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문화와 소통 10: 소통과 갈등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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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관 목사(다솜교회 담임)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 이런 말을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미국에도 비슷한 표현이 있는데, The bigger asshole wins라는 말입니다. ‘더 나쁜 놈이 이긴다’ 그런 말입니다. 반면 일본에서는 ‘목소리를 높이는 자는 이미 진 것이다’라는 속담이 있다고 합니다. 즉 문화마다 다른 갈등관리 방법이 있다는 것이며, 이는 소통함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를 발생시키게 됩니다. 이것을 이해하는 것은 소통에 큰 유익을 줍니다.

갈등관리의 유형에 대해서는 가장 잘 알려진 모델이 래힘과 보노마 (Rahim & Bonoma)의 갈등관리의 5가지 스타일입니다. 통합형, 양보형, 지배형, 회피형, 타협형 이렇게 다섯가지로 구분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아시겠지만, 통합형은 자신과 타인 양자의 요구에 모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최대한 양자간의 요구를 맞추어 보려는 스타일입니다. 순응형은 자신에 대한 관심은 낮고, 타인에 대한 관심이 높이 두고 남에게 자신을 맞추어 가려는 스타일이며 이와 정반대의 스타일은 지배형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회피형 스타일은 자신과 타인 양자에 대한 관심이 낮아 문제에서 도망가려는 스타일이고, 타협형은 자신과 양자에 대한 관심이 중간 정도여서 적당한 수준에서 타협을 이루는 방법을 택하려는 스타일입니다.

우리가 눈여겨봐야 하는 중요한 관점은 미국과 같이 서구화된 사회 즉 개인주의적이며 성취주의적 문화 안에서는 통합형 갈등해결 전략을 선호하고 회피전략을 사용하는 것을 기피한다는 것입니다. 즉 서구식 사고 방식은 어떻게 해서든지 문제를 들추어 내고, 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것이 가장 생산적인 결과를 가지고 온다고 생각하며, 문제를 회피하는 것은 결국 더 큰 파괴적 결과를 가지고 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한편 비서구적이며 상호의존적이고 집단적인 문화권 내의 사람들의 관점은 다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화권의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갈등을 회피하는 것이 타인의 체면을 살려주고, 문제를 키우지 않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자기 체면에 대한 관심이 강할수록 지배적 스타일로 갈등을 풀려고 하거나, 통합형 스타일로 갈등을 풀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타인의 체면에 대한 관심이 높다면 오히려 순응하거나 회피 스타일이 더 유용하고, 때로는 적당히 타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차이는 부부간에도 자주 발생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어떤 부부간의 갈등이 생겼을 경우, 배우자의 한쪽은 꼭 문제를 표면화해서 논의하고 해결을 보자는 입장을 취하고, 다른 배우자는 그냥 이해하고 넘어가자는 쪽의 주장을 펼 수가 있습니다. 특히 문제를 해결하고 넘어가자는 쪽의 배우자가 지배형의 갈등관리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면 상대 배우자는 상당히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큽니다. 교회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가정이나 교회는 결코 한사람이나 한 편의 관심과 이익만을 대변하는 공동체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서로의 갈등관리 스타일을 잘 알지 못하면 본래 갈등을 일으켰던 문제가 아닌, 갈등을 관리하고 해결해 가는 스타일의 문제 때문에 더 큰 갈등을 겪게 된다는 것입니다. 

효과적이고 원만한 소통과 상호 존중하고 배려하는 공동체를 건설하기 원한다면 나의 갈등관리 스타일과 내가 대하는 사람의 갈등관리 스타일을 서로 잘 파악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나의 갈등관리 방법이 항상 가장 선한 방법이라고 하는 문화적 우월감도 조금은 내려 놓아야 합니다. 진정한 소통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겸손과 배려에 기초를 둔다고 믿습니다. 갈등관리 스타일을 잘 이해하고, 서로를 배려할 때 당신의 소통의 레벨은 한 단계 Up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