼 수 없다. 하지만 성경은 분명히 말한다. “하나님이 세우지 아니하면 헛되고 무의미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때를 놓치고 후회한다. 그 때는 곧 “하늘을 보아야 할 때”이다. 일을 그르치고 사업이 쓰러지며 건강이 나빠지기 전, 하늘의 소리와 하나님의 계획하심을 기다려야 한다. 인간의 이성과 과학의 진보가 결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지 못할 것이고, 역사를 인간의 것으로 만들어 주지 못할 것이다. 인간이 인간다워지기 위해서는 더욱 하나님을 찾아야 하고, 하늘을 올려 보아야 한다. 하나님을 향한 믿음과 신앙은 여전히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