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숙련된 하나의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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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규 목사(시카고한마음재림교회)

 

고구려를 건국한 부여의 왕자 주몽은 그의 나라를 강국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 초강기술(炒鋼技術)을 확보하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부여도 철기를 주조할 기술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부여의 철은 기술적으로 부족하여 한나라의 철에 비해 훨씬 약했습니다. 그 결과 한나라와의 전쟁에서 전력의 열세에 놓일 수 밖에 없었고 주몽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초강기술 확보에 전력을 다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구약의 이스라엘 역사 속에도 이와 비슷한 시대적 상황이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출애굽하여 가나안에 정착한 이후로 그 지역에 살고 있던 여러 이방민족과의 전쟁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그 중에서 이스라엘을 가장 괴롭혔던 민족은 블레셋이었습니다. 그들은 기회만 있으면 쳐들어와 이스라엘 백성들을 괴롭혔습니다. 이스라엘이 다른 가나안 족속은 다 정복했는데, 블레셋만큼은 정복하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이스라엘은 아직 청동기 시대에 머물러 있었으나 블레셋은 이미 철기 문명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철을 사용하여 가나안 땅에서 칼과 창같은 철제 무기를 생산하였습니다(삼상 13:19-23). 그런데 이스라엘의 상황은 전혀 달랐습니다. 전쟁에 임하는 백성들에게 철기로 된 칼과 창은 없었습니다. 오직 사울과 요나단에게만 칼이 있었다고 성경은 기록합니다(삼상 13:22). 군사들이 무기도 없이 전장에 임한다는 것이 말이나 됩니까? 그런데 그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블레셋이 철기 사용을 독점하여 이스라엘 민족 가운데 철공을 두지 못하게 하였는데 이는 히브리 사람들이 칼이나 창을 만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면 이스라엘 군인들은 무엇을 가지고 싸웠는가? 몽둥이나 농기구, 물매 같을 것을 가지고 싸워야만 했습니다(삿 3:31, 5:8). 그러니 상대가 되겠습니까? 도무지 이길 수가 없는 것입니다.

성경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싸움의 장면인 블레셋의 장수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에서도 이러한 정황을 발견합니다. 골리앗 장군은 베틀 채 같은 강철 창을 들고 전장에 나와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협합니다(삼상 17:4-7). 골리앗의 거대한 신장과 함께 그의 육중한 무기는 이스라엘 군인들을 주눅들게 하기에 충분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를 대적하기 위하여 달려나가는 다윗의 무기는 무엇이었습니까? 그는 돌 다섯 개와 물매를 들로 나아갔습니다. 사울 왕이 그의 갑옷과 칼을 주었지만 다윗은 그것이 익숙하지 않았습니다(삼상 17:39). 이 싸움은 강력한 철제 무기와 보잘 것 없는 석제 무기의 대결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싸움의 결과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무기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다윗이 승리하게 됩니다. 다윗에게는 강철로 된 칼은 없었지만 그가 늘 다루어 익숙했던 작은 돌과 물매가 있었습니다. 다윗은 맹수들로부터 양을 보호하기 위하여 수도 없이 물매를 던지고 또 던지며 그의 일에 아주 익숙한 자가 되었습니다. 비록 남들이 보기에는 보잘 것 없는 것이었지만 다윗은 익숙하고 숙련된 돌 하나를 들고 담대히 나아갔던 것입니다. 그리고 승리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이런 것입니다. 화려하고 요란한 강철 갑옷과 칼과 창의 무장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 내가 익숙하여 숙련된 나의 달란트를 하나님께 드릴 때 하나님께서는 그 작은 것으로 놀라운 일을 이루어 내십니다. 여러분에게 있어서 숙련된 하나의 돌은 무엇입니까? 그것을 하나님께 드려 그분의 역사를 이루시게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