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수야빠의 아이들

128

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시카고)

 

떼구시갈빠는 온두라스의 수도이긴 하지만 한인이 거의 없습니다. 17명 거주하고 있을 겁니다. 행정 도시이기 때문입니다. 한인들은 주로 산업 도시인 쌍뻬드로에 몰려 있습니다. 한인 선교사의 거주 분포도 비슷합니다. 제가 선교하고 있는 수야빠 지역은 아무도 돌보지 않는 곳입니다. 도시 빈민들이 모여사는 곳이라 위험하다는 생각이 퍼져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절 이곳으로 보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선교하고 있습니다.

처음 이곳 교회들을 둘러보는 동안 주님께서 두 가지를 보여주셨습니다. 하나는 아이들에 대한 돌봄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어른들과 함께 교회에 나오는 아이들을 그냥 방치하고 있는 겁니다. 주일 학교를 갖춘 교회는 46개 중 2, 3곳에 불과했습니다. 빈도화지와 같은 아이들의 영혼에 복음이 심겨지면 이 지역에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비전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교회에 리더들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었습니다. 교회는 있는데 제대로 신학 교육 받은 목회자들은 적은 겁니다. 그래서 교단에 부탁해서 비디오로 제작된 신학 강좌 자료를 받아 몇몇 교회를 정해 그곳에 리더들을 모아 교육을 시작했습니다.”

수야빠 지역으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선교사님이 간단하게 들려준 사역 내용입니다.

수야빠는 거대한 산동네였습니다. 선교사님이 모는 4 X 4 차량이 아니면 올라가기 힘든 가파른 비탈길을 중심으로 집들이 꽉 들어차 있었습니다. 나무 대신 성냥갑만한 집들로 이루어진 산이라고 부르면 딱 어울릴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집들은 그 산에서 공짜로 채취한 흙 또는 돌들을 가난한 그 집 주인들이 손수 쌓아 지은 것들이었습니다. 선교 기간 동안 두 집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모두 흙바닥이었고 부엌 한 칸 방 한 칸으로 이뤄진 아주 단순한 구조였습니다. 그 중 한 집엔 무려 성인 7명이 살고 있었습니다. 급조된 빈민촌이라 상수도 설치율은 아주 낮았고, 상수도 시설을 갖춘 집도 정부로부터 한 달에 겨우 두 번 물공급을 받을 뿐이었습니다. 나머지 집들은 정기적으로 배달되는 물을 사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집집마다 물 저장 시설을 갖추고 있더군요. 그런데 그곳 주민들의 얼굴은 선해보였습니다. 주민들의 표정은 위험 지역이라는 말은 다 이곳을 한 번도 와보지 않은 사람들이 지어낸 거짓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 아이들은 다 얼굴에 천사 미소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교회는 세 곳을 방문했습니다. “와서 봉사하라교회는 시설이 근사했습니다. 교회 건물, 유아들을 위한 건물, 초등학교 아이들을 위한 건물, 그리고 넓은 운동장을 두루 갖추고 있었습니다. Compassion이라는 미국 선교 단체로부터 지원받고 있는 교회였습니다. 방과 후 학습도우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무려 340여명의 아이들을 돌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영적 돌봄은 미약했습니다. 주일마다 아이들 모아놓고 어린이용 성경책을 읽어주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두 교회, 하나님의 교회와 전쟁의 하나님 교회의 형편은 더 어려워보였습니다. 시설은 낙후되어 있고 아이들을 위한 영적 돌봄 사역은 거의 제로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지역에 여름성경학교 중심의 단기 선교팀이 온 적이 거의 없다는 겁니다. 전쟁의 하나님 교회 앙헬 목사님은 “8년 전에 한 번 방문한 것이 전부예요.”라고 말하더군요. 학교와 길에서 만난 아이들, 천사의 미소를 머금고 있던 그 아이들의 얼굴이 떠오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이들하나님께서 우리 교회를 온두라스와 연결해주신 이유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