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미국, 북한을 자금 세탁국으로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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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한

김성한 시카고 평통 북한인권위원장

 

미국 재무부가 지난, 1일 북한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공식 지정했다. 이는 지난 2월 미 의회에서 발효된 대북제재법안(H.R..757) 에 따른 후속 조치로 북한의 자금 줄을 전방위 차단하는 데 목적이 있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서, 국제사회에 북한과의 금융거래를 차단할 것을 공식 촉구했다.  미국 의회는 지난 2월 대북제재법(HR 757)을 통과시켜 북한과 거래하는 국가나 기업 등에 강력한 제재를 가하기로 했었다. 미국 정부는 이번에 북한을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지정하면서 당시 통과된 HR757 법안의 내용을 최대한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북 제재는 북한으로 흘러 들어 가는 자금줄을 전방위로 차단하고 관련자들에 대해 의무적으로 제재를 부과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법안에는 북한과 직접 불법거래를 하거나 북한의 거래를 용이하게 하는 자 또는 도움을 준 제3국의 ‘개인’과 ‘단체’ 등으로 확대할 수도 있다는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이 포함되어 있다. 이번 미국 정부의 북한 자금세탁국 지정은 북한과 금융·경제 거래가 가장 많은 중국을 사실상 겨냥한 것이다.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한 2013년에도 중국은행은 미국의 독자 제재 목록에 오른 조선무역은행과 거래를 중단하기도 했다. 당시 한반도의 긴장 상황으로 중국 기업들의 대북 거래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위축된 가운데, 통관과 무역대금 결제 등에서 실질적인 어려움마저 현실화하면서 자연스럽게 중국의 대북 무역이 움츠러드는 효과가 나타났다. 재무부의 이번 조치는 북한이 국제금융망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를 바짝 죄는 차원인데, 금융계에서 북한과 불법 거래를 하는 요주의 기관이라는 신호를 보내면 나머지는 시장이 알아서 하는 것이다. 거의 모든 거래가 달러로 이뤄지는 현실 속에서, 북한 돈을 만지는 은행들은 미국 금융체계에 접근할 수 없게 되니 큰 피해를 받게 되는 것이다. 즉, 미국이 강제로 법집행에 나서지 않아도 은행들이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서 북한과의 거래를 끊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11년 전에 미국 정부는 규모는 작지만 같은 정책을 적용했는데, 그것이 북한을 매우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바로 2005년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BDA) 은행에 대해 취했던 거래 금지 조치 이다. 미국의 금융 규제망에 걸려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 은행들이 너도나도 북한 계좌를 폐쇄하고 거래를 중단하면서 북한은 아주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들었다. 즉, 이번 조치는 ‘BDA 제재’ 방식의 확대 판이다. 당시엔 ‘BDA’라는 은행을 겨냥했지만 이번엔 북한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점이 차이점이다.. ‘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지정한 건 결국 북한과 거래하는 외국 은행들은 미국 금융체계에 얼씬도 하지 마라, 그런 강력한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기에 이번 조치를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까지 겨냥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으로 보는 시각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해당 은행들로선 북한의 불법 금융 활동을 들춰냄으로써 합법적 자격을 유지하느냐, 아니면 금융계의 이단아로 낙인 찍혀서 미국 금융계에 접근하지 못하게 되느냐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분명한 선택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과 평양 간 금융거래의 통로로 이용되는 중국 은행들이 우선적으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밖에 북한이 미사일이나 핵연료, 또 관련시설 대금을 지불할 때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마카오, 홍콩, 싱가포르의 비밀계좌들 역시 문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곧 있을 미국과 중국이 베이징에서 전략경제 대화를 갖게 되는데, 이 문제를 논의 할 것이다.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과 제이컵 루 재무장관이 베이징에서 중국 고위 관리들과 전반적인 북한 문제를 논의하면서 미 재무부의 이번 조치 역시 중요하게 다룰 것이고, 갈등의 소지가 될 수 있다. 또 재무부가 북한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지정한 시점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만난 당일이라는 점, 역시 양국 간 그런 긴장을 예견하는 듯한 대목이다. 현재, 워싱턴주재 중국대사관의 주하이촨 대변인은 “일방적 제재가 중국의 권리와 이익을 침해해선 안 된다며” 벌써부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2005년 ‘BDA 제재’를 경험한 북한이, 자금을 전세계 여러 곳에 분산 예치해 놨을 것이라거나, 고도의 위장 거래 방식을 개발했을 것이라는 지적 또한 있다. 재무부의 이런 조치가, 이란에겐 효과적으로 적용되었지만. 석유나 다른 에너지 수출을 통해 매달 수 십억 달러를 벌어들였기 때문에 옥죌 수 있는 대상이 분명했다는 점이 북한과 크게 다른 점이다. 북한은 그런 명확한 거래와 돈의 흐름이 잘 안 보이는 것이 문제점이다. 최근에 필자와 친분이 있고, 북한 내부와 소통하고 있는 탈북자 출신 김동남씨 또한 북한경제는 자력 경제이기 때문에 일반 주민들은 크게 영향 받지 않고 있다고 전한바 있다. 다만 북한 상류층에 큰 영향이 가고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대북제재와 맞물려서 북한상류층 및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대북 정보유입작업이 절실하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