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북한의 강력한 후견인인 중국이 꼬리를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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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한 한미자유연맹 부총재

죽어가는 북한의 숨통을 틔워주고 은밀히 대북제재를 약화시키며 북한을 지원하고 있는 중국이 미국으로 부터 된서리를 받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의 패권경쟁을 위하여, 세계질서에서 벗어난 마피아 집단과 같은 북한으로 하여금, 미국을 물어뜯게끔 경제적, 정치적, 군사적으로 비밀스럽게 지원해 왔다. 그러한 중국이 점차 미국에게 자세를 낮추고 있다. 미국과 무역전쟁 협상을 진행 중인 중국이, 최근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분위기로 돌아섰다. 첨단기술 정책을 수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미국산 농산물 수입도 다시 재개했다. 최근 KBS 보도에 따르면, 중국이 미중간 무역전쟁의 핵심으로 지목되는 중국제조 2025정책을 일부 수정하거나 연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제조 2025정책은 첨단 기술 분야에서 짝퉁이 아닌 순수 중국산 부품 비율을 2025년까지 70%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이 외국기업의 참여를 더 허용하는 쪽으로 대체 정책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고, 블룸버그 통신은 일부 부품 목표 시한을 10년 연기할 가능성을 보도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우리가 정말로 반대하는 것은 중국이 기술기밀을 훔치거나 기술이전을 강요하는 따위의 행태이다” 라고 언론에서 밝힌바 있다.

중국은 지난 1일 미중 정상간 합의한 내용도 신속하게 이행하고 있다. 우선 수입을 중단했던 미국산 대두를 150만톤 가량 구입했다. 지난 12월 11일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율을 15%로 낮춘데 이어 미국산 액화천연가스 수입도 곧 재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미국은 화웨이 부회장 체포에 이어 메리어트 호텔 해킹 사건의 배후로 중국을 지목하는 등 공세를 늦추지 않는 분위기이다. 최근 캐나다는 미국의 요청을 받고 중국 최대 통신기업 화웨이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 부회장을 밴쿠버 공항에서 미국에 대한 스파이 혐의로 체포했다. 이에 맞서, 중국은 캐나다인 2명을 억류하며 압박했고, 멍 부회장은 보석으로 풀려났다. 중국의 뒤끝이 얼마나 심했는지 캐나다 고가 패딩 브랜드인 ‘캐나다구스’ 주가마저 급락했다. 절대 강자인 미국엔 침묵하면서 미국을 돕는 동맹국에는 가차 없이 보복하는 중국의 민낯이 드러난 게 처음은 아니다. 북한 미사일을 막기 위해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했을 때 중국은 한국을 때렸다. 중국이 단체관광객의 한국 방문을 막으며 한국 경제를 압박했을 때 그들을 평생 친구로 생각했던 한국인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은 유엔과 같은 국제무대에선 서구의 패권에 대항하는 수평적 다자주의를 강조하지만 실제 행보는 혼란스럽다. 봉건시대 제후국을 대하듯이 중국 중심의 수직적 위계질서를 강조하고 역린을 건드리면 크건 작건 본때를 보이는 패권국가의 전근대성도 보인다.  인구 2만여 명의 남태평양 작은 섬나라 팔라우도 중국에 그렇게 당했다. 하루에 태어나는 중국 신생아 수의 절반도 안 되는 인구를 가진 이 작은 섬나라가 대만과 국교를 맺고 있으니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중국에는 눈에 든 가시나 다름없었을 것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외교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팔라우 단체여행을 막았다. 대만 항공사가 운영하는 팔라우 퍼시픽에어웨이스는 중국인 여행객이 절반으로 줄어들자 올해 7월 중국 노선을 폐지했다. 섬에 호텔을 짓고 건물을 사들이던 중국인 큰손 투자자도 손을 놓았다. 관광 등 서비스업 비중이 경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팔라우가 받은 타격은 엄청났다. 

중국은 세계 인구의 약 20%를 차지하는 인구대국이라는 점에서 소수의 인구로 세계 패권을 쥐었던 영국이나 미국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관광산업마저 무기화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와 힘을 갖고 있다. 여기에다 위안화가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 반열에 오른다면 미국의 독자제재처럼 중국 금융시스템에서 퇴출시키는 것만으로 한 나라 경제를 위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한국, 캐나다, 팔라우에서 일어난 일들은 어쩌면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면 벌어질 일의 예고편에 불과할지 모른다. 현재, 중국은 핵위협국인 북한을 향한 대북제재를 약화시키는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강도 높게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북·중 국경 지역에서 대규모 무역 거래가 이뤄지고 평양에서도 중국 기업들의 투자가 재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 국면에 빠지면서 중국과 러시아 등을 통해 대북 제재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단둥을 통해 중국은 많은 양의 철광석 밀무역을 하고 있다. 북·중 국경 도시인 단둥 세관을 통해 대북 제재 품목인 북한 철광석이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12월 4일 보도한바 있다. 철광석 뿐만아니라 희토류, 북한산 수산물, 각종 광물등 모든 분야에서 중국에 의해 밀무역이 이뤄지고 있다. 이런 중국이 미국으로 부터 된서리를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