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삼손 트렌드

417

이상기 목사 (선한 이웃 교회 담임/ 미 육군 군목)

미국은 요즘 한참 풋볼시즌을 보내고 있습니다. 코로나사태로 인해 관중없는 텅빈 경기장이지만, TV로 중계되는 경기를 보기위한 그 열기는 여전한 듯합니다. 특이한 것은 어깨에 까지 머리를 기른 선수들이 마치 성난 황소처럼 힘차게 필드를 달리는 모습을 보면서, 요즘 대세는 “삼손 트렌드”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몇 해전의 통계이지만, NFL 선수중 어깨까지 머리를 기른 선수들이 180명이상이라는 기사도 보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심한 태클이 벌어지는 풋볼경기에서 가발을 낙아채듯 태클을 위해 긴 머리를 잡을 경우 선수들이 큰 부상을 당할 것이라는 경고를 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 머리를 휘날리며 필드를 달리는 선수들의 맘속엔 아마도 성경속 인물인 삼손의 모습을 떠올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삼손은 어려서부터 머리를 자르지 않고, 포도주를 입에 대지 않기로 작정한 하나님께 헌신된 나실인였습니다. 그리고 그의 천하무적의 힘은 깍지 않은 그의 머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였습니다. 우리도 풋볼선수는 아닐지 몰라도 “건강과 힘”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아침 일찍부터 방송되는 티비광고를 보게되면 늘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것이 단연 “건강”에 관한 것들입니다. 어떤 것을 먹어야 혈관이 튼튼해 지고, 당뇨에 좋고, 치매를 예방하며, 원기를 회복할 수 있는 지,… 끊임없이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와 약들에 대한 광고를 보게됩니다. 눈을 뜨면서부터 잠자리에 들 때가지 “무엇이 우리를 힘있게 만들어 주는지?” 온갖 이야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런데 성경에도 이와 똑 같은 질문을 던진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삼손의 연인이였던 들릴라라는 인물입니다.

성경에 소개된 삼손의 이야기를 보면, 이스라엘의 사사였던 삼손은 불행히도 그들의 원수였던 블레셋의 여인 들릴라와 불붙는 사랑에 빠지고 맙니다. 그러나 더 정확히 말해, 삼손은 순진한 사랑에 눈이 먼 사람이었던 반면, 들릴라는 돈에 매수되어 사랑을 팔았던 돈에 눈먼 여인였습니다. 그녀는 돈을 준 블레셋을 위해 자신의 무릎위에 삼손을 눞히고 이같이 집요한 질문을 그에게 던집니다: “’당신의 그 무시무시한 힘은 어디서 솟아 나오나요 ? 또 어떻게 해야 당신을 붙잡아둘 수 있나요 ? 당신이 힘을 못쓰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 나에게만 살짝 일러주세요’” (삿16:6) 그런데도 삼손에겐 그 같은 들릴라의 물음이 위협이 아니라 그저 사랑스럽게 들렸을 뿐입니다. 결국 삼손은 그녀의 계속된 물음앞에서 자신의 비밀도 그의 사명과 명예도 포기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것은 맹목적인 사랑에 빠진 이들의 불행입니다. 사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랑에 눈이 멀어 이성이 마비되고, 판단을 잃어 버리고, 자신의 신분을 망각하여 실패의 삶을 걸어간 이들의 예는 부지기수일 것입니다. 삼손은 들릴라의 따뜻한 무릎을 베고 누워서 ‘자신의 머리카락을 자를 때, 그가 힘을 잃게 된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던 것입니다. 결국 그녀의 무릎위에서 잠을 청하던 삼손의 머리털은 속절없이 밀렸고, 힘을 잃은 그는 저항조차 할 수없이 두 눈마저 뽑히는 비참한 신세가 되어, 마치 짐승처럼 놋줄에 매여 옥에 갇혀 맷돌을 돌리는 신세가 된 것입니다.(삿16장)

여기 성경속 이야기의 교훈은 삼손의 머릿털 속에 힘의 근원이 숨겨졌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그것은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의 신분에 대한 분명한 “자의식(自意識)을 잃어버린 사람의 무기력과 실패”에 관한 교훈이라 생각됩니다. 삼손은 자신이 하나님을 위해 구별된 나실인이라는 사실과 백성들의 사사였다는 자신의 신분을 망각하는 바로 그 순간 모든 힘을 잃어 버리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럼으로 그가 죽음앞에서 드린 그의 마지막 기도는 다시 하나님앞에 돌아서기 위한 회개의 기도였습니다. 그 때 그 순간 그의 힘은 다시 회복되었고 블레셋을 징벌하는 하나님의 도구가 되어 그의 최후를 마칠 수있었던 것입니다. 삼손은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주 하나님, 나를 기억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하나님, 이번 한 번만 힘을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리고 “”블레셋 사람들과 함께 죽게 하여 주십시오 !” (삿16:28&30) 여기에서 우리 성도들의 진정한 힘의 근원이 어디에 있으며, 무엇이 우리를 힘있게 하는가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하나님께 대한 믿음과 신뢰를 회복하는 데서 찾아 온다는 사실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이같이 고백하는 것입니다: “여호와는 나의 힘이요 노래시며 나의 구원이시로다 그는 나의 하나님이시니 내가 그를 찬송할 것이요…내가 그를 높이리로다!” (출15:2)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