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모세의 최후

168

이상기 목사/선한 이웃 교회 담임/미육군 군목

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이었던일본으로부터 항복문서에 싸인을 받았던 장소인 미국의 전함 미조리호(USS Missouri)는 지금은 하와이의 진주만에 정박되어있습니다. 이곳은 여전히 세계의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이며, 그곳에서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미국의 생생한 역사현장을 체험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불과 얼마떨어지지 않은 곳엔 일본군의 진주만 공격으로 파괴되어진 미국 전함 아리조나호(USS Arizona)가 여전히 물속에 수장되어 있습니다. 1941년 12월 7일, 일요일 아침에 이 전함에 타고있던 1,177명의 병사들은일본군 전투기에서 비같이 쏟아지는  폭탄을 맞으며 애리조나호와 함께 물속에 잠기는 끔찍한 사건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로인해 겨우 337명의 생존자만 남기고 945명의 병사들은 전함과 함께 물속에 잠기는 운명을 맞이합니다. 몇해전 이곳에 진주만 폭격에서 살아남았던 루이스 로빈슨이라는 노병의유해를 물속에 잠긴 애리조나호에 넣어주는 엄숙한 장례예식이 있었습니다. 그는 평생 이름없이 죽어간 전우들의 곁에 다시 돌아가고 싶었노라고 늘 이야기 했다고 합니다. 바로 승전의 영광을 맛보지는 못했지만 이름없이 죽어간 무명의 영웅들과 함께 수장된 애리조나호는 전승의 역사를 간직한 미조리호만큼이나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성경에도 그의 무덤조차 찾을 수 없는 믿음의 영웅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출애굽의 지도자 모세입니다. 그는 사십년간 그의 민족을 이끌고 광야의 길을 걸었던 이스라엘의 지도자였습니다.그러나 그의 죽음의 순간은 허무하리 만치 초라하기까지 합니다. 그는 요단강 동편 비스가산 정상에 올라 하나님이 보여주시는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을 목전에 두고 흔적도 자취도없이, 무덤도 비석도 남김없이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는 아마도 현대인의 시각으로 본다면 인생의 성공을 목전에 두고 안타깝게 죽음을 맞이한 “실패한 인생”이라고 평가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는 비록 약속의 땅에까지 들어가 승리를 경험했던 지도자는 아닐 지라도, 하나님이 부르시는 마지막 순간까지 그의 인생의 경주를 마친 지도자이었습니다.  그의 삶은 비록 비문조차 남기지 못한 죽음이었지만, 비문에 기록될 어떤 기록보다도 더 큰 위대한 삶의 이야기를 남긴 감동적인 삶을 살아간 사람였습니다. 인생의 성공이라는 것은 마치 계절과 같은 것이라 생각됩니다. 인생의 어떤 계절속에 살게 되든그것은 하나님의 소관입니다. 열매를 거두는 가을의 계절에 살지 못했다고 해도 그것은 실패한 인생은 결코 아닌 것입니다. 인생성공은 “종착지”에 만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지금걷고있는“여정”속에 있습니다.(success is a journey not a destination)성공은 내일에 감춰진 미래의 것이기 보다, 매일 매일 살아가는 오늘에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알아왔던 교회의 집사님 한 분이 돌아가셨습니다. 사랑하는 아내를 남겨둔채, 여전히 아버지의 돌봄이 필요한 어린 아들을 남기고 말입니다. 많은 시간 저는 하나님께 질문하며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하나님, 왜 하필 이렇게 젊은 나이에 집사님을 불러가셨나요? 왜, 그런 끔찍한 사고를 당하게 하셨나요? 이 슬픔을 감당할 가족들은 어쩌라는 건가요?… 그러던 어느날 문뜩 주님은 이같은 감동을 주셨습니다.당신이 먼저 불러가신 그 집사님의 생애는 아름답고 성공적인 인생였다는 것입니다.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정직히 땀을 흘리며 살았던 가장이었고, 최후의 순간까지 다른 사람이 아닌 아내의 손을 붙잡고 있었고, 다른 곳이 아닌 사랑하는 아들이 기다리는집을 향해 달려가는,…“바른 인생의 방향”에 서있던 분이 었습니다. 성공이란 어떤 방향을 향해 서있는가에 달려있다고 믿습니다. 식물들을 보면 대체로 굴광성 식물들입니다. 빛이 비추는 곳을 향해 반응하는 특징을 가집니다. 인간의 영혼도 하나님의 빛을 따라 반응하는 영적 굴광성을 잃지 말아야합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걸어야할 바른 방향을 이렇게 분명히 말씀해 주셨습니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라!”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고자하는 “방향이 분명한 인생”을 우리에게 살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약속의 땅을 눈앞에서 바라보며 후회함없이 자신의 달려갈 길을 다 마쳤던 모세의 감사와 평안의 기도가 귓가에 들리는 듯 합니다. 전쟁의 승리를 맛보지는 못했지만 이름없이 희생한 영웅들과 함께 묻히고자 했던 한 참전용사의 맘이 우리를 겸손케 합니다. 비록 약속된 것을 맛보지 못했지만, 오늘도 그 약속을 바라보며 바른 방향의 길을달려가는 모든 인생은 이시대의 진정한 믿음의 영웅들인 것입니다.([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