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아, 드로아

106

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

에베소 사역을 다 마친 바울은 마게도냐로 간 후 헬라를 거쳐 드로아로 갑니다. 그런데 이 평범해 보이는 여정 속에 아주 중요한 영적 진리가 담겨 있습니다. 바울의 여정을 자세히 살펴보면서 그 진리를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주후 55년경 에베소를 떠난 바울의 첫 목적지는 드로아였습니다. 사도행전 말씀을 보면 에베소를 떠나 마게도냐로 직접 간 것처럼 보이지만, 당시의 상황을 보다 상세히 기록하고 있는 고린도후서 2장 말씀을 보면, 복음을 전하기 위해 드로아로 갔다고 바울 자신이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드로아에서 보인 바울의 행동이 수상합니다. 주님께서 복음의 문을 열어주셨는데도 바울은 드로아를 떠나 마게도냐로 간 겁니다. 그 이유를 고린도후서2장에서 디도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기록합니다. 도대체 디도와 만나지 못한 것이 무슨 큰 일이라고, 전도의 기회까지 버려두고 드로아를 떠나야 했을까요? 우리가 알고 있는 바울은 전도의 사람이라 더 궁금해집니다. 그건 바로 고린도 교회 때문이었습니다.

에베소에서 사역하고 있는 동안 바울은 고린도 교회에 문제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편지도 보내고 시간을 내서 직접 방문하기도 했는데 전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 겁니다. 그래서 바울은 에베소를 떠나기 전, 자신의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회개를 촉구하는 강한 어조의 편지를 써서 디도를 통해 보낸 겁니다. 편지를 보낸 후 바울은 고린도 교회의 반응이 너무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디도가 돌아올 길목인 드로아에서 그를 기다렸던 겁니다. 그러나 예상한 날자에 디도가 나타나질 않자 바울은 염려 때문에 견디질 못하고 그 다음 길목인 마게도냐로 건너간 겁니다. 고린도 교회에 대한 염려 때문에 바울은 드로아 전도에 전심전력을 다하지 못한 겁니다.

마게도냐에 간 바울은 그곳에서 드디어 디도를 만났고 또한 디도로부터 고린도 교회가 회개했다는 기쁜 소식도 듣게되어 마음을 놓게 됩니다. 고린도 교회에 대한 걱정이 해결되자 바울은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마게도냐 지역의 빌립보, 데살로니가, 베뢰아 교회를 다니면서 그곳 성도들과 만나 교제하고 그들을 격려했습니다. 그후 바울은 그동안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지역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마게도냐 북서쪽에 위치한 일루리곤이라는 지방을 다니며 복음을 전하기 시작한 겁니다. 로마서 15장에서 바울이 직접 이 사실을 증거하고 있습니다. 그런 후 바울은 헬라, 즉 아가야로 내려가 고린도 교회를 방문합니다. 고린도에서 3개월을 지내면서 로마에 편지를 써 보냅니다. 로마서를 쓴 시기가 57년쯤이니, 바울이 에베소를 떠나서 고린도에 도착하기까지 적어도 일년 이상이 걸린 겁니다. 고린도를 떠날 때 바울의 원래 계획은 그곳에서 배를 타고 안디옥 교회가 있는 수리아로 직접 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유대인들이 이 계획을 알고 바울을 해칠 계략을 꾸미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바울은 할 수 없이 계획을 바꿔 다시 마게도냐로 올라가 빌립보 교회에서 유월절을 지내고 드로아를 거쳐 예루살렘으로 가기로 결정합니다. 놀라운 사실은 바울이 다시 드로아로 가게 된 겁니다. 일년여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바울은 드로아를 까맣게 잊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일년여전 그곳에 전도의 문을 열어주신 주님은 잊지 않으셨던 겁니다. 그래서 드로아에서 구원받아야 할 백성들을 위해 바울을 다시 그곳으로 보내신 겁니다. 계획에 없던 드로아로 가면서 바울은 하나님의 깊은 뜻을 깨달았을 겁니다. 하나님께선 택하신 백성들을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구원하신다는 불변의 진리입니다.

이 진리를 통해 우리는 택한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무한하신 사랑을 가슴 저리게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이 측정 불가능한 사랑은 우리의 전유물로 그쳐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의 이 특별한 사랑을 믿지 않는 이웃들에게 전해야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음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