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무슨 선물을 받고 싶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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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규 목사/시카고한마음재림교회 담임

올 해도 어김없이 청년들의 크리스마스 파티에서는 ‘white elephant gift exchange’(하얀 코끼리 선물 교환) 순서가 진행되었습니다.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은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 중에서 선물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그 선물을 그 내용물을 알 수 없도록 포장을 하여 한 자리에 모아 놓습니다. 그럼 참석한 사람들이 제비를 뽑아 순서를 정한 후 번호가 빠른 사람부터 선물을 고릅니다. 선물을 선택한 후에는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선물을 개봉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순서의 재미는 그 다음에 있습니다. 빠른 번호가 나온 사람은 선물을 먼저 뽑을 수 있지만 대신 번호가 늦은 사람은 자신이 선택한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 때 앞 사람이 뽑은 선물과 맞바꾸어 올 수 있는 권한이 있습니다. 순서가 진행 될 수록 자신이 뽑은 선물이 마음에 드는 사람은 빼앗기지 않으려고 하고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은 앞 사람의 선물 중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으로 빼앗아 오려고 하면서 흥미진진한 장면들이 연출됩니다. 개봉된 상자 안의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실망하는 표정들이 역력합니다. 선물 포장을 뜯을 때의 설레임과 기대는 다 사라지고 아쉬움만 남게 되는 것이죠.

여기 그들이 기대했던 선물을 받지 못해 매우 실망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바로 유대인들이었습니다. 유대민족은 아주 오랜 세월 동안 특별한 선물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기다리고 있던 선물은 바로 그들을 구원할 메시야였습니다. 그들이 기대했던 메시야는 강력한 왕권으로 로마를 몰아내고 유대나라의 영광을 다시 회복시킬 그런 메시야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눈 앞에 등장한 메시야는 그들의 기대와는 전혀 달랐습니다. 가난하고 별 볼일 없는 사람들과 어울려 다니며 병자들이나 돌보는 초라한 모습의 예수, 유대인들의 눈에 비친 예수님의 모습은 그들이 기대했던 메시야와는 너무도 달랐기 때문에 그들은 실망했습니다. 그런데 구약에 기록된 메시야의 예언들을 살펴 볼 때 그들의 실망도 이해가 될 만 합니다. “그의 나라를 견고하게 하리라”(삼하 7:12), “왕위를 영원히 견고하게 하리라”(삼하 7:16),”다윗의 왕좌와 그의 나라에 군림하여 그 나라를 굳게 세우고”(사 9:7), “보라 네 왕이 네게 임하시나니”(슥 9:9). 이와 같은 구약의 기록들이 메시야는 제왕적 힘을 가지고 유대나라를 회복하는 모습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 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실망은 그 선물 속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깨닫지 못했기 때문에 온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선물의 포장만을 기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재물, 명예, 직위,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 줄 그런 메시야를 기다렸던 것입니다. 심지어 예수님을 따르던 제자들도 예수님을 보면서 헛된 기대를 품었습니다. 그들은 항상 예수님이 왕이 될 때에 누가 우편에, 누가 좌편에 앉을 것인가를 두고 다투었던 모습을 봅니다. 이러했던 유대인들과 제자들의 헛된 바램은 예수님의 오병이어 사건 이후에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예수님께서 물고기 두 마리와 떡 다섯 개로 오천 명을 먹이는 이적을 베풀자 백성들이 그를 왕으로 삼으려고 했던 것이죠. 그러나 예수님은 서둘러 그 자리를 피하셨습니다. 결국 그들이 가졌던 큰 기대는 더 큰 원망이 되었습니다.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 나귀를 타고 입성하실 때 기뻐하던 백성들이 그들이 기대하던 왕의 입성이 아님을 깨닫게 되자 이번에는 더 큰 목소리로 그를 십자가에 매 달라고 소리치게 되었던 것입니다.

과연 우리는 어떤 메시야를 기대하고 있습니까? 우리 삶의 문제, 돈, 명예, 평안함, 안락함, 자녀의 성공, 건강 등 이러한 문제들만을 가지고 예수님 앞에 기도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우리도 유대인들처럼 여전히 메시야의 그 포장만을 바라보며 그 진정한 가치가 아니라 그 껍데기만을 기대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만약 그렇다면 분명 우리들의 마음도 실망과 원망으로 가득 차게 될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 그분이 우리에게 가장 좋은 선물이 되어 이 땅에 오신 이유는 우리의 구원을 이루시기 위함이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그분의 독생자를 선물로 주셨습니다(요 3:16). 그리고 우리에게 구원을 베풀어 주셨으니 이것은 하나님의 선물(엡 2:8)이라고 사도 바울은 말합니다.

다가오는 성탄절을 앞두고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들 그리고 평소에 고마웠던 분들에게 무슨 선물을 할 까 고민하는 이 아침, 우리를 위해 가장 귀한 선물로 오신 아기 예수님의 진정한 가치가 모든 분들에게 가장 좋은 선물이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