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믿음과 사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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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

바울은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는 에베소 교회 때문에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감사의 이유는 구체적으로 두 가지입니다. 예수님 안에서 믿음을 지키고 모든 성도들을 사랑하는 영성 때문입니다.

에베소 교회는 바울의 3차 선교 여행 때 세워진 교회입니다. 에베소에서 2년 반 동안 복음을 열심히 전하고 교회를 세운 바울은, 예루살렘으로 돌아가기 전, 2차 선교 여행 때 세워진 교회를 방문하기 위해 마게도냐와 아가야 지역을 방문합니다. 이제 떠나면 예루살렘을 거쳐 로마로 가게 될 텐데, 그렇게 되면 언제 다시 이곳 교회들을 방문할 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을 겁니다. 약 3개월이 소요된 그 지역 방문을 다 마친 후, 예루살렘으로 가던 바울은 밀레도라는 도시에서 에베소 교회의 장로들과 조우합니다. 그들 중에는 바울이 감독으로 남겨둔 디모데도 있었을 겁니다. 이 모임에서 바울은 장로들에게 에베소 교회를 건강하게 세워 달라고 부탁합니다. 이때의 사건을 기록하고 있는 사도행전 20장 말씀을 보면, 바울은 장로들에게 크게 두 가지를 당부합니다. 한 가지는 말씀과 기도를 통해 믿음으로 거짓 교사들을 물리치라는 겁니다. 당시 이 교회 저 교회 다니며 잘못된 가르침으로 교회들을 흔들어대는 거짓 교사들이 많았는데, 그들로부터 교회의 양 떼를 잘 지켜 달라고 부탁한 겁니다. 두번째는 교회 안에 약한 자들,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성도들을 긍휼히 여겨 도우라고 합니다. 주는 것이 받는 것 보다 복이 있다고 하신 주님 말씀을 기억하고 사랑을 베풀라고 당부한 겁니다. 바울은 에베소 교회의 리더들에게 믿음과 사랑을 강조한 겁니다.

그후 7년이 지난 지금 에베소 교회가 믿음과 사랑을 실천하면서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겁니다. 성령님의 감동에 따라 부탁했는데, 자신의 말을 기억하고 그대로 교회를 세워온 장로들 때문에 기뻤을 겁니다. 또한 자신의 기도를 들어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에베소 교회를 떠나 온 후부터, 바울은 이 교회를 위해서 끊임없이 기도했을 겁니다. 그런 바울의 마음은 이 편지에도 그대로 나타납니다. 바울은 1장과 3장에서 에베소 교회를 위한 기도를 두 번이나 직접 기록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바울의 기도를 이뤄 주신 겁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고 있는 겁니다.

자 이후에도 에베소 교회는 그렇게 변함없이 잘 성장했을까요? 바울이 에베소 교회에 편지를 쓴 후 30년쯤 지났을 때, 요한이 계시록을 기록합니다. 계시록의 첫 부분엔 예수님께서 아시아에 있는 일곱 교회에 보내신 편지가 담겨 있습니다. 주님의 첫 편지는 에베소 교회를 향한 것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선 거짓 교사들을 교회에 발도 들여놓지 못하게 한 그들의 믿음의 행위를 칭찬하십니다. 동시에 교회가 처음 사랑을 버렸다고 꾸중하시고, 회개하라고 하십니다. 회개하고 그 사랑을 되찾지 않으면, 교회를 상징하는 촛대, 즉 에베소 교회를 없애겠다고 아주 강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이렇게 강하게 말씀하신 이유는 예수님의 평소 가르침을 돌아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율법 중 가장 큰 계명을 하나님을 향한 사랑과 이웃을 향한 사랑, 즉 사랑이라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또한 새 계명을 주셨는데, 주님께서 사랑하신 것처럼 서로 사랑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주님의 제자들과 세상 사람들을 구분하는 척도가 바로 사랑이라고 말씀하신 겁니다. 그러니 회개하고 사랑을 되찾지 않으면 교회를 없애신다는 주님의 경고는 너무나 당연한 겁니다.

2012년 시카고 교회 협의회에서 주관한 초대 교회 답사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하나님께서 바울을 통해 아시아(지금의 터키)와 아가야(지금의 그리스) 지역에 세운 교회들을 돌아보는 아주 의미 있는 여행이었습니다. 그때 에베소도 방문할 수 있었는데, 돌아보는 동안 마음이 아팠습니다. 당시 화려한 헬라 문화를 그대로 보여주는 유적들은 잔뜩 남아 있는데, 그곳에 교회가 있었다는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결국 에베소 교회가 처음 사랑을 되찾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바울이 에베소 교회의 믿음과 사랑 때문에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 후 겨우 30년 정도 지났을 뿐인데, 그 교회에서 사랑이 실종된 모습을 보면서, 교회가 끝까지 하나님의 뜻대로 건강하게 성장해가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적 긴장을 잠시라도 늦추는 순간, 그런 기회만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던 사단의 세력이 침투해서 교회는 금방 엉망진창이 될 수 있는 겁니다. 시카고에서도 그렇게 어려움을 겪은 교회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에베소 교회를 타산지석으로 삼길 원합니다. 시카고 지역 교회의 성도들 모두가 구원의 확신을 가지고, 항상 말씀과 기도에 전념하며, 늘 성령 충만한 삶이 되어서, 주님 다시 오시는 날까지 교회를 믿음과 사랑의 공동체로 세워가게 되길 축복하며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