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사랑은 계산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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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한마음재림교회 서상규 목사

 

“가장 놀라운 기억력은 사랑하는 여자의 기억력이다.’ 프랑스 작가 앙드레 모루아의 말처럼 여자들은 경황이 없어도 사람과 관련된 일은 기막히게 기억해낸다. 이를테면 친구나 친척의 생일 및 결혼기념일 등을 줄줄이 꿴다. 남자가 보기엔 신기에 가깝다. … 부부싸움 깨나 해본 남자들은 안다. 아내의 놀라운 기억력이 불편한 상황에선 얼마나 가공할 만한 무기로 변하는지. 말다툼이 시작됐다 하면 온갖 과거사가 쏟아진다. 싸움의 계기는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고릿적 이야기까지 전부 살아나 집안을 가득 채운다.”

[배려]라는 책의 저자인 작가 한상복씨가 동아일보에 연재했던 칼럼 가운데 “놀랍고 신기한 그녀의 기억력”이라는 글의 일부분입니다. 부부싸움을 해보신 분들은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이죠.

그런데 [기억의 마술사]라는 책에 보면 남자의 여자의 기억력의 메카니즘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남자들은 당시 사건의 원인과 결과라는 논리에 초점을 맞추어 기억하는 반면 여자들은 당시에 느꼈던 감정을 기준으로 상황을 기억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남자들은 그 사실이 정확히 기억이 나야 자신 있게 말을 할 터인데 그것이 정확하지 않으면 말을 하지 못하고 진땀만 빼는 것이죠. 어쨌든 여자들의 기억력이란 한상복 작가의 말처럼 놀랍고 신기할 따름입니다.

고린도전서 13장 5절에 보면 사랑은 “악한 것을 생각지 아니”한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악한 것을 생각지 아니한다는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바울이 기록한 이 말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위해서는 그 원어의 의미를 잠시 살펴야 합니다. ‘생각지’(로기조마이)로 번역된 이 말의 의미는 ‘계산 하다’(reckon) ‘셈하다’(calculate) 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악한 것을 생각지 아니”한다는 말은 “악한 것을 계산하지 아니하며”라고 번역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계산하기 좋아합니다. 절대 손해보지 않으려고 하지요. 잘못한 일에 대하여는 분명한 값을 치르게 하려고 달려듭니다. 그래서 누군가가 나에게 손해를 끼치거나 나에게 상처를 준 것 같으면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합니다. ‘어디 두고 보자. 내가 꼭 갚아주마!’ 자기가 당한 만큼 똑같이 계산해 준다는 이야기죠.

그런데 오늘 바울은 말하기를 하나님의 사랑은 절대로 계산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왜 계산하지 않을까요? 아니 어떻게 계산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우리는 그 답을 마태복음 20장 28절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하나님께서 우리의 죄를 계산하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예수님의 보혈로 이미 그 죄의 값을 치르셨기 때문입니다.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代贖物), 대신 값을 치르실 물건으로 주셨기 때문입니다.

남편이 옛날에 속상하게 했던 일, 잘못했던 일이 자꾸 생각나시나요? 두고 두고 바가지 긁어야 속이 풀리실 것 같으세요? 서로 속상하고 서운했던 기억들 생각하지 맙시다. 다시 말해서 계산하지 말자구요. 사랑은 계산하지 않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